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과 지금 문재인 정부
홍준표의 대권 플랜에 당권 출마 유력
홍준표식 투쟁력으로 제1야당 존재감 상승 노력
이번주 한국당 당권 구도 나올 듯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처음부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게는 당권과 대권이라는 두 가지 길을 두고 고심 중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사실상 직전 대표였기 때문에 전자는 아닐 것이고 후자에 기운 것이라는 정설이 있었는데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게 됐다. 

홍 전 대표의 당권 출마 함수로 인해 전체 당권 구도가 더욱 치열해졌다.

홍 전 대표는 26일 부산 자갈치 시장과 송도 해수욕장에서 “30일 출판기념회에서 전당대회(2월27일) 출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전대 핵심은 홍준표 재신임 여부가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2018년 말이 되면 경제가 더욱 어려워져 나라 살림이 거덜 나고 북핵 위기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1년 전 호소했는데 국민 80%가 나를 비난했다. 내가 했던 말이 현실화했고 옳은 말 하고도 당하는 건 옳지 않으니 홍준표 재신임 여부가 이번 전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부산 자갈치 시장을 방문한 홍준표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더 나아가 “경제에 좌파 이념을 심어 운용해서 문제다. 임기 내내 이런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여 나라 살림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안보 문제다. 경제 문제는 정권이 바뀌면 개선할 수 있지만 안보 문제를 이런 식으로 방치하면 다음 정권이 들어와도 바로잡기 어렵다. 문재인 정권이 올해 연말 전 무너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부울경(부산·울산·경상남도)도 내년 총선 때는 지금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경제는 어려운 게 맞지만 북핵 위기가 가시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홍 전 대표가 2018년 6월 직전 위장평화쇼를 부르짖을 때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80%였고 지금은 50% 초반이다. 홍 전 대표의 목에 힘이 들어가는 배경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에 대한 국민 시각이 달라진 게 당권과 대권 사이에서 어떤 처세를 할지 고민하게 된 계기인데 홍 전 대표는 “궁극적으로 내가 마지막 승부를 볼 것은 2022년 봄”이라며 결국 대권을 위해 당권 출마를 하는 것이 효율적일지 그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올 봄에 전대를 치르고 넘어가야 할지 전대를 건너뛰고 넘어가야 할지는 몇 가지 검토할 사항이 있다”면서도 “경제와 안보 상황이 어렵고 신재민·김태우·손혜원·서영교 사건을 보면 판이 뒤집어지는 상황인데도 한국당이 제1야당 역할을 하지 못 해 야당의 존재 가치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밝혀 출마로 기운 듯한 의사를 내비쳤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지자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는 홍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실 홍 전 대표와 김성태 전 원내대표의 한국당 지도부는 그야말로 투쟁력 갑이었다.

홍 전 대표는 “24년간 대여 투쟁에 앞장서다 보니 지도자 이미지는 없고 싸움꾼 이미지만 각인돼 있긴 하지만 2022년까지 기다리면 야당 존재 가치나 역할이 국민에게서 사라질 수도 있다”며 △대여 투쟁 강화가 부담스럽지만 △제1야당의 존재감 상실에 더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즉 현재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의 지도부가 대여 투쟁을 잘 못 하고 있다는 진단 아래 홍 전 대표는 “내가 여의도로 복귀하면 대여 투쟁 선봉장을 맡아 서민 경제를 살리고 안보 위기를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 국민이 더 이상 문재인 정권에 속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원외 당대표도 있지만 4.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로 원내 진출을 하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일 수 있다. 당권을 잡아 2020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지 국회로 진출해서 의원으로서의 권한을 통해 존재감을 발휘할지 결국 대권 주자로서 주가 상승에 어느 것이 더 도움될지 셈범이 작동할텐데 당권 출마에 더 기운 것이다. 25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것도 당권 행보로 보여진다.

홍 전 대표는 “한국당 내부 결속과 지역을 아우르는 인물 공천이 내년 총선의 핵심”이라며 재자 당권 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이어 무엇보다 “(당권 주자들의 출마를 만류하는) 김 위원장의 충정은 이해하나 당원이면 누구나 당 대표에 출마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손혜원 의원 사태와 관련 “언론에 나온 것이 사실이라면 단순한 부동산 투기가 아니라 국가 돈을 훔친 것이다. 최순실을 능가하는 범죄”라고 맹비난했다.

보수 암흑기에 대한 시민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 한국 사회가 친북 좌파로 흘러가게 된 계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다. 박근혜는 구속영장 실질심사 때 가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야 했다. 탄핵 이후부터 보수가 숨고 비겁하게 눈치 보게 됐다”고 답했다. 

어찌됐든 30일 홍 전 대표의 출마 여부가 확정될 것이고 이번주에 2.27 전대 대진표가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일단 차기 대권 주자 2위로 지지율이 높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29일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고, 강력한 경쟁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31일 본인 저서 ‘미래’의 북 콘서트를 개최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금으로서는 가장 유력한 황교안 전 총리를 견제하고 있는 김병준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위원장은 황 전 총리에 대해 △친박과 탄핵 프레임 작동 △낮은 당 기여도 등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었고 무엇보다 비대위는 고작 입당한지 한 달도 안 된 황 전 총리에 대해 당권 출마 자격이 없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당비 3개월분 이상을 납부해야 책임 당원 자격이 부여되고 그래야 출마할 수 있는데 전대는 한 달도 안 남았기 때문이다. 비대위가 특별 의결을 해줘야 출마 가능한데 유력한 황 전 총리에 대해 불출마를 강요하긴 어려워 보인다. 

빅3(황교안·오세훈·홍준표) 구도와 더불어 주호영·심재철·정우택·조경태·안상수·김진태도 이미 출마 의사를 밝혔고 이번주에 각각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전대에서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4명(여성 1명 무조건 포함)을 뽑는데 김광림·정미경·신보라·이은재·김정재·전희경 등 전현직 의원이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 선언을 했거나 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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