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케치]연천에서의 겨울이야기... 한탄강 지오트레일에 나서다
[문화스케치]연천에서의 겨울이야기... 한탄강 지오트레일에 나서다
  • 신현지 기자
  • 승인 2018.12.19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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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폭포 (사진=신현지 기자)
재인폭포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DMZ,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상은 아마도 전쟁의 상흔과 관련된 이미지일 것이다. 군사적 중립지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긴장성을 배제하지 못한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고.

하지만 반세기 넘게 사람의 발길이 통제되어 자연생태계의 보고라는 점에서 DMZ는 긴장성과 평화로움을 동시에 갖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공간이라 설명할 수 있겠다.

특히 임진강과 한탄강 두 개의 강이 흐르고 있는 연천은 한반도의 생성의 비밀을 품고 있어 그 빛을 더한다할 수 있겠다. 

지난 15일 DMZ 관광 초청으로 ‘연천 한탄강 지오트레일 걷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기자. 작가. 사진작가 무대연출가 등 각계각층의 전문인 35명이 서둘러 출발한 아침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한파가 이어지고 있었다.

한탄강 줄기의 연평천에서 만나는 주상절리 협곡 (사진=신현지 기자)
한탄강 줄기의 연평천에서 만나는 주상절리 협곡 (사진=신현지 기자)

그럼에도 DMZ 투어에 따라나설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호기심 때문이었다. DMZ는 처음이었던 것이다. 더욱이 북과 맞닿은 연천이 지질공원으로써 관광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니.

서울에서 투어버스로 약 1시간 남짓 거리의 연천, 자유로를 달리는 차창 밖으로 겨울풍경이 을씨년스러웠다. 12월 중순의 아침공기는 무채색으로 차가웠고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은 휑하게 그 쓸쓸함을 더했다.

군데군데 철책을 두른 강줄기 역시 분단의 아픔을 표현하듯 묵묵한 침묵으로 흘러갔다. 그렇게 1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곳은 연천의 재인폭포였다.

재인폭포는 연천이 품은 보석이라고 할 만큼 웅장함이 이미 널리 알려진 곳이라 기대가 상당했다. 그러나 겨울가뭄에 협곡은 빈약하게 얼어붙어 있었고 포트홀 역시 검푸른 기운을 찾을 수 없게 말라있었다.

그렇다고 실망하기는 일렀다. 협곡의 위세까지 빈약한 것은 아니었으니. 폭포의 길이는 18m. 폭포 주위는 길이 100m, 너비 30m, 깊이 20m 정도로 큰 Y자형 협곡이 기기묘묘한 단구로 단번에 탐방객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지질시대 용암이 수억 년 동안 침하하여 만들어진 현무암이라는 해설사의 설명이 따르지 않아도 육안으로 보이는 암석층은 지질학자들이 혹할 만큼 매력적이었다.

역사적으로 전략적 요충지 이전 한반도의 생성의 비밀을 품은 연천에 새삼 찬탄이 절로 나왔다. 뿐만 아니라 재인폭포는 관광지로서 손색없는 스토리를 품고 있었다.

해설사에 따르면 옛날에 줄타기 재인의 처가 미색이 빼어난지라 포천원님이 이를 탐하여 재인의 아내를 빼앗고자 재인으로 하여금 폭포 위에서 재주를 부리게 하고 줄을 끊어 재인을  죽이니 그의 아내가 원님의 코를 물어 정절을 지켰다고 한다.

한탄강(사진=신현지 기자)
한탄강과 연평천이 만나는 두물머리 (사진=신현지 기자)

그 후 이 같은 전설이 내려오면서 이 고장을 '코문이'라 부르기 시작해 현재 고문리가 되었고 폭포이름 역시 재인폭포로 불리게 되었단다.

이렇게 빼어난 주상절리와 애절한 전설을 품고 있는 제인폭포를 지나 다음은 하얀 겨울눈에 덮인 한탄강 줄기의 연평천이었다. 이곳 연평천 역시 주상절리 협곡사이로 기다랗게 펼쳐진 강줄기였다.

아직 겨울이 깊어지지 않은 탓에 강줄기는 군데군데 얼어있었고 그 위를 겨울 햇살이 투명하게 내려앉고 있었다. 아름다웠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풍경이 가슴 시리게 아름다웠다.

아우라지 강 건너 인적 없는 농가의 모습까지도 비밀스럽고 아름다웠다. 50~12만년 전 수차례의 화산 폭발에 의해 생성된 기기묘묘한 협곡과 그 사이를 유유히 흐르고 있는 강줄기를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다니.

수억 년 전 용암이 흐르던 그대로 모습으로 강폭은 좁아졌다 넓어지고, 곧게 뻗어 숨을 재촉하는가 하면 다시 허리를 틀어 그 숨을 가라앉히고. 겸재 정선의 마음을 순식간에 빼앗던 천혜비경의 한탄강 앞에서 투어에 나선 모두는 잠시 말을 잃었다.

어디 그뿐인가. 강을 품고 있는 주상절리 암벽층 역시 명소답게 볼거리였다. 둥근 베개를 쌓아놓은 모양 같다고 하여 베개용암과 좌상 바위, 백의리 층 등이 왕성한 지질시대로의 안내로 시간을 멈추게 했다.

이처럼 아름다움 강이 6·25전쟁 중에는 다리가 끊겨 수많은 사람을 죽게 하였다니 그래서 후퇴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한탄하며 죽었다'고 해서 한탄강이라 불려지게 되었다니.

하지만 사전에 의하면 한탄강은 '크다·넓다·높다'는 뜻의 '한'과 '여울·강·개'의 뜻인 '탄'이 어울린 순수한 우리말이다. 어쨌거나 이렇게 천혜 비경을 품은 한탄강에 마음을 빼앗기고 다시 버스에 오르니 짧기만 한 겨울해가 붉은 노을을 펼쳐 다음 여정을 서두르게 했다.  

한편 한탄강은 한반도 중서부 화산지대를 관류하는 강으로 북한 지역인 강원도 평강군 장암산 남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김화군 경계를 따라 남쪽으로 흘러들어 강원도 철원군과 경기도 포천시·연천군을 차례로 지나는 강이다.

또한 한강의 제2지류이자 임진강의 제1지류이며 한탄강 유역은 주상절리 절벽과 폭포 등 절경이 빼어나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특히 이 지역은 지질명소 24개소가 분포되어 있어 지난 11월 유네스코에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서를 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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