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군의원, "여성 나오는 술집 데려가라", 취한 상태로 호텔 복도서 소리지르며 활보

[중앙뉴스=박미화 기자]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부의장이 공무국외 연수 중 현지 여행 가이드를 폭행하고, 일부 의원들이 접대부를 요구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예천군의회 전경(사진=다경뉴스 제공)
예천군의회 전경(사진=다경뉴스 제공)

지난해 11월 26일경 예천군의회는 12월20일부터 29일까지 10일간의 일정으로 예정된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미동부⋅캐나다 공무국외 연수에 대해 심사했다.

이날 박종철 부의장은 "군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의회, 생산적인 의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연유산⋅관광자원의 개발과 보존 실태, 도심재생 사업 등을 견학하기 위한 예천군의회의원 공무국외 연수를 심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무국외 연수 목적을 밝혔다.

또 "국외연수도 단순 여행이 아니라 의원으로서 전문성 강화, 지역발전과 주민복지 향상을 위한 것임을 참고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동시간도 길고 여행 일정이 매우 힘들 것 같다"는 지적에 박종철 부의장은 "잘 알고 있다. 어려움이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의원들이 7월 임기 시작 후 처음으로 떠나는 공무국외연수이기 때문에 많은 부담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와는 여건이 다른 지역이지만 충분히 우리지역에도 적용 할 사례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공부해 오도록 한다"고 했다.

이후 이형식 의장과, 박종철 부의장 외 12명은 7박 10일간의 일정으로 연수를 떠났다. 문제는 지난해 12월23일(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발생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다른 장소로 가기 전 버스 안에서 박종철 부의장이 술이 취해 가이드를 주먹으로 얼굴을 때려 다치게 했다는 것이다. 이를 본 버스 운전기사가 경찰에 신고했으며. 박종철 부의장은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가이드가 문제 삼지 않아 경찰은 그냥 돌려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가이드 측에 따르면 폭행 사건 직후 박 부의장 측이 가이드에게 6000달러(한화 675만원)를 주고 합의를 시도했는데 사건은 이후 가이드 가족이 언론에 제보를 하면서 밝혀졌다.

특히, 당시 의원들 중 일부가 가이드한테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다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도 했다. "일행들이 연수기간 내내 술판을 벌이는 등 추태를 부려 호텔의 투숙객으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종철 부의장 측은 "빡빡한 일정 때문에 말다툼을 하다 '그만하자'며 손사래를 치는 과정에서 가이드가 얼굴을 맞았다"고 해명했다.

박 부의장은 지난 4일 예천군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모든 것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가이드에게 사죄한다며 당적관계는 당의 처분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형식 의장은 "참담한 심정이며 책임을 통감한다. 이번 일로 상처를 받은 피해자에게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군의원으로서 작은 행동에도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도 바람직하지 못한 처신을 한 것은 어떤 말로도 변명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후 지난 4일 이형식 예천군의회 의장과 박 부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박 부의장의 사퇴 의사와 함께 공식 사과를 전했지만 국민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한편,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박 부의장의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라며 함께 연수에 참가한 의원들에게도 처벌이 필요하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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