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로 읽는 세상 ②] “이보쇼, 쥔장 어디 갔소...?”, ‘무인화’ 어려워
[EQ로 읽는 세상 ②] “이보쇼, 쥔장 어디 갔소...?”, ‘무인화’ 어려워
  • 신현지 기자
  • 승인 2019.01.10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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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1대가 평균 1.5명의 인력 대체
대형마트의 무인계산대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공공기관을 비롯하여 기업, 서비스 및 외식업계 등 우리 사회 깊숙이 ‘무인화’열풍이 빛의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무인화의 주체 '로봇'은 1920년 체코의 카렐 차페크(Karel Capek)의 희곡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에서 처음 등장했다. 로봇의 어원이 체코어의 노동을 의미하는 단어 ‘로보타(robota)’에서 비롯한 만큼 로봇은 인간의 노동을 대신 수행하는 역할로써 제4차 산업혁명과 이에 따른 산업·사회 구조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따라서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일들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일상을 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무인화가 가진 그 양면성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특히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조차 생소한 노인들에게는 당혹스러움을 넘어 세상 밖으로 밀려나는 소외감이다.

키오스크에 대략 난감, 밥 한 끼 사먹기가 이렇게 어려워서 원...
 “뭐여, 이것을 누르라는 것이여, 저것을 누르라는 것이여? 이건가? 어 엉, 이것이 아닌데, 아이고, 사람이 있어야 물어보든 어쩌든 하지, 사람도 없고, 아이고 밥 한 끼 사먹기가 이렇게 힘들어서 원..”

합정역 부근의 한 식당 앞에서 한 노인이 무인계산기 (KIOSK)를 다루지 못해 당혹스러워 하다 급히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같은 날 노량진의 무인 계산대 앞에서도 위와 유사한 모습이었다.

“이보쇼. 쥔장 어디갔소,  그냥 우리는 돈으로 낼 것인 게 이리 나와서 주문 좀 받으쇼. 우리는 당최 기계는 약한데 가는데 마다 이놈의 기계를 놓고 음식을 시키라고 난리여.”

주방을 향해 언성을 높인 건 이 동네의 최(67세)노인이었다. 그는 친구와 점심으로 쌀국수집에 들렀다 키오스크(KIOSK)를 보고 난감했던 것이다.

무인계산대를 피해 계산원대를 이용하는 어르신들 (사진=신현지 기자)

“사람이 사람하고 말을 해야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몽땅 다 기계여, 담배 하나를 살려고 해도 기계, 밥을 사먹는 것도 기계, 전철 표를 사는 것도 기계, 이러다 사람은 죄다 쓸모없게 되는 건 아닌지 몰러. 이러니 실업자들만 느는 게지,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가 다 차지하고 있으면 사람은 뭐를 하라는 것이냐고.” 

어르신들 무인계산대 무용지물...어렵고 귀찮아
이날 영등포의 이마트에도 무인화에 대한 거부감은 여실했다. 계산원이 직접 계산하는 긴줄과는 달리 무인계산대의 앞은 1시간 남짓 지켜보는 동안 젊은 층 한 둘이 보였을 뿐이었다.

손님의 무인계산대 이용을 돕고 있는 이마트의 직원은 “어르신들이 무인계산대는 아무래도 낯설고 어려워한다.”며 “간혹 호기심에 어르신들이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오긴 하는데 설명을 해드려도 이해를 잘 못하시고 결국엔 계산원이 있는 데로 가신다.” 고 말했다.

주로 젊은 층에서 무인계산대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무인계산대는 주로 젊은층이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사진=신현지 기자)

주부들도 아직은 무인계산대가 편하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이날 주부 S 씨는 계산원이 있는 긴 줄 끝에서 무인계산대 이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귀찮다. 하려고 하면 하겠지만 솔직히 셀프계산은 서비스차원에서 아닌 것 같다.” 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그녀는 “계산원이 없으면 모를까 굳이 내가 물건에 일일이 바코드 찍어가면서 계산하는 것은 손에 익숙하지 않아 더 번거롭다.”고 무인계산대의 기피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기업체 및 외식업계 등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무인화’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키오스크 1대가 평균 1.5명의 인력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에 지속적인 확산이 예고되고 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매장 키오스크 운영 60% 넘어
한국피자헛은 지난해 8월 배달의민족과 함께 외식업계 최초로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딜리)`를 도입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등 주요 3대 패스트푸드점의 키오스크 운영은 62%대를 넘어섰다. 

롯데리아는 1350개 매장 중 826개(61.1%) 매장에서 키오스크가 도입이 완료됐다, 맥도날드도 420개 매장 중 250개 매장(59.5%)이, 버거킹은 339개 매장 중 230개 매장에서 키오스크가 도입되어 운영 중에 있다.
 
KFC는 2017년 처음 도입한 이래 불과 1년 만인 지난해 전국 196개 매장 가운데 스키장·야구장 등 특수매장을 제외한 모든 일반 매장에 키오스크 설치를 마쳤다. 

하지만 종업원을 고용하는 대신 비용 절감을 위해 키오스크(무인결제주문기기)를 설치하는 매장이 빠르게 확산하는 반면, 심야에도 문을 여는 '24시간 매장'은 과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8일 국내 대기업인 삼성과 LG는 세계 최대 가전 IT 전시회인 CES2019에서 무인화의 새로운 기술들을 공개했다.

삼성이 CES2019에서 선보인 는 사용자가 손가락을 가져다 대는 즉시 사용자의 혈압이나 심박, 호흡 등을 측정해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하는 인공지능로봇이다.

'삼성봇 케어'는 가족, 주치의 등 사용자가 승인한 사람이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건강관리 일정을 모니터링 하고 정기적인 보고를 받을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집안을 직접 이동하며 공기질을 관리해 주는 '삼성봇 에어' 와 쇼핑몰이나 음식점 등에서 결제와 서빙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삼성봇 리테일'등이 공개 되어 앞으로 무인화시대의 화려한 서막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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