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탈당...이학재를 위한 ‘변명’
바른미래당 탈당...이학재를 위한 ‘변명’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2.1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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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위원장 자리를 안고 떠난 이학재, 문재인 정부 반대를 위한 보수 통합 명분, 민주평화당 비례 3인 문제, 추가 탈당은 없는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이학재 의원이 끝내 탈당했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 탈당을 선언하고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오늘 한국당에 입당한다. 한국당에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명분은 “박근혜 정부의 좌초 이후 지난 2년여 동안 당을 떠나 무너진 보수를 되살리고자 했으나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봤듯이 국민의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더 힘 있고 믿음직스러운 보수의 이름으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고 민생 경제와 국가 안보를 되살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견제 필요성이 있음에도 보수 야권이 분열돼 있다는 것인데 사실 이 의원은 올초에도 탈당을 고민했었지만 1월11일 바른정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잔류를 선언하고 통합 신당 창당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학재 의원은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의 선전을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끝내 탈당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학재 의원은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의 선전을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끝내 탈당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당시 이 의원은 “바른정당에 남아 통합 신당 출범에 힘을 보태겠다”며 “바른정당 탈당과 한국당 복귀가 최선인가? 실패가 두려워 안주하려는 것은 아닌가? 늘 아이들에게는 힘들다고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정작 애비는 이렇게 쉽게 포기해서 되겠는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거대 양당 체제에서 벗어나 중도 보수의 길을 간다는 것이 무척 고단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가겠다던 이 의원의 결단에 당시 바른정당 구성원들은 감동했었다.

이 의원은 “아들과 함께 지리산에 다녀왔다. 아무리 춥고 험한 높은 산도 한 발 한 발 내딛으면 정상에 오르지만 어떠한 이유로든지 포기하면 오르지 못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나는 바른정당에 남아 진통 속에 있는 통합 신당 출범에 힘을 보태고 통합 신당이 국민들의 마음 속에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나아가 개혁적 중도 보수 세력이 중심이 된 대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바른미래당의 국민의당계와 잘 맞지 않는 구석이 있었던 이 의원. (사진=박효영 기자)
바른미래당의 국민의당계와 잘 맞지 않는 구석이 있었던 이 의원. (사진=박효영 기자)

그로부터 11개월이 지났고 이 의원은 통합 신당인 바른미래당을 떠났다. 이 의원이 말한 중도 보수 세력의 길을 포기하고 거대 보수 정당인 한국당에 합류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 영역이다. 

하지만 이 의원이 애초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유는 이런 거다. 

“국민적 분노와 탄핵을 초래했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앞에서 처절한 반성으로 국민들께 용서를 구하고 새로운 희망을 싹을 틔우기 위해서는 다른 길이 없었기에 뜻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탄핵을 초래한 친박의 구태를 청산하고 새로운 개혁 보수의 길로 가고자 한 것인데 현재 한국당은 친박계 잔류파의 지지로 나경원 원내대표가 취임한 뒤 국정농단 이전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최근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인적 청산을 단행했지만 나 원내대표는 그 결과에 유감을 표했고 홍문종 의원 등 친박은 대놓고 인적 쇄신의 칼을 빼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힐난하며 기세등등한 분위기다. 심지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불구속 재판 결의문을 내자고 하거나, 친박 신당설까지 나오고 있다. 

어찌됐든 결정과 판단의 주체는 이 의원 몫이다.

당장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서 바른미래당에 할당된 정보위원장 직을 내려놓고 떠나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정론관을 찾은 일부 바른미래당 당원들은 “탈당한 것도 부끄러운데 정보위원장 직을 갖고 도망가냐. 완전 먹튀 아니냐”며 이 의원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정론관 옆 방송 기자실로 대피한 이 의원을 기다리면서 당원들은 지속적으로 항의했고 그 사이 기자들과 경호원들이 한데 모여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기자실 우측 문으로 잠깐 나온 이 의원에게 취재진이 한꺼번에 따라 붙으면서 옴짝달싹 못 하게 됐고 이 의원은 다시 들어갔다. 좌우측 출입문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이 의원은 30분 동안 갖혀있는 상태가 됐다.  

