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카카오가 유착됐다” ·· 택시업계가 뿔난 배경  
“청와대와 카카오가 유착됐다” ·· 택시업계가 뿔난 배경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2.20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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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돌입, 생존권 결의대회, 구조적 원인도 있지만 카풀에 당장 폭발, 사납금 문제, 정치적 중재를 위한 양쪽의 신경전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택시 기사들의 카풀 영업행위에 대한 위기감이 폭발했다.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새벽부터 총파업에 돌입했고 14시 서울 여의도 국회 주변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30만 택시 종사자들과 100만 택시 가족은 공유경제 운운하고 생존권 말살하는 카풀 영업행위를 강력 규탄한다”며 “국회가 상업적 카풀앱 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주최측 추산 4만명 가량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효영 기자)

비대위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으로 구성됐다.

결의대회 사회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카카오와 유착됐다”며 확인되지 않을 사실을 발설할 정도로 극도의 예민함을 보이고 있다.

법인이나 개인이나 택시 기사들은 하루종일 뼈빠지게 일해서 월 평균 150만원을 번다. 이런 현실에서 택시업계는 당장 카풀 서비스 확대 조짐에 강력 반발할 수밖에 없다.

사실 △법인 택시회사가 과도하게 가져가는 사납금 △택시기사에 대한 근무환경 종합적 개선 △중노년의 퇴직 이후 노후 복지정책 미흡 등 여러 구조적인 원인이 있지만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 내몰린 기사들 입장에서 카풀은 역린을 건드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주최측 추산 4만명 가량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효영 기자)
사수 결의대회는 택시업계의 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2016년 기준 전국 택시 차량 대수는 대략 30만대이고 이중 법인은 30%, 개인은 60%다.

개인이 더 많지만 사실상 ‘카카오 택시’ 서비스에 편입돼 새로운 질서에서 좌지우지 되는 측면이 있고 법인은 고질적인 사납금 문제와 더불어 폐지를 한다고 해도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컨대 법인 택시기사 A가 한 달 임금으로 100만원을 보장받는다고 가정해보자. A가 한 달 동안 하루 11시간 25일을 근무해서 300만원 매출을 올렸다면 여기서 회사는 사납금으로 250만원을 먼저 빼가고 남은 50만원 중에서 60%(30만원)를 사납금으로 또 내야 한다.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월 120만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실도 안 가고, 과속하고, 난폭 운전을 해서라도 멀리 가는 손님을 더 많이 태우는 관습이 만들어진다. 

손님에게 불친절하도록 반강요된다고 할 수 있다. 어찌보면 수도권 택시 이용자들이 흔히 ‘승차 거부’를 거론하며 택시 기사의 태도를 지적하지만 구조적인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개인 택시는 운행 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피곤한 심야 시간대에는 근무를 안 하는 경우가 많다. 심야 시간대에 주로 다니는 법인 택시 기사가 승차 거부를 하는 이유를 보면 결국 사납금 쿼터를 더욱 많이 초과해야 수익이 높으니까 돈이 안 되는 단거리 주행을 기피하는 것이다. 

이런 점이 본질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운수사업법과 국토교통부 훈령에 따라 택시 노동자에게는 월급제가 적용돼야 하지만 당국의 무관심 속 현실은 정반대였던 것이다. 일부 택시 노동자들의 저항으로 특정 지역에서 사납금제가 폐지되는 경우도 있지만 ①법인 회사의 경영 악화로 택시 기사의 근로환경 연쇄 악화 ②신용상태가 좋지 않은 택시기사들의 금융 계좌 압류 위험으로 일부 반대 여론 ③기사가 열심히 일할 유인 부족 등 또 다른 난국이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사납금제 폐지를 근본 방향으로 당국의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택시업계의 중론이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주최측 추산 4만명 가량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효영 기자)
여당인 민주당의 역할이 더욱 주목되는데 이해찬 대표는 소비자와 택시업계의 권익 둘 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요자인 국민의 편익을 잘 보장하고 20만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안정성을 마련하는 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 현재로 봐서는 대화를 충분히 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두 가지 기준으로 해서 당 TF가 좋은 안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비대위는 △당국의 카풀 영업 단속 및 규제 △관련 법률 개정 △택시의 대시민 서비스 질 개선 △4개 단체 중심으로 끝까지 투쟁 등을 결의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카풀 정식 서비스를 잠정 연기하고 사회적 대타협에 나설 수 있지만 시범 서비스는 바로 착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양쪽 모두 정치권의 중재로 사회적 대화에 나설 용의는 있지만 택시업계는 전제조건으로 시범 서비스 역시 일단 전면 중단돼야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며 강경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카카오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강대 강 대치 국면에서 일반 시민들의 불편만 가중될 가능성이 높은데 정치권의 적극적인 중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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