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중·고등학교 졸업식 31회 졸업식 열려

25일 강서구 강서문화원에서는 제 31회 성지중·고등학교 졸업식이 열렸다. 이날 졸업식에는 만학도와 대안학교 학생 총 231명이 졸업장을 수여 받았다 (사진=신현지 기자)
25일 강서구 강서문화원에서는 제 31회 성지중·고등학교 졸업식이 열렸다. 이날 졸업식에는 만학도와 대안학교 학생 총 231명이 졸업장을 수여 받았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정말 좋다. 억수로 좋다. 인자 나는 부러울 게 하나 없다.”

오늘 25일 11시 강서구 화곡로 강서 문화원에서는 성지중·고등학교 31회 졸업식이 열렸다.

만학도를 비롯하여 대안학교 학생 등 총 231명이 빛나는 졸업장을 안게 된 졸업식장에서는 배움의 한을 푼 만학도들이 눈부신 웃음으로 “내 인생 최고의 날이다.” 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졸업생 중 최고령의 방OO(82세) 노인은 “그동안 배우지 못한 한이 가슴을 짓눌러 설음도 많았는데 늦게나마 한을 풀었으니 여한이 없다. 성지 모든 선생님들이 감사하다”고 연신 기쁨의 눈물을 훔쳐냈다.

만학의 졸업에 많은 가족들이 기쁨을 함께 했다 (사진=신현지 기자)

한아름 꽃다발을 챙겨온 방 노인의 가족들도 “우리 어머니 정말 대단하시다. 자식들 키우시느라 공부는 꿈이셨던 분인데 이렇게 용기를 내신 모습이 자랑스럽고 보기 좋다. 우리 어머님 짱이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최고령의 방노인과 동급생으로 남다른 학우애를 드러낸 정OO(72세) 씨도 “이제 중학교 졸업장을 땄으니 고등학교 도전인데 포기하지 않고 잘 할 수 있을지 조금은 걱정이다.” 며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는 것이 꿈이다”라고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우리 앞으로도 쭈욱 함께 하자"며 졸업의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이들의 표정이 정겹다 (사진=신현지 기자)
"우리 앞으로도 쭈욱 함께 하자"며 졸업의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한 이들의 표정이 정겹다 (사진=신현지 기자)

이어 정OO 씨는 “처음 학교에 나올 때 너무 두렵고 떨렸는데 모두 같은 아픔을 나눈 사람들이라 서로가 격려하고 위로가 되었다. 혹 학교를 나오고 싶어도 주위 시선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눈 질끈 감고 나오면 그날부터는 모든게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라고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사진=신현지 기자) 

김한태 성지고등학교 이사장은 이날 격려사에서 “인내할 수 있는 사람은 그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지 손에 놓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교육소외계층을 위한 학교를 만들어 누구에게든지 배움의 길을 열어주고자 했던 간절함이 있었기에 결코 쉽지 않은 기간을 버텨낼 수 있었다.

46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위기와 힘든 고비가 정말 많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도 학업에 대한 열정을 쏟는 학생들과 그 학생들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는 교직원들이 있었기에 학교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오늘 졸업하는 여러분들의 앞날에 진심으로 응원하고  편견과 차별이 없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라고 뜨거운 격려사를 전했다. 

(사진=신현지 기자) 

한편, 성지고등학교는 1972년에 구두닦이, 신문팔이, 공장직공 등 청소년들의 야학을 시작으로 46년간 평생교육기관으로써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일반학교 테두리 밖에 있는 학생들과 배움의 길을 놓친 만학도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소외계층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우리사회의 밝은 등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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