이학재 의원은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의 선전을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끝내 탈당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론관 옆 방송 기자실에서 계속 항의의 메시지를 던졌던 바른미래당 당원들. (사진=박효영 기자)
수많은 기자들과 경호원들로 복잡했던 현장. (사진=박효영 기자)

이런 해프닝 자체가 바른미래당 당원들이 이 의원에게 느끼는 감정을 대변해준 것이라고 해석된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보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으면) 한국당과의 공조 체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지만 이 의원은 “당적 변경으로 인해 상임위원장 직을 사퇴한 선례가 없다”고 맞섰다.

물론 바른미래당 역시 비례대표 의원들의 정당 선택권을 보장하는 법안에 서명까지 해놓고 민주평화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을 풀어주지 않고 있다.

박지원 평화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이학재 의원의 탈당에 대해 절에서 덮으라고 준 이부자리까지 가지고 가는 경우는 없다라고 한 말씀은 지당하다. 과거 관행이라지만 상임위원장 몫은 개인 의원에게 배당하는 것이 아니고 교섭단체 몫으로 배분한다. 당연히 교섭단체를 옮기면 원래의 교섭단체 몫이다. 차제에 손 대표께서도 절이 싫다고 나간 이상돈·박주현·장정숙 세 분 의원을 보내주는 것이 합당하다. 세 의원은 이부자리를 가지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 손 대표는 달라야 하고 그래야 미래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정선 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자기 집 이부자리는 중요한데 남의 집 세간살이를 차압하는 사채업자와 무엇이 다른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전제조건은 비례대표의 정당 선택권이다. 바른미래당은 당장 평화당 비례의원 3인의 당적 정리부터 결단하라. 비례대표의 인질극은 감춘 채 지금 이부자리 타령할 때인가”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이 한국당과의 공조를 거론했지만 현재 평화당과 선거제도 공조 체제에 더욱 목을 매고 있는 상황이라 지도부의 결단 여부가 주목된다. 

이학재 의원은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의 선전을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끝내 탈당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유승민 의원이 과연 바른미래당을 탈당할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박효영 기자)

한편, 그동안 바른정당은 △13명(이은재·김성태·박성중·홍일표·김학용·박순자·권성동·홍문표·이진복·장제원·이군현·여상규·김재경)의 1차 탈당[2017년 5월2일] △9명(김무성·김용태·김영우·강길부·정양석·주호영·이종구·홍철호·황영철)의 2차 탈당[2017년 11월8일] △김세연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원희룡 제주지사의 3차 탈당(2018년 1월9일) △박인숙 의원의 4차 탈당(2018년 1월16일) 등 지속적인 탈당 러시로 홍역을 치렀고 바른미래당으로 통합 출범한 이후에도 그런 위기감 속에 있다. 이 의원으로 그칠 수도 있지만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 5~6명, 유승민 의원, 이언주 의원 등 추가 탈당설이 돌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18일 MBC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바른정당을 창당하고 또 바른미래당 통합까지 보수 개혁을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다 했지만 이 의원은 그것을 실패한 것으로 봤다. 오히려 보수 분열로만 나타났기 때문에 한국당으로 다시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라며 “이 의원 개인의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방선거에서 생각한 것만큼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 한 부분들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 통합의 정치, 바른미래당이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 혼자 한국당에 들어간다고 해서 한국당이 새롭게 개혁되고 변화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30명이 최초에 새누리당을 탈당해서 바른정당을 만들 때와 별반 달라지는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부에는 여전히 친박과 비박의 계파적 갈등이 상존하고 있고 방향성에 있어서도 개혁적 방향으로 가지 못 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밝혔다.

추가 탈당설에 대해서는 “후속적으로 탈당할 것 같진 않다. 다만 6·13 지방선거 이후 당내 정체성이나 내부적인 생각이 다른 의원들은 분명히 있다. 한 두 세 명 정도가 나름대로 지금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서 좀 반대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가 얼마 전에 (유승민 의원과) 한 번 자리를 했는데 허심탄회하게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유 의원은 새로운 보수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이냐. 개혁적 보수 정립에 대해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필요로 하다면 그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명확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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