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동해·서해·접경지 활성화+내륙 특화벨트로 국제경쟁력 강화 노려

요즘은 지역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한다. ‘세방화(Glocalization) 시대’를 맞아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들은 국경을 뛰어넘는 지역개발책인 초광역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4+α 초광역개발권을 구축 중이다.

2020년이면 대외개방형의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정(井)’ 자형의 신성장 국토개발축이 완성된다. 남해·동해·서해·남북 접경지 등 4개 축을 기반으로 내륙 특화벨트를 개발하는 4+α 초광역개발권 전략이다.

남해안 선벨트는 풍부한 관광자원과 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동북아의 새로운 경제·물류·휴양의 허브로 육성된다. 국제적 수준의 해양관광단지 개발과 함께 기존의 조선산업은 고부가가치화하고 항공우주, 해양바이오 등의 새로운 첨단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세계 4위의 선박 생산능력을 보유한 현대삼호중공업 전경.
남해안 선벨트는 풍부한 관광자원과 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동북아의 새로운 경제·물류·휴양의 허브로 육성된다. 국제적 수준의 해양관광단지 개발과 함께 기존의 조선산업은 고부가가치화하고 항공우주, 해양바이오 등의 새로운 첨단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세계 4위의 선박 생산능력을 보유한 현대삼호중공업 전경.

지역발전위원회 이수호 지역개발국 과장은 “해양과 대륙으로 열린 초광역개발권은 한반도와 동북아를 연결하고 5+2 광역경제권을 기능적으로 연계·보완하며 대외개방적 국가성장을 견인할 신국토성장축”이라고 밝혔다.

초광역개발권 전략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1백63개 기초생활권’, ‘5+2개 광역경제권’ 구상과 함께 지역발전전략의 3대 축이다. 현 정부는 지역 개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초광역개발을 수립했다. 남해·동해·서해·남북 접경지 등의 4대 개방형 벨트는 2009년 12월 기본 구상이 확정돼 추진 중에 있다.

초광역개발의 선도권역은 남해안이다. 2010년 5월 종합계획이 우선 확정돼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른바 남해안 선(Sun)벨트다. 관광자원과 산업 인프라가 풍부한 남해안은 동북아의 새로운 경제·물류·휴양의 허브로 육성한다. 핵심 사업은 해양관광과 경제·물류 두 가지다.

남해안은 경제·물류·휴양 허브로 육성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안과 다도해로 대표되는 남해안은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이를 활용해 한려수도권, 다도해권, 남도문화권, 도심형관광권 등 주요 권역별로 나눠 국제적 수준의 특색 있는 관광·휴양 클러스터로 개발할 계획이다.

남해안 선벨트는 동서 지역을 통합하는 기능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섬진강 1백리 테마로드 조성이다. 섬진강변 42킬로미터 구간에 생태·문화 공간이 있는 테마로드를 조성한다. 지역간 협의를 거쳐 올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2013년 완공 예정이다.

국토해양부 기획총괄과 이준기 사무관은 “자연경관이 좋은 섬진강변에 생태탐방길과 휴식 공간 등이 조성되면 최고의 걷기 코스로 각광받을 것”이라며 “영호남의 경계선에 위치한 섬진강변개발 사업은 동서 화합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고 전했다.

 

편리한 해양교통이 강점인 남해안에는 일찍이 조선, 석유화학 등의 기간산업이 발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조선산업은 고부가가치화하고 항공우주, 해양바이오 등의 첨단산업이 중점적으로 육성한다. 이와 더불어 부산·광양항을 물류 중심의 항만으로 육성해 동북아 거점 항만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동해안은 녹색성장을 선도하는 에너지·관광의 블루파워벨트로 개발된다. 울진·월성·고리의 원전과 울산의 석유화학단지, 삼척의 LNG 생산기지 등을 거점으로 삼아 연료전지나 풍력발전 등 차세대 녹색 에너지 산업을 동해안권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아울러 동해안 기간산업의 집적지인 울산, 경주, 포항을 단일의 산업벨트로 조성하고 강릉, 삼척 등은 신소재와 해양바이오산업의 거점지대로 조성한다.

동해안은 에너지·관광… 서해안은 지식·첨단산업 거점

역사문화와 자연자원을 결합한 관광산업도 집중 육성한다. 설악권(해양·산악), 경주권(역사·문화), 강릉권(휴양·문화), 울릉권(영토수호·해양생태) 등 지역별 특성에 기반한 관광인프라를 정비하고 남북간·동서간 연계 교통망도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서해안은 국제 비즈니스와 지식·첨단산업 거점으로 개발한다. 환황해(環黃海) 경제권을 주도하는 지식·첨단산업의 융복합벨트다. 환황해권의 중심에 위치한 서해안에는 IT와 자동차 등 첨단산업이 발달했다. 수도권의 배후지로서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국제적인 비즈니스 지대로 발달이 기대되는 곳이다. 이 때문에 인천, 황해, 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을 국제물류·컨벤션·관광산업 등이 융합된 국제비즈니스의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4대 축의 하나인 남북 접경지는 생태·평화벨트로 조성된다. 남북 접경지는 비무장지대(DMZ)를 중심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다양한 생태자원과 남북분단의 상징성을 지닌 역사문화 유산이 풍부하다. 이런 특징으로 DMZ 일원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해 희귀생태 자원과 문화유산을 세계 공동자산으로 활용하고 접경지역의 주요명소나 관광지 주변에는 자전거길을 조성한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현재 관계부처가 종합계획을 협의 중이며 관련법률 개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조속히 확정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4대 축 개발과 함께 내륙 특화벨트 개발도 추진한다. 내륙 초광역개발권은 원주~충주~오송~세종~대덕~전주 등을 잇는 ‘내륙첨단산업권’, 태백·설악산권~소백산권~덕유산권~지리산권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권’, 대구~광주 연계협력권 등으로 구성된다. 내륙첨단산업권에는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기반의 신성장산업이 육성된다. 백두대간권은 휴양·생태 관광지대로 개발된다. 대구와 광주는 연구개발(R&D) 특구를 상호 연계해 영호남의 대표 거점 지역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국토연구원 문정호 연구위원은 “초광역개발은 글로벌 시대를 대비하는 중장기 개방형 국토발전 전략으로 단기적인 경제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국토 성장잠재력의 확충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대외적으로는 동북아 시대 및 통일을 대비하고 대내적으로는 광역권 간 연계·협력에 기반을 둔 지역 상생 발전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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