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오늘부터‘제로페이’출범
소상공인 결제수수료 0%/소비자 40% 소득공제

제로페이 QR코드 (사진=서울시 제공)
제로페이 QR코드 (사진=서울시 제공)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서울시가 오늘(20)부터 제로페이 결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소상공인 신용카드 결제수수료 부담을 0%로 낮추는 '제로페이' 사업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이 공약으로 내건 정책으로 소상공인 영세업자들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서울시는 연매출액을 기준으로 8억원 이하 소상공인 제로페이 가맹점은 수수료율 0%, 8억~12억은 0.3%, 12억 초과는 0.5%로 결정했다.

서울시가 실시하는 '제로페이'는 결제 카운터에 비치된 제로페이 'QR코드'(전자직인)를 스마트폰 앱으로 인식해 결제금액을 입력하면 내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이체되는 모바일 직거래 결제 시스템이다.

소비자들은 현금 없이 간편하게 서울 3만여 곳의 점포에서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고 40% 연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소비자들은 제로페이에 대해 알지 못 해 안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부 황 모씨는 “제로페이에 대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며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기기 사용은 아이들이 설명을 해줘도 사용할 줄 모르는데 제로페이 작동법이 어려운 거라면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2019년도 사용분부터 새로운 소득공제율40% 적용 (자료=서울시 제공)
2019년도 사용분부터 새로운 소득공제율40% 적용 (자료=서울시 제공)

회사원 이 모씨는“소상공인 돕는 취지인데 그럼 소비자들에게 돌아오는 건 뭐냐. 40% 소득공제라고 하지만 소액결제라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은 아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 모씨는 “내 통장에 돈이 없어도 결제가 되는 거면 몰라도 그런 기능이 없다면 제로페이는 소비자보다는 상인들에게 혜택이 큰 것이라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재래시장의 상인 양 모씨는“재래시장에 기쁜 소식이다.”며 “기존에 카드결제가 불편했던 동네점포나 우리 같은 재래시장에 QR결제 인프라를 다 깔았으면 좋겠다. 고객들에게도 소득공제 혜택이 돌아가는 거라 많은 분들이 이용할 것이다”등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그러나 은행계·기업계 카드사들은 모두 위기론 직면의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26일 금융위가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편안’에 이은 소상공인 제로페이서비스에 비상사태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금융위가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편안’에 따르면 연 매출 5억∼10억원 구간 가맹점의 평균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05%에서 1.4%로 0.65%p로,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1.56%에서 1.1%로 0.46%p로 낮춘다.
 
또한 매출액 10억~30억원 미만인 자영업자에게 적용되는 수수료율은 2.21%에서 1.6%로 내리고, 대형 가맹점을 제외한 매출액 500억원 이하 일반 가맹점에 대해선 기존 2.2%에서 평균 2% 이내가 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에 카드사의 한 관련자는 “카드 수수료가 낮아지면서 많은 인력이 감축되었는데 서울시의 소상공인 제로페이에 더 많은 카드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연매출 8억 원 이하의 66만 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제로페이’ 서비스를 실시하는 서울시는  소비자 인식을 확산하고 어디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하쇼핑센터 등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집중적으로 가맹점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프랜차이즈 업종의 경우 신용카드 수수료가 영업이익의 30~50%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었던 만큼, 자영업자들의 실질적인 호주머니 사정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26개 프랜차이즈 본사는 지난 12월3일 서울시, 중소벤처기업부와 제로페이 가맹에 적극 협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공공 문화체육시설 할인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제로페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는 40%의 연말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질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제로페이는 자영업자들이 수십, 수백만 원까지 지불해야 했던 경제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는 동시에 착한소비로 건강한 소비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 기능까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제로페이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뗐다.

단계별 추진과 보완을 통해 더 많은 가맹점이 참여하고 소비자가 편리한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로페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민선 7기 핵심 사업으로 예산 30억원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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