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편지’ ·· 서울 연내 답방 불발에 “아쉬워”
김정은의 ‘편지’ ·· 서울 연내 답방 불발에 “아쉬워”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2.31 0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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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정치, 인편으로 추가적 메시지 기대되지만 알려진 건 없어, 문 대통령의 답장 주목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기대했던 연내 서울 답방은 무산됐지만 북한으로부터 친서가 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A4용지 두 장 분량의 친서가 왔다면서 그 내용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편으로 전달한 것인데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2019년에도 이어가자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김 위원장은 “두 정상이 평양에서 합의한 대로 올해 서울 방문이 실현되기를 고대했으나 이뤄지지 못 했다”며 아쉬워했고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청와대가 30일 오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온 친서를 공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고 요약해서 김의겸 대변인이 전달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돌이켜보면 올초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시작으로 우리 정부는 남북 화해 무드를 현실화시켰고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방한해서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하면서부터 정상회담이 가시화됐다. 

그만큼 친서는 남북 관계를 대전환하는 길목에서 중요한 기능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 김 대변인은 “구체적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고 정상들끼리의 친서라서 내가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에 의역해서 전달해드린 것”이라며 간접 인용을 했다고 설명했다. 

인편이기 때문에 북측 인사가 극비리에 방한해서 다른 메시지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곧 답장을 보낼 예정이고 △또한 첫 반응이 어땠는지 알려줄 수 없고 △북미 비핵화 협상 내용이 적시됐는지 알려줄 수 없고 △북측 인사가 방한해서 전달했는지 여부에 대해 알려줄 수 없고 △대북 특사의 방북이 논의되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 등 청와대 출입 기자들에게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 모호하게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는 단순히 사인 간의 편지 교환이 아니기 때문에 그 속에 담긴 정치적 메시지를 읽어내야 한다. 

미국은 최근 들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통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시사한 점, 펜스 부통령의 북한 인권 관련 연설을 미룬 점 등을 봤을 때 대북 협상의 지지부진함을 타파하려는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북한도 이에 호응할 필요가 있는데 이번 친서는 남한 정부를 통해 미국에 메시지를 던지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여진다. 

비건 대표는 미국의 유와 제스처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비건 대표는 미국의 유와 제스처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남북미 비핵화 협상은 결국 북미의 빅딜로 성사되는 것인데 북한은 결코 핵 리스트 신고를 먼저 내주지 않으려고 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미국은 확실한 보상이 없다면 선제적 제재 완화나 종전 선언을 안 해줄 기세다. 이런 식의 빈손 협상이 지속될 때마다 다시 복돋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중재’다. 

외교적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북한 입장에서 미국 관료들이 다양한 채널로 내놓는 메시지에 대응하기 어려우니 남한 정부를 거쳐서 수행하면 효율적이다.  

한편, 정치권의 반응은 대부분 고무적인데 자유한국당만 회의적으로 논평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북한 김정은은 겉으로는 핵 포기 의사를 말하면서 실제로는 핵 개발을 계속해왔다. 북한 핵이 연구 단계를 넘어 대량생산 단계에 이르렀으며 2020년까지 100개의 핵 탄두를 보유할 것이라는 분석에 주목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신기루를 쫓다가 김정은에게 핵무기 고도화를 할 시간만 벌어 준 꼴이 됐다”며 “정부는 김정은 친서 한 장에 호들갑을 떨어서는 안 되고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강력한 연대 속에 북한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만들어 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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