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반응, 민감한 대목은 거론 안 해, 일단 2차 회담이 성사된다면 어려운 협상 풀릴 가능성 있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언제라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은 핵무기를 만들지도 실험하지도 남들에게 전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언제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다”라는 PBS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나도 북한이 위대한 경제적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잘 깨닫고 있는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캡처사진=트위터)

사실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경제 발전에 대한 의지로 3분의 2가 채워졌다. 

이를 위한 미국의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 완화를 거듭 촉구했으며 구체적으로 “다만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목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고 직전 미국 국무부는 이런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예민하게 받아들였는지 “논평할 기회를 사양한다”고 입장을 낸 바 있다.

물론 김 위원장은 북미 관계에 대해 “불미스러운 과거사를 계속 고집하고 떠안고 갈 의사가 없고 하루 빨리 과거를 매듭짓고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시대 발전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관계 수립을 향해 나아갈 용의가 있다”며 “언제든 또 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고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연초에 열리게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어찌됐든 비핵화 협상의 끈이 끊어지지 않길 바란다는 점에서 공감대가 있다. 문제는 핵 리스트 신고를 먼저 내놓기 어렵다는 북한의 입장과 확실한 선조치 이전에 부분적 제재 완화를 해주기 곤란하다는 미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초 2018년 상반기의 분위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협상 정국이 지지부진했다.

결국 어려운 협상도 정상간의 탑다운으로 통큰 결단이 있다면 풀려갈 수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두 정상이 2차 회담에 좋은 시그널을 보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 직후의 타이밍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무래도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오려면 그에 걸맞는 선물이 주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제재 완화가 담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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