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직접 공표한 트럼프
비건의 실무 협상 결과를 보고받고 바로 발표
베트남의 역사적 의미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차 북미 정상 회담의 장소가 베트남 하노이로 결정됐다.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트위터를 통해 가장 먼저 공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시간으로 9일 오전 9시40분 트위터를 통해 “우리 측 대표가 매우 생산적인 회의 후 막 북한을 떠났다”며 하노이에서 2차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의회에서 직접 날짜를 발표했고 이날 트위터를 통해 장소를 공개했다. (사진=백악관)

6일 오전 미국 의회 신년 연설을 통해 2월27일~28일 열릴 것이라는 날짜 공개가 있었고 이날 장소까지 픽스됨에 따라 막판 비핵화 실무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만족스럽게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당초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주 스페인 북한대사는 판문점에서 실무 협상(5일~8일)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적으로 평양에서 만났다. 그만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종 컨펌과 중간 보고의 용이성을 위해서 그런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실시간으로 협상 내용을 보고받고 그 프로세스에 따른 결과에 수긍한 것으로 예상된다. 

1차 회담은 한국 전쟁 이후 70여년의 적대 관계를 푸는 상징적인 의미만 있었다면 2차 회담은 당연히 구체적 성과물이 도출돼야 한다. 일단 자주 거론되는 시나리오로 북한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기술의 산실인 영변 핵 시설 폐기를 위한 사찰단의 검증을 수용하는 것이고 미국은 상응 조치로서 △연락사무소 개설·종전 선언·남북 경제협력에 국한된 대북 제재 예외 허용 등을 조치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조부인 故 김일성 전 주석이 1958년과 1964년 하노이에 두 차례 방문했고 무엇보다 베트남 자체가 미국과 전쟁을 치렀음에도 1995년 공식 수교를 맺었을 정도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한중일 만큼은 아니지만 베트남 역시 사회주의 개발 국가로서 경제 성장의 역사가 있기도 하다. 

2차 회담의 개최지로서 여러 의미가 있는 것인데 미국이 경호나 의전 문제로 베트남 다낭을 선호했던 것과 달리 하노이가 결정된 만큼 주고받는 협상 과정에서 양해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두 번째로 만나게 됐을 경우 어떤 성과물이 공개될지 주목된다. (사진=백악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각각 응웬 푸쫑 베트남 국가주석과도 사전 정상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났고 오후에는 청와대로 가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났다. 북미 실무 협상의 직전 직후에 한국 정부와 내용을 논의하는 것을 보면 미국의 이해관계는 한국 정부의 조율 과정을 거쳐서 북한에 제시된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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