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2030년 수소 사회' 선언
수소에너지 엑셀 밟는 현대차…'수소경제사회' 한발 앞으로
현대차 수소차 생산계획에 수소차株 동반 급등

현대자동차 양재동 본사 (사진=중앙뉴스 DB)
현대자동차 양재동 본사 (사진=중앙뉴스 DB)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현대차가 올해 영업 실적 부진 등을 만회하기 위해 ‘수소차’ 사업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최고의 수소차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차 엔진' 양산 공장을 짓고 글로벌 수소 리더십 강화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또 2030년 국내에서 연간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FCEV)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중장기 수소차 로드맵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지면서 국내에서 수소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조만간 열리고 '수소경제사회'가 한발 앞당겨 도래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한편 현대차가 이번 수소차 로드맵을 전격 발표하자 12일 수소차 관련주가 동반 강세를 보이며 기대심리에 부풀었다.

11일 현대모비스 충주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시삽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길형 충주시장,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순. (사진=현대차 제공)
11일 현대모비스 충주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시삽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길형 충주시장,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순.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 '2030년 수소 사회' 선언

현대차그룹은 11일 충북 충주에 있는 현대모비스 공장에서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생산 확대를 위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을 열었다.

이날 기공식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시종 충북도지사, 조길형 충주시장 등 정관계 인사들과 모토닉, 유니크 등 수소전기차 부품 협력사 관계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제2공장 신축 공사를 내년 말까지 마무리해 현재 연간 3천대 규모의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생산 능력을 2022년까지 4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만드는 장치인 수소 연료전지시스템(연료전지 스택)은 수소차의 엔진 격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충주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업계가 구축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라며 정부는 내년에 수소차 보급을 올해의 5배 이상인 4천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 장관은 또 "수소차와 수소충전소 핵심 부품의 성능·기술 개발을 확대 지원하고, 2022년까지 전국 수소충전소 310개를 구축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기공식에서 수소 및 수소전기차 중장기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FCEV 비전 2030'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와 함께 2030년 국내서 연간 기준으로 승용과 상용을 포함해 수소전기차 50만대 생산체제 구축에 나선다.

연간 50만대 생산체제 구축을 위해 약 124곳의 주요 부품 협력사와 2030년까지 연구·개발과 설비 확대에 모두 7조6천억원을 신규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협력사의 투자가 이뤄지면 2030년까지 신규 고용은 모두 5만1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와 함께 현재 연간 3천대 규모인 수소전기차 생산 능력을 2020년에는 약 4배 수준인 1만1천대로 늘리기 위해 내년부터 2년 동안 3천억원의 투자를 단행해 모두 1천300명을 신규 고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2022년에는 4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해 투자규모를 1조5천억원으로 늘리고, 2025년까지 누적 투자 2조9천억원을 달성해 13만대 생산체계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계획대로 2030년 국내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가 현실화한다면 이에 따른 연간 경제효과는 약 25조원, 간접 고용을 모두 포함한 취업유발 효과는 22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현대차그룹은 밝혔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연료전지시스템을 외부에 공급하는 새로운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 시장 진출을 원하는 경쟁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선박과 철도, 지게차 등에서 연료전지시스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발전 분야에서의 수요 증가도 예상됐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와는 별도로 2030년 기준 연간 약 20만기의 연료전지시스템을 외부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넥쏘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 연료전지시스템을 기반으로 제품 성능을 보완하고 라인업을 확대해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연료전지시스템 판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달 초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소속 연료전지사업부 안에 실급 전담조직도 만들었다. 다만, 초기 시장인 만큼 철저한 시장 조사를 진행하면서 중·장기 사업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상용화한 현대차그룹은 이제 수소전기차를 넘어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하는 수소 사회를 선도하기 위해 한 단계 더 도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또 "수소전기차처럼 수소 에너지를 활용하는 신산업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로서 산업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겠다"며 "대한민국과 현대차그룹이 머지않아 다가올 수소 경제라는 글로벌 에너지 변화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달 21일 서울광장에서 (왼쪽부터) ,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조명래 환경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성윤모 산업부 장관 등이 수소전기버스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지난 달 21일 서울광장에서 (왼쪽부터) ,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조명래 환경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성윤모 산업부 장관 등이 수소전기버스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수소에너지 엑셀 밟는 현대차…'수소경제사회' 한발 앞으로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의 '충주 선언에는 단순히 수소전기차뿐 아니라 수소에너지 산업 전반에서 선도 기업이 되겠다는 그룹의 구체적인 청사진이 담겼다.

로드맵 발표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직접 맡았다는 점에서 정 부회장의 주도적인 경영 행보와 친환경차 리더십을 한층 확대한다는 의미도 있다.

여기에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지면서 국내에서 수소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조만간 열리고 '수소경제사회'가 한발 앞당겨 도래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충주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신축 공사를 내년 말까지 마무리해 현재 연간 3천기 규모인 생산 능력을 2030년까지 70만기로 늘리기로 했다.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은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초다.

