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현지 기자)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현대사회에서도 여성에게 명절은 여전히 반갑지 않다. 가족과 친지를 위한 과도한 가사 노동에 시달려야하기 때문이다.

전통적 가치관이 예전에 비해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하지만 명절에 받는 스트레스는 여전하다는 게 여성들의 입장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여성의 스트레스의 큰 요인은 제사 음식 준비(48.9%)라는 응답이가장 많았다.

제사 풍습이 성불평등한 문화라는 문항에 그렇지 않다 37.4%에 이어 보통이다 32.9%, 그렇다 29.7% 순으로 응답했다. 

최근 5년간 통계청에 따르면  이혼 건수가 명절 전후인 2·3월과 10·11월에 전달보다 평균 11.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혼 여성의 우울증 경험 수치도 기혼남성과 비교하여 1.5배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명절문화를 개선하자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구정은 음력으로 한해를 시작하는 첫날이다. 온 가족이 모이거나 가까운 친척을 만나서 음식을 서로 나누며 격려하고 정을 나누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화면)
(사진=연합뉴스TV 캡처화면)

그런데 왜 새해 첫날 아침부터 제사를 지내면서 시작해야 하는지. 이 제사 때문에 가사노동이 두 배로 늘어나고 여성들만 음식 만들기나 상차리기에 고생해야 하는데 어느 여성이 명절을 좋아하겠는가. 이 제사 문화는 언제 시작되었으며, 왜 지내게 된 것인지?

죽은 조상들 때문에 며느리들은 스트레스가 엄청나고  명절 때 이혼률 자살률이 증가하는데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이런 비합리적 전통 제사 문화를 이제는 개선하자.”라며 명절 제사로 인해 여성들의 가사 노동을 지적하는 글을 남겼다.   

이에 남성들도 명절에 마음이 편치 않은 건 마찬가지라는 반론이 조심스럽게 나타났다. 명절 음식은 물론 설거지 청소 등 뒷정리까지 도우면서도 아내의 심기를 살펴야 하는 것에 여성 못지않은 스트레스기 때문이다. 

특히 본가와 처가를 오가느라 명절 연휴 내내 운전에 시달렸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회사원 김부경(가명)씨는 “본가의 대구와 처가 목포를 오가느라 고속도로에서만 10시간 가까이 시달렸다. 그런데 그 긴 시간동안 아내의 불평불만까지 들어줘야 하니 차라리 명절이 없는 게 낫겠다.”라고 명절의 고통을 털어냈다.

이에 전문가들은 명절에 가사분담 불공평이나 여성들에게 명절에 과다한 노동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명절 스트레스의 상당부분은 부적절한 대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구로의 가정의학과 박OO 교수는 “명절에 남성들이 예전과 달리 여성의 일을 많이 분담하는데도 여전히 여성들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은 부적절한 대화법이 큰 요인이다.”며 “특히 가족 간에 지나치게 사생활 침해는 여성의 우울증 혹은, 불만을 가중시켜 이혼으로 이어질 수 있어 명절 가족 간에도 대화 규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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