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시인 / 수필가
박종민 시인 / 수필가

[중앙뉴스=박종민] 인구절벽이라, 도대체 이게 무슨 잠꼬대 같은 말인가? 인구(사람)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 절벽을 만들어 놨다는 얘긴 아닐 테고 어느 절벽아래 모여 있는 인구를 말하는 것도 아니겠고 어떤 유행가가사 한대목도 아니고 그렇다고 요즘 날마다 탄생하는 신조어도 아니지 싶다.

내용인즉 오늘날 새로 탄생하는 신생아 숫자가 너무 적어 인구밀도를 따지기 전에 현 상태의 상주인구의 유지가 불가능 할 만큼 딱 끊어져 내리게 된 절벽에 이르렀단 얘기를 말함이란다. 그렇다면 정말 큰일이다.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다.

요즘 결혼 정년기에 든 젊은이들은 자꾸만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게 통계자료다. 결혼을 하지 않고 홀로 살고 있는 4~5십대 독신남녀들은 두말 할 여지가 없고 2~3십대 젊은이들조차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비율이 53%로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는 37%보다 훨씬 높다는 통계수치다.

어느 정도 심각한가? 우리나라의 지난해 출생률은 1,05명이다. 인구1,000명 당 1명을 낳았다는 수치이다. 이대로 간다면 가히 인구절벽이란 말이 성립 될 수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1960년대 말 시작된 산업화와 도시집중화로 이농(離農)과 이향(離鄕)현상이 심화되어 1,000여만 명이나 되던 농민이 오늘날 200여만 명 대로 주저앉았다. 전국각지시골의 웬만한 면단위라도 인구가 대부분 3~4천명에 불과하다.

도로교통이나 복지문화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주변에 농공단지라도 들어서 있다면 5~6천여 명이 고작이다. 과거에 초등학교가 두세 곳 있던 게 거개가 폐교 또는 통합돼 1곳이 되었고 전교 6학급 전체학생수도 4~5십여 명에 불과하다.

그간 잘 나가던 어느 면단위 초등학교는 올해 신입생이 단 한명도 없었다. 가난했던 1950년대 인구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에선 산아제한법을 만들어 시행했었다. 둘만 낳아도 3000리 금수강산은 초만원이라며 한명만 낳아 잘 키우자는 슬로건을 내세워 교육하고 홍보했었다.

오늘날의 인구절벽을 예측하지 못했던 단견(短見)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못계산된 계산착오 정책이었고 앞날을 내다보지 못한 관련 행정공무원의 착각 착시현상이었다고 하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요즘 유명여가수의 ‘아모르파티’라는 노래가 20~30대 젊은이들부터 50~60대 중년층에 이르기까지 열광하게 만들고 있고 아이들을 못 낳게 부추긴다. 그가 TV화면이나 콘서트 장 쇼 무대에 나타나 노래 부르면 청중들은 함께 일어나 흥얼흥얼 따라하면서 흥겹게 춤을 춰댄다.

가제 결혼을 기피하고 있는 판에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 외쳐대니 청중은 바로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든다. 결혼보다는 연애나 즐기라는 것이다. 어찌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을 수 있겠는가. 과연 그래야 될까? 한번 생각해 보자.

강렬한 춤과 곡조에 맞춰 한번 태어난 인생 마음 가는대로 자유롭게 살라며 아이를 낳지 말라고 떠들어대는 꼴이다. 경제사회적으로 힘겨운 불황의 시대라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다싶다. 아예 인종의 씨를 말리고 말 그런 심보따리가 아니라면 누구든 그리 말하면 안 되리다.

  인구절벽 앞이다. 유명가수가 기왕에 나서서 노래를 부르려면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했듯 금상첨화(錦上添花)격으로 젊었을 때 연애도 실컷 하고 더 늦기 전에 결혼해 아이도 팍팍 세 네 명, 아니면 대 여섯 명씩 낳아 기르라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쉽고 안타깝고 시릿한 느낌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인구절벽은 막아내야 한다. 사람이 자원이고 사람이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젊은이들이 맘 놓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게 전반과정을 국가가 책임을 져야한다. 인구절벽이란 암담한 말이 더 이상 나오질 않게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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