이를 통해 2030년 국내에서 연간 기준으로 수소전기차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 연간 약 200만대 규모로 형성될 전 세계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연간 경제효과는 약 25조원, 간접 고용을 모두 포함한 취업유발 효과는 22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수소전기차는 부품 국산화율이 높아 차량 보급이 확대될수록 국내 부품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가속화가 가능하다.

내연기관 차량 대비 부품 감소율(내연기관차 3만개·수소전기차 2만4천개·전기차 1만9천개)이 낮기 때문에 기존 자동차 부품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산업 수요 확대에 맞춰 2030년 연간 약 20만기의 수소 연료전지시스템을 외부에 공급하는 신사업도 추진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2030년까지 최대 220만대의 차량에 수소에너지가 활용될 뿐 아니라 기차, 선박, 지게차 등 예상 가능한 모든 운송수단에 쓰이면서 550만∼650만개의 수소연료전지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2030년이 되면 발전용, 건물용 등 산업용 연료전지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5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장기적으로 수소 가격이 인하하면서 수소전기차의 연간 운영비가 전기차 수준으로 떨어지고, 전력 생산을 위한 발전 원가 역시 천연가스 발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업체가 수소 연료전지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프랑스 알스톰은 캐나다 연료전지업체 하이드로제닉스와 함께 독일에서 연료전지 기차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고 독일 지멘스와 중국철도건설공사는 캐나다 수소연료전지 업체 발라드와 손을 잡았다.

아마존과 월마트가 지분을 보유한 미국의 수소연료전지업체 플러그파워는 연료전지 지게차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일본 도요타, 미국 하이스터-예일 등도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연료전지 드론은 발라드, 싱가포르 호라이즌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야다.

우리나라 기술 주도의 수소경제사회 진입을 위해 국회와 정부, 지방자치단체들도 보조를 맞춰 수소 생태계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1만6천대 보급 및 수소충전소 310개 설치를 목표로 과감한 투자와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울산시와 서울시 등은 수소버스 시범 운영에 선제적으로 나섰고, 최근에는 서울·광주·울산, 창원·아산·서산 등 전국 6개 지자체가 내년부터 2년간 총 30대의 수소버스를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회는 미세먼지 저감과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전기차 보급과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내년도 예산을 크게 확대했다.

당초 원안에는 수소전기차 2천대 정도를 보급하기 위한 예산이 편성돼 있었으나 예산 심사 과정에서 4천대로 확대됐으며, 수소충전소 보급 예산은 150억원 증액된 450억원으로 확정돼 수소충전소 30개를 확충할 수 있게 됐다.

내년에 수소전기차 4천대가 보급되면 수소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친숙도나 구매 의사가 훨씬 커질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수소사회로 조기에 진입하기 위한 움직임은 경쟁국들에서도 활발하다.

중국은 '수소전기차 굴기'를 선언하고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00만대, 수소충전소 1천개소 보급'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운 뒤 관련 법령과 정책 정비에 한창이다.

일본은 2014년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 4만대, 충전소 160개소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3년까지 수소전기차 3만대 보급 및 충전소 123기 건설을 계획 중이며, 독일은 최근 수소기차를 시범 운행하면서 2040년까지 디젤 열차를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소는 이동수단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며 "대한민국 기술 주도의 수소사회 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서면서 수소에너지가 국가 차원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모델 '넥쏘'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모델 '넥쏘'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 수소차 생산계획에 수소차株 동반 급등

현대차[005380]가 2030년에 연간 수소전기차(FCEV) 5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12일 수소차 관련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6.28% 오른 11만8천5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올해 3분기 실적 부진 여파로 지난달 9만원대까지 떨어진 현대차 주가는 10월 17일(11만8천500원) 이후 약 2개월 만의 최고치(종가)를 회복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부품 협력사 유니크[011320]는 개장 직후 바로 상한가인 4천360원에 도달했다.

자회사 평화오일씰공업이 현대차에 수소차 부품을 공급하는 평화홀딩스[010770]도 상한가인 6천130원에 마감했다. 평화홀딩스 자회사 평화산업[090080]은 21.84% 상승했다.

수소차 부품을 개발하는 대우부품[009320]도 상한가인 1천850원으로 장을 마쳤다.

또 자회사 이엠솔루션이 수소 충전소 사업을 하는 이엠코리아[095190](10.50%), 현대차 수소차에 들어갈 열교환기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진 성창오토텍[080470](8.87%), 수소 제조업체 에스디지를 자회사로 둔 풍국주정[023900](7.41%) 등 '수소차 테마주'로 꼽히는 여러 종목이 함께 올랐다.

현대글로비스[086280](9.62%), 현대모비스[012330](9.01%),  현대위아[011210](7.96%), 기아차[000270](3.03%)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사장단 인사에 따른 지배구조 변화 기대감까지 맞물려 동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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