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처우 개선’ 전제 후 ‘카풀 도입’은 ‘거역’하기 어려워
택시업계 ‘처우 개선’ 전제 후 ‘카풀 도입’은 ‘거역’하기 어려워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2.21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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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장관 소신 피력, 새로운 아이디어로 기존 택시업계의 소비자 편의성 높일 필요, 처우개선이 근본적인 문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청년 창업과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김태용씨(29세)가 20일 택시 파업을 보고 페이스북에 이렇게 글을 썼다. 

“한국 사회에서 최상 최선의 가치는 안정성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보다 공무원이고 경쟁과 성장보단 힘들더라도 현재 상태를 유지하길 바라는 것이다. 안정성을 위협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위협이다. 연구 결과, 논문, 해외 사례, 기술과 산업의 변화, 고객의 니즈(Needs)는 중요하지 않다. 생존권과 정의라는 명분으로 기회가 가로막히고 아이디어는 실현되지 못한다. 그렇게 한국의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2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택시 서비스 고도화가 필요하다. 외국의 우버 등을 보면 차량과 IT 플랫폼을 연결해 사전에 예약하고 결제하고 다양한 부가 서비스에 대한 요금을 받게 돼 있다. 우리나라 택시도 이를 장착하면 굉장히 서비스가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장관은 카풀 도입이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이고 다만 기존 택시업계의 처우 개선을 꼭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캡처사진=tbs) 

카풀 영업에 대한 택시업계의 위기감은 매우 심각하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평범한 자가용 운전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것인데 이동 수요를 가진 손님을 뺏기면 먹고살 길이 막막해질 것이라는 게 택시업계의 목소리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통신사의 SMS(문자 메시지 서비스) 수익이 사라졌고, PMP(휴대용 영상장치)·MP3 등을 제작하는 중소기업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누군가의 영업 이익이 침해된다고 해서 스마트폰의 바람을 막을 수는 없었다. 소비자의 통신 수요는 영구하지만 그것을 실현해줄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나 기술력은 발전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COWON과 같은 MP3 제작업체는 이미 네비게이션 사업으로 갈아탄지 오래다. 스마트폰 시대에도 자동차에 특화된 네비게이션 장치를 항상 설치해놓는 소비자의 수요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이동 수요도 영구하지만 그것이 꼭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에 머물러 있으라는 법은 없다. 그래서 카풀 서비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이미 해외에는 우버(일반 운전자도 유상 운송 행위 가능) 시스템이 보편화된 곳이 많다. 

문제는 30만명의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생존권이다.

카풀이 한국에 정착되더라도 택시 시장이 바로 사양길에 접어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 법인 택시 기사들의 처우를 구조적으로 개선시켜주는 게 필요하다. 전국 택시 유형의 비중은 법인 30%, 개인 70%지만 후자는 비교적 영업 행위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여유가 있는 편이다.    

기존 택시만으로는 소비자가 불편을 많이 겪고 있다. 수급 불균형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요한 것은 선 처우 개선 후 기술 도입이라는 선후관계다. 다만 택시업계의 요구대로 카풀을 법으로 금지시키는 것은 시대적 흐름상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김 장관은 “택시 노동자들의 어려움은 카풀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기보다는 기본적으로 처우 문제다. 근본적인 치유 방법은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완전 월급제를 시행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하루 사납금을 약 13만5000원 정도 내고 고정급으로 150만원을 받은 뒤 사납금을 낸 나머지를 가져가는데 이를 합해야 평균 215만원 수준이다. 하루 12시간 일하고 215만원을 받는 건데 최저임금도 안 되는 조건이다. 지금 전주에서는 사납금제 폐지와 완전 월급제를 쟁취하자는 택시 노동자가 400일 넘게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카풀이 아니라 더 한 것을 하지 않아도 택시 노동자 처우는 개선되지 않는다. 이 문제가 반드시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택시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푸는 차원에서 “출근하기 전에 오늘 네 번쯤 이동할 예정이라면 모두 아침에 예약하고 결제하면 정한 시간에 딱 와 있다. 택시가 이런 식으로 운행하면 굳이 아침에 자가용을 끌고 나가서 주차하고 출근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이 방안을 택시업계에 제안했고 7월까지 계속 택시 노동조합과 이야기할 땐 좋다고 했다. 차주협회와 2개 노조와 개인택시협회 등 4개 단체 회의 뒤 다시 이야기하자고 한 뒤 아직 답을 주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택시업계에 이미 우버화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떨지 제안했지만 답이 없었고 카풀 논란으로 시끄러운 것이 안타깝다는 취지다. 

김 장관은 “실제로 인도에서 그렇게 했더니 택시 운행률이 30~40% 늘어났고 싱가포르도 17% 이상 늘었다”고 덧붙였다. 

국회 주변에서 결의대회를 한 택시기사들. (사진=박효영 기자)

카풀 도입에 대해 김 장관은 “우리 법에 출퇴근 시간에는 카풀을 허용할 수 있게 돼 있고 여러 가지 택시 현황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출근 시간대와 저녁 시간대는 택시를 타려는 사람이 굉장히 많은데 그 시간대에는 택시가 적고 낮 시간대에는 택시가 굉장히 많다. 이런 수급 불균형으로 일반 시민이 느끼는 불편함이 굉장히 큰 상황이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정부가 해야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T 기반 플랫폼 서비스라는 세계적인 흐름과 담을 쌓을 수는 없다. 이왕에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택시에 도입해 택시 서비스 자체를 고도화 시킨다면 승차 거부 문제나 낮은 서비스로 인한 열악한 기사의 처우 개선 등을 같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처우 개선을 도모하고 카풀과 우버 시스템을 택시업계에 적용해서 소비자의 이용 편의를 늘린다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이 TF를 구성하고 사회적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택시업계는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카풀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고 허용하고 차원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모색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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