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한국당 당내 입장이 있지만 대권 주자라면 누구든 환영, 다른 당들은 반발, 꽃길형 황 전 총리의 정치권 데뷔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을 겪고 탄핵을 당하기까지 박근혜 정부의 책임자 중에 하나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다.

황 전 총리가 오는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다. 

그동안 책을 내고 강연하고 페이스북으로 소통해왔던 황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율이 낮아지자 공식적으로 정치권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기존에 법무부장관과 총리를 거친 것도 물론 고위 정무직 경험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선출 절차를 상시적으로 밟아야 하는 정당에 들어가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다. 

황교안 전 총리가 한국당으로 가서 어떤 정치 행보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황 전 총리는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황교안 개인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만을 생각해야 한다”며 “한국당의 변화와 혁신에 힘을 보태고 더 나아가 국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고 우리가 지켜온 소중한 대한민국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바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친박계 내부에서는 박근혜 정부 때 요직을 거치고 탄핵 소추 당시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자리의 달콤함만 누렸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작 한국당이 고전할 때는 밖에서 대권 주자 행보만 걸었고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수 차례 면회를 거부당했기 때문에 진박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어쨌든 현재 보수 진영에서는 차기 대권 주자로 지지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한국당으로서는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다른 당들은 국민으로부터 쫓겨난 박근혜 정부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강하게 비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국정농단의 실질적 책임있는 종범 수준이다. 설마가 사실로 나타날 때 우리를 슬프게도 한다. 법적 책임은 피해갔다고 할 망정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실로 국민과 역사 앞에 막중하다”며 “시대착오적인 친박 TK(대구경북)의 지원을 받아 한국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다는 보도에는 그의 인격도 의심하게 한다. 시대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도리가 그에게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황 전 총리와 함께 2월 전당대회에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황 전 총리와 함께 2월 전당대회에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미 현실적으로 한국당의 흐름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선출도 그렇고 국정농단과 탄핵 이후 6.13 지방선거 참패를 겪고 나서도 ‘혁신과 변화’ 보다는 ‘묻지마 뭉치자’ 모드다. 친박이든 비박이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은 극에 달했다.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 하락세가 한국당에 오고 있는 것은 전혀 아니기 때문에 보수 대통합만 이루면 뭔가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연히 친박이든 비박이든 보수 전체에서 대선 주자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는 배경이다. 당장 2월 말 전당대회에서 황 전 총리가 출마하면 유력 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향후 보수 야권의 정세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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