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 제공)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현대차의 ‘팰리세이드’가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폭발적인 반응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에 대형 SUV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팰리세이드는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충족시켜 대형 SUV 시장에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팰리세이드 사전계약 첫날부터 8일 동안 계약된 2만506대의 팰리세이드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매층을 분석해 봤다.

(사진=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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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그리고 ‘아빠’의 선택을 받은 팰리세이드

팰리세이드 계약 고객들을 살펴보면 남성, 그리고 아빠의 선택을 많이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남성 고객의 비율이 85.2%로 여성 고객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러한 사실은 팰리세이드보다 한 급 아래인 싼타페(TM)의 남성 고객 비율이 80.5%인 것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진다(베라크루즈의 경우 남성 고객의 비율이 79.1%였다).

남성 고객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40대 이상이 많다. 팰리세이드 남성 계약 고객 중 40대의 비율이 37%로 가장 높고, 50대가 26.9%로 그 뒤를 잇는다.

30대와 20대의 비율은 각각 21.2%, 2.0%다. 사실 이 숫자만 봐서는 해당 연령대의 남성 고객이 전부 아빠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팰리세이드 고객들이 남긴 댓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를 살펴보면 그들이 한 가정의 가장이란 사실이 잘 드러난다.

“아빠 차란 바로 이런 것이다”, “가족과 함께 탈 7인승 SUV를 기다리고 기다렸다” 등의 기대평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패밀리(가족)’, ‘여행, ‘아빠’로 나타났다.

존재감이 느껴지는 디자인, 강력한 성능, 3열까지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는 실내, 후석 대화 및 취침모드, 후석 승객 알림 등 풍부한 편의장치를 내세우는 팰리세이드에 남성과 아빠들의 관심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사진=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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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SUV의 구매 연령대가 젊어졌다

팰리세이드의 고객층은 기존 대형 SUV와 비교했을 때 젊어졌다. 국산 대형 SUV의 주 구매층이 50대 이상인 것과 비교했을 때 팰리세이드 고객의 연령대는 40대가 중심이다. 경쟁 차종의 경우 50대의 지지율이 가장 높다.

반면, 팰리세이드는 40대에서 경쟁 차종보다 월등히 높은 점유율을 보여준다. 팰리세이드를 향한 젊은층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싼타페(TM)의 고객 연령층 선호도와 비교하면 잘 나타난다.

30대와 40대, 50대에 걸쳐 선호도가 약 25%대로 고르게 분포된 싼타페(TM)와 달리 팰리세이드는 30~40대의 선호도가 각각 36.5%와 21.6%로 높은 편이다.

보통 중형 SUV는 젊은층이, 대형 SUV는 장년층이 탄다는 통념이 팰리세이드를 통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보다 젊어진 새로운 수요층이 만들어진 것 또한 유추할 수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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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대형 SUV와의 비교를 통한 선호도를 보면 50~60대가 팰리세이드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최근 들어 30대의 구매 비중이 부쩍 높아진 수입차 시장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다.

반대로 50대 이상부터는 팰리세이드가 수입 대형 SUV를 따돌리고 고객의 선택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50대에서 26.8%가 팰리세이드를 선택했고, 19.7%가 수입 대형 SUV를 찾았다.

30대에서는 32.8%가 수입 대형 SUV를, 21.6%가 팰리세이드를 구입했다. 30대는 수입 대형 SUV를 조금 더 선호하지만, 40대부터는 선호도 차이가 크게 줄어 1.1%에 불과하다(팰리세이드 36.5%, 수입 대형 SUV 37.6%).

이는 3,000만~4,000만 원대 가격인 팰리세이드에 동급 수입 대형 SUV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첨단 편의안전장비와 유지보수 등 합리적인 관점에서 소비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종합적인 가치가 높은 팰리세이드가 40대 이상 연령대의 수입 대형 SUV 예비 고객을 흡수한 셈이다.

