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성수동 미소페 본사 앞에서 해고된 미소페 제화노동자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본사의 일방적인 해고를 규탄하고 열악한 처우개선을 외치며 시위에 나섰다 (사진=우정호 기자)
27일, 성수동 미소페 본사 앞에서 해고된 미소페 제화노동자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본사의 일방적인 해고를 규탄하고 열악한 처우개선을 외치며 시위에 나섰다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국내 유명 여성 구두 브랜드 ‘미소페’의 제화노동자 25명이 본사의 일방적인 해고로 일자리를 잃었다. 본사 측은 그들 대신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생산 기지를 옮겼다.

27일, 성수동 미소페 본사 앞에서 해고된 미소페 제화노동자 25명과 민주노총 조합원 200여 명은 본사의 일방적인 해고를 규탄하고 열악한 처우개선을 외치며 시위에 나섰다.

이들에 따르면 미소페 본사는 미소페1공장(하청공장 이름 : 슈메이저)을 지난 26일 일방적으로 폐업시키며 중국에서 새 공장을 가동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된 제화공 25명은 미소페의 하청업체로 등록돼 있는 탓에 4대보험 가입도 되지 않아 당장 생계를 걱정하게 생겼다.

이들은 미소페가 올해 매출 1050억원을 올려 작년대비 7% 성장을 이뤘음에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했다며 ‘상생’할 생각이 없는 미소페 본사에 분통을 터트렸다.

27일, 성수동 미소페 본사 앞에서 해고된 미소페 제화노동자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본사의 일방적인 해고를 규탄하고 열악한 처우개선을 외치며 시위에 나섰다 (사진=우정호 기자)
27일, 성수동 미소페 본사 앞에서 해고된 미소페 제화노동자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본사의 일방적인 해고를 규탄하고 열악한 처우개선을 외치며 시위에 나섰다 (사진=우정호 기자)

김종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조직장은 “미소페에서 10년 이상을 일한 제화노동자 25명이 일자리를 갑자기 잃었다”면서 “제화공들은 4대보험에 가입 안 돼 실업급여도 못 받아 당장부터 생계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측은 기습 이전한 미소페1공장 이외에도 미소페 남화공장(엘제이에스), 미소페 6공장(LK), 7공장(원준) 등에서도 제화공들에 대한 처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미소페 본사는 미소페 6공장(LK)에 현재 6800원인 공임비보다 500원 적은 6300원으로 미소페 신발을 제작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본사 측은 중국과 비슷한 인건비를 맞추지 않으면 일감을 중국으로 모두 보내겠다고 압박하는 등 공임 자진 삭감을 요구했다고 노동자들은 주장했다.

불량이 나올 경우 책임을 모두 제화공에게 떠넘기는 일은 다반사라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이날 한 제화공은 “신발 한 짝에 이상이 나왔다고 제화공 1인당 50만원씩 총 6명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임금을 삭감하기도 했다”며 “50만원을 벌려면 제화공들은 75족을 만들어야 해 거의 1주일 치 임금”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노총과 제화공은 지난 구두 브랜드 ‘탠디’와 ‘슈콤마보니’ 사태로 세상에 알려진  ‘소사장제’ 철폐도 요구했다. 직접 고용 대신 제화공을 개인사업자로 등록하게 하는 이른바 ‘소사장제’는 4대 보험의 혜택도 받을 수 없다.

한편, 미소페 측은 이날 제화공들의 요구와 관련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