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의 ‘질타’ ·· 위험의 외주화를 막지 못 한 ‘뒷북 대응’ 
우원식의 ‘질타’ ·· 위험의 외주화를 막지 못 한 ‘뒷북 대응’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2.19 23:1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원식은 왜 문재인 정부 부처의 대책을 질책했는가, 민주당 당정청의 결의, 김용균이 던진 마지막 경고, 하청 노동자의 비극, 관련 법안 통과 로드맵, 27일 본회의 처리 목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화력발전소에 파견된 하청 노동자 故 김용균씨(25세)의 죽음 이후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대책이 왜 마련될 수 없었는지 지탄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에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정치권을 지켜보는 눈초리가 매섭다. 그동안 위험의 외주화가 불러온 연쇄 죽음을 정치권이 막지 못 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청 대책회의를 열고 크게 4가지 방향에서 사후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①원청의 책임을 확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 국회 통과 추진(안전과 보건조치 의무화하고 위반시 제재 강화)
②원하청 산업재해 통합관리 적용 업종 확대 및 산재보험 개별실적요율제 개편
③하청업체 산재 현황까지 반영한 공공기관 경영평가 개선
④발전 5사(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추진

우원식 의원은 현장에 참석한 정부 부처 관계자들을 바라보면서 매섭게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사진=박효영 기자)

전임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이자 원내대표였고 당내에서 약자의 권익 향상에 적극적이었던 우원식 의원은 먹먹한 마음을 숨기지 못 했다. 현장에 있는 정부 관계자를 쳐다보면서 따가운 눈총을 보내기도 했다.

“홀로 밤샘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왜 컨베이어 벨트 운전원이 낙탄 제거까지 해야했는지. 왜 2인1조라는 있으나 마나 한 규정을 지킬 수 없었는지. 우리 모두는 원인을 잘 알고 있지만 지금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이번에야 말로 위험의 외주화를 막아야 한다는 분노와 현장의 절규가 넘쳐나고 있는데 정부의 첫 번째 대책에는 핵심 외주화 대책은 없었다. 매우 미흡하다. 대통령께서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전환, 위험 안전 분야의 외주화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해달라고 했는데 그 뒤에 나온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대책에 외주화 대책이 없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보완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근본적 원인에 대한 성찰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대책을 못 내고 있다.”

우 의원은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에 눈감고 있기 때문에 안전 사고 위험이 더 커졌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라며 “안전을 비용으로 간주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미덕으로 된 지금의 하도급 구조가 사고의 원인이다. 그 책임은 적정인력보장 요구를 묵살해온 원청사인 발전 5사에 있고 민영화의 신화에 사로잡혀 다양한 방식의 외주화 정책을 설계한 산업부에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성윤모 산자부 장관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사진=박효영 기자)
위험의 외주화 대책을 설계한 관계 부처 차관들과 청와대 관계 비서관들이 우 의원의 질책을 들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씨는 한국발전기술 소속으로 태안화력발전소(서부발전 산하)에 파견된 계약직 노동자였다. 

김씨는 사고 당일 밤 홀로 컨베이어 벨트 점검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떨어진 석탄을 치우려고 하다가 벨트에 몸이 끼어 사망했다. 현장에 투입된지 고작 3개월 밖에 안 됐었지만 가장 위험한 업무를 맡고 있었다. 옥내저탄장에서 발전기로 석탄을 옮기는 컨베이어 벨트 점검 작업이다. 김씨는 연락이 끊기고 5시간이 지난 11일 새벽 3시20분에 숨진 채로 발견됐는데 그만큼 홀로 외진 곳에서 근무하는 형태였던 것이다.

사실 처음이 아니었다. 아주 많이 비슷한 참사가 벌어졌었다. 상징적인 사례로는 2016년 5월28일 서울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김군(당시 19세)이 사망한 것과 2016년 6월23일 삼성전자서비스 AS 기사가 에어컨 실외기 수리 작업을 하다 추락해 목숨을 잃었던 비극이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기본 의무이자 존재 이유”라고 말했지만 구의역 사건 이후 2년이 넘도록 국가는 그 어떤 제도적 방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사진=박효영 기자)
故 김용균씨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는 이해찬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 (사진=박효영 기자)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김씨를 죽인 것은 컨베이어 벨트가 아니다. 그를 죽인 것은 무분별한 유해·위험 업무의 외주화다.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국민의 생명 및 안전과 관련한 업무를 외주화 한 화력발전소의 시스템이고, 생명보다 이윤을 쫓은 공기업”이라며 “지난 9년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산재 사고 44건 중 42건이 하청 노동자에게 집중됐고 사망자 6명은 전원 하청노동자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구의역 김군의 죽음이 이 사회에 울린 경종 소리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제주의 생수공장에서, CJ 대한통운의 물류센터에서, 25세 청년 김씨까지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탄했다.

정의당은 이미 △심상정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산업안전보건범죄 처벌법 △정부 발의 산업안전보건법 △故 노회찬 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재해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 특별법을 <김용균 3법>으로 명명하고 적극 추진하는 것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산업안전보건범죄 처벌법은 산재 사망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력하게 묻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것이고, 재해기업 및 정부 처벌법은 이윤만 쫓는 기업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 기업과 책임을 방기한 정부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박홍근 의원은 우 의원이 원내대표를 역임했을 때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은 바 있고 현재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을 맡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홍근 의원은 우 의원이 원내대표를 역임했을 때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은 바 있고 현재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을 맡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마침 19일 아침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는 관련 법안 심사를 진행했다. 소위를 통과하는 성과를 내지는 못 했지만 △21일 공청회 △26일 법제사법위원회 회부 △27일 본회의 의결이라는 로드맵이 제시됐다.

소위원장인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정부가 발의한) 법안에 신설된 법안들도 많이 있어서 그런 것을 미리 얘기해줬으면 공청회를 생략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그것을 안 했기 때문에 공청회를 거쳐야 한다. 소위 심사를 마치면 환노위 전체회의를 거쳐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리는 26일 전에 넘겨서 27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우 의원은 발언 말미에 이렇게 강조했다. 

“어떤 산업 안전 대책도 외주화의 핵심인 고용 구조 해소없이 근본적으로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 간접 고용을 근절하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생명안전 분야 지속적 업무는 정규직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서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라는 그런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 한다면 국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 않지 않을 것이다. 공공의 것은 공공의 것으로 이런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말씀을 끝으로 드린다.”  

마지막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ㅅㅁ 2018-12-20 00:20:28
우원식 의원 오래 지켜 보았는데 한결같이 힘없는 노동자, 약자와 서민을 대변하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