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긍정적 반응, 2차 북미회담에 대한 군불 지피기, 협상 타결은 정말 어렵더라도 협상 전선 지속은 둘 다 원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미국의 반응이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이미 친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시간으로 3일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해 “방금 김 위원장으로부터 대단한 편지를 받았다. 우리는 북한과 많은 진전을 이뤄왔고 매우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결코 속도를 말한 적이 없다. 이런 식으로 80년이 흘러왔고 우리가 싱가폴에서 회담을 가진 건 6개월 전의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아마 또 하나의 회담을 가질 것이다. 그가 만나고 싶어 하고 나도 만나고 싶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더 확실하게 “김 위원장과 만나기를 고대한다. 우리는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in the not too distant future)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서를 직접 들고 말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공치사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아주 좋은 관계를 구축했는데 그에 대한 인정을 받지 못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 행정부가 출범하지 않고 다른 행정부가 들어섰다면 아시아에서 엄청난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3차 대전이 일어날 뻔했다”며 “우리는 잘 해나가고 있다. 나는 서두를 게 없다”고 밝혔다.

핵 리스트 신고 절차에 돌입한다면 제재 완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환기를 하는 차원에서 “북한은 정말 뭔가 하기를 원한다. 경제 발전을 이뤄내고 그의 나라를 위해 많은 성공을 하고 돈을 벌기를 원하는 누군가가 있다.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고 우리는 그들을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리액션을 봤을 때 이미 2차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 준비를 마쳤을 수도 있고 의제 협상을 두고 기싸움 중인데 다시 군불을 지피는 탑다운 의지를 드러낸 것일 수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6월12일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2차 회담이 언제 열리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들도 하지 못 한 중대한 북미 관계를 풀어가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미국 내 여론이 회의적인 것을 뚫어보려고 한다는 점 자체가 고무적이다. 결코 부분적 제재 완화를 쉽게 내주지는 않을지라도 북한과의 협상 전선을 지속하려는 정치적 이해관계는 분명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타혐점이 만들어질 수 있다. 

김 위원장도 마찬가지다. 핵 리스트 신고를 단계적으로라도 먼저 내주기는 어려워도 미국과의 협상 전선을 지속해야만 한다. 이미 북한 인민들에게 경제 건설 노선을 천명했고 이를 위해서는 북미 관계를 개선해서 제재 완화를 쟁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단계적 핵 리스트 신고와 부분적 제재 완화를 동시 교환하는 빅딜 시나리오가 예상되는데 그 전에 작은 신뢰를 쌓아가는 차원에서 미국 사찰단이 직접 <풍계리 →동창리 →영변 →강선> 등을 차례로 검증하는 로드맵이 합의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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