[윤창호의 기적㉒] 2명 죽인 악의적인 ‘황민’에게 내려진 ‘4년6개월’
[윤창호의 기적㉒] 2명 죽인 악의적인 ‘황민’에게 내려진 ‘4년6개월’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2.13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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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 엄하게 처벌된 현실, 그만큼 악의적이었던 황씨의 범행, 동승자라 특가법 아닌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적용, 음주운전 범죄의 끝판왕이지만 그렇게 선고되는 게 현실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음주운전 치사범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뮤지컬 연출가 황민씨(47세)에게 징역 4년6개월이 선고됐다.

12일 오후 정우정 판사(의정부지방법원 형사1단독)는 황씨에 대해 4가지 지점을 환기하면서 엄벌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2배 가량이나 초과하여 난폭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큰 점 △그 사고로 피고인 차량에 동승하였던 피해자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치는 등 참혹한 결과가 초래된 점 △피고인이 사망한 피해자들의 유족으로부터 아직 용서받지 못 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과거에도 음주 및 무면허 운전의 범행을 저질러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가중처벌의 요소였다.

4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녹양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음주 사망 교통사고를 낸 뮤지컬 연출가 황민(45)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0.4
10월4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녹양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음주 사망 교통사고를 낸 뮤지컬 연출가 황민(45)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황씨는 음주운전을 해서 2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지만 모두 동승자였기 때문에 특정범죄가중법 위험운전치사가 아닌 교통사고처리특례법(치사 및 치상)·도로교통법(음주운전)이 적용됐다. 의정부지방검찰은 3가지를 경합해서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고 정 판사도 그런 취지를 최대한 살려서 판결했다.

이미 음주운전 재범 전력이 있는 황씨는 8월27일 23시경 경기도 구리시 도로를 만취상태(0.104%)에서 시속 167㎞로 스포츠카를 몰았다. 황씨는 2차로에서 1차로로 차로 변경을 시도했던 버스를 제때 발견하지 못 하고 이를 피하다가 우측 갓길에 주정차 중인 25톤 트럭을 들이받았다. 

그 결과 조수석에 동승한 A씨와 뒷좌석에 타고 있던 B씨를 중증 뇌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고, 뒷좌석 가운데에 타고 있던 C씨를 전치 6주 치료가 필요한 다발성 우측 늑골 골절상의 상해를 입혔고, 좌측 뒷좌석에 타고 있던 D씨를 전치 6주 치료가 필요한 제1요추 좌측 횡돌기골절상의 상해를 입혔다.

황씨는 만취상태로 소위 말해 칼치기(고속도로에서 자동차 사이를 지나가며 빠른 속도로 추월하는 위험한 운전 행위)를 시도하기 직전이었고 따라서 차로 변경하는 버스를 감지하지 못 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보다 악질적일 수 있을까 싶고 결과적 가중범으로도 엄히 다뤄져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황씨는 4년6개월 실형에 그쳤다. 객관적으로 음주운전 범죄자에게 매우 이례적인 처벌이 이뤄졌음에도 그게 한계점이었던 것이다. 

음주운전 범죄 피해자인 윤창호씨(23세)의 친구들(김민진·김주환·박주연·손현수·손희원·예지희·이소연·이영광·윤지환·진태경​)은 12일 오후 기자와의 메시지 교환을 통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씨는 “2명이 죽었는데 엄하게 나온 것이라니”라고 표현했고 박씨는 “4년6개월이라 상식적으로 무기징역 해야 되는 건데 윤창호법 이전 사건이라 아쉽다”고 밝혔다.

황민씨에 대한 1심 판결문. (판결문=의정부지방법원)

하지만 친구들이나 국민 법 감정과 달리 음주운전에 대해 이렇게 처벌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 사법체계의 현실이다. 아직 법조계가 음주운전 치사에 대해 칼을 들고 사람을 찌른 것과 같지 않다는 즉 확정적 고의는 아니기 때문에 과실범이라는 식의 안일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규정한 윤창호법을 심사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음주운전 치사를 과실범으로 판단했고 이에 따라 형량(3년)을 결정했는데 황씨 사례를 보면 도저히 그렇게 보기가 어렵다.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아서 확정적 고의를 가지고 사람을 죽게 만들어야지 이런 생각을 가지지는 않았겠지만 충분히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을 알았던 만큼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는 게 타당하다.

작가 조승연씨는 2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내가 미시간주(미국)에서 운전면허를 딸 때 그때 운전 선생님이 해준 이야기가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는 건 사람을 죽일 의도가 있다고 해석한다. 법 해석을. 그래서 혈중알콜농도가 0.1%가 넘는다고 하면 미시간주에서는 음주운전죄로 처벌이 되는 게 아니라 살인미수로 처벌된다. 그 얘기를 갖다가 운전 교육 때 한 번 해주고 난 다음에 내 친구들 중에 음주운전을 한 친구는 아무도 없다. 살인미수죄를 무릅쓰고 한 잔 먹었으니까 괜찮아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황씨 측은 1심 선고 직후 항소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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