(사진=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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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급을 높인 업그레이드 재구매 고객 증가

팰리세이드는 현대차를 타다 더 크고 가족적인 차를 찾는 고객에게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실제 팰리세이드를 재구입한 고객의 유형은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유형은 22.7%를 차지한 ‘지금보다 더 큰 SUV를 원하는 중형 SUV 보유 고객’이다. 여행과 레저를 위해 더 큰 공간을 갖춘 대형 SUV를 찾는 구매층이다.

기존 SUV 고객들은 보다 큰 SUV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길이, 너비, 휠베이스가 4,980mm, 1,975mm, 2,900mm인 팰리세이드가 출시되자 이동한 것으로 보여진다.

재구입 고객 유형 중 15%를 차지한 ‘더 큰 SUV를 찾는 준중형 자동차 보유 고객’도 눈여겨 볼 수치다. 이들은 30대에 결혼한 후, 자녀가 초등학생 이상의 연령대가 되고 본인도 40대가 되자 대형 SUV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고객 군이다.

이 고객 층은 결혼 전후로 중소형 세단을 10년 가까이 타다가 ‘가족과 함께 탈 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팰리세이드를 구매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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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SUV에 대한 로망과 니즈를 항상 품고 있던 대형 세단 고객 15%도 팰리세이드의 새로운 고객이다. 차체 사이즈는 대형으로 유지하되, 차종을 세단에서 SUV로 바꿔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하는 중장년층 고객이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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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비용을 내고 더 안락하고 고급스러운 팰리세이드 구매

팰리세이드는 7인승과 8인승의 시트 구성, 디젤과 가솔린의 엔진 구성 등으로 판매된다. 가격을 비교하면 7인승이 8인승보다 약 29만 원, 험로 주행 모드를 추가한 4WD 구매 시 2WD보다 약 231만 원 비싸다. 4WD 선택 고객은 44.4%로 높은 점이 눈에 띈다.

7인승과 8인승의 구매 비율을 살펴보면, 76.4% 대 23.6%로, 7인승의 선호도가 높다. 약간의 가격 차이가 있지만, 7인승 시트 구성을 선택해 2열을 좀 더 넓고 안락하게 사용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위)7인승은 2열이 2좌석, (아래)8인승은 2열이 3좌석이다. 넉넉한 2열을 누릴 수 있는 7인승의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7인승은 통풍시트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위)7인승은 2열이 2좌석, (아래)8인승은 2열이 3좌석이다. 넉넉한 2열을 누릴 수 있는 7인승의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7인승은 통풍시트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엔진 선호도에서는 가솔린 선택이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 먼저 출시된 싼타페 TM의 경우 13.2%가 가솔린 엔진을 선택했던 것에 비해, 팰리세이드는 무려 22.6%의 고객이 가솔린 엔진을 선택했다.

이는 최근 가솔린 엔진 선호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구동방식은 앞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의 비율이 각각 55.6%와 44.4%로 나타난다. 이를 보면 팰리세이드 구매 고객이 효율성을 좀 더 중시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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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화이트 크림 컬러 선호

팰리세이드는 5가지 외장 컬러로 판매 중이다. 그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컬러는 단연 화이트 크림으로, 전체 선호도에서 45.4%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산뜻하고 깔끔한 화이트 크림 컬러가 팰리세이드의 웅장하면서도 모던한 디자인을 가장 잘 표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어서 타임리스 블랙이 24.1%, 스틸 그라파이트 20.3%, 문라이트 클라우드 8%, 타이가 브라운 2.2% 순이다. 이와 같은 순서는 연령대별 선호도에서도 거의 그대로 이어져 화이트 크림의 선호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다.

확실히 팰리세이드는 기존 대형 SUV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유례 없을 정도로 높은 인기와 새로운 고객층의 등장, 기존과는 다른 구매 패턴 등. 팰리세이드가 만들어내는 모습 하나하나가 새로운 역사로 남을 전망이다. 또한 이 많은 고객들이 만들어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자동차 문화 역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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