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수소차’, 아직은 ‘전기차’…韓 전기차 보급 세계 5위, 수소차 세계 3위
"수소차도 좋지만 배터리경쟁력 뛰어난 전기차 전략 병행해야"
서울시, 전기차 사면 1350만원까지 보조금 준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사진=현대차 제공)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정부가 수소차 보급을 늘리겠다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내놓으며 수소차 지원을 전폭적으로 약속한 가운데, 국내 친환경 자동차 보급에서 아직까지는 전기차가 수소차에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은 전기차 보급에서 세계 5위, 수소차 보급에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국책연구소에서는 수소차 개발‧투자와 더불어 전기차 양산 전략도 병행해야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편, 서울시는 올해 전기차 1만3600대와 수소차 307대 등 친환경차 1만4천여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직은 전기차가 보급 앞서…韓 전기차 보급 세계 5위, 수소차 세계 3위

지난 달 30일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한 해 동안 3만2000대의 전기차를 보급했다. 이는 지난 7년간(2011~2017년) 실적의 1.2배 수준이다.

전기차는 2011년 338대 보급을 시작으로 연 평균 두배 씩 보급되면서 현재는 총 5만7000대가 운행되고 있다.

그동안 환경부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2기 이상씩 급속충전기를 설치하고, 보조금 체계를 개선해왔다. 지난 2017년 기준 전기차 100대당 급속충전기 수는 중국이 8.8기로 가장 많고 한국과 일본이 각각 7.0기, 독일이 3.5기 등이다.

우리나라 전기차 보급은 지난해 보급대수 기준으로 세계 5위에 오를 것이라고 환경부는 전망했다. 중국이 38만5000대로 가장 많은 전기차를 보급했고, 미국 14만대, 노르웨이 3만8000대, 프랑스 3만1000대, 한국 2만9000대, 독일 2만7000대 순이다. 누적으로는 5만4690대로 세계 8위,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은 2.4%로 4위 수준이다.

수소차도 지난 5년간 실적의 4배인 712대가 보급돼 현재 총 889대가 운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수소차 보급은 연간 보급대수 기준으로 미국과 일본에 이어서 세계 3위다.

수소충전소도 3개가 추가돼 현재 14개소가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일본, 독일, 미국 다음으로 많다.

지자체별로는 제주도가 지금까지 약 7000대로 가장 많이 보급했고, 이어 서울시 5600대, 대구시 4700대, 경기도 3700대, 경상북도 1200대 순이다.

서울시 마포구의 한 전기차 충전소 시설 (사진=우정호 기자)
서울시 마포구의 한 전기차 충전소 시설 (사진=우정호 기자)

"수소차도 좋지만 배터리경쟁력 뛰어난 전기차 전략 병행해야"

이 가운데, 수소차 개발‧투자와 함께 전기차 양산 전략도 병행해야한다는 국책연구소의 제언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의 이항구 선임연구위원과 윤자영 연구원은 7일 '구미(歐美)의 미래차 주도권 확보 경쟁 가속화와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현재의 글로벌 시장상황과 한국의 배터리 경쟁력을 고려해 전기차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 완성차업체가 수소전기차 양산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수소전기차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점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산업연구원 측은 전기차 시장이 상용화 10년만인 2019년에 하이브리드자동차 판매를 추월하며 급성장세를 유지해나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쟁기업들은 2022년까지 100종 이상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선두급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들어 자동차 산업에서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정부가 자동차부품산업 구조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2조원의 미래차 연구개발 자금지원을 밝힌 것과 관련해 "수요자인 자동차업계의 수용력이 부진할 경우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렵다"며 국내 협력업체들도 원가절감보다는 혁신역량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또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시장 다변화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선진시장의 변화에 순응할 수 있는 역량배양이 필요하다"며 "내연기관 기술도 중요하지만 전기동력·자율주행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는 담보할 수 없다"고도 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 전기차 사면 1350만원까지 보조금 준다

한편, 서울시는 전기차와 수소차 구매자에게 각각 1350만원, 350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노후 경유차의 폐차를 유도하고 올해 전기차 1만3600대와 수소차 307대 등 친환경차 1만4천여대를 보급하기 위해 구매보조금 신청 접수를 11일부터 받는다고 10일 밝혔다.

서울시에 주소를 둔 개인이나 서울에 사업장이 있는 법인이나 단체, 기업, 공공기관이면 모두 신청할 수 있다. 시는 이번 1차 지원을 통해 전기차 4964대(승용차 3620대, 화물차 444대, 이륜차 900대), 수소차 58대를 보급할 계획을 세웠다.

시는 이번에 이어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올 하반기에 2차로 보조금을 지원해 올해 총 전기차 1만3600대(승용차 9055대, 전기택시 3000대, 화물차 445대, 대형버스 100대, 이륜차 1000대), 수소차 307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친환경차 구매보조금은 전기 승용차의 경우 대당 1206만~1350만원, 전기 이륜차(경형 모터바이크) 200만~230만원, 수소차는 차량 가액의 약 50%인 3500만원이다.

구매 보조금 외에도 전기차와 수소차에는 각각 최대 530만원과 660만원의 세금 감면, 공영 주차장 주차료 50% 감면,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100% 면제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앞서 시는 2022년까지 전기차 8만대, 수소차 3천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에 등록된 전기차는 1만1428대, 수소차는 84대다.

시는 지난 10년 동안 보급된 대수보다 더 많은 1만4천여대를 올해 보급해 서울에 총 2만5천여대의 전기차·수소차가 다니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기차와 수소차 이용자를 위한 기반시설도 확충한다. 서울에 현재 721기가 있는 전기차 공용 충전기를 294기(급속 144기, 완속 150기) 더 설치해 올해 연말까지 총 1015기를 구축할 예정이다.

수소차 충전소도 현재 운영 중인 상암충전소와 양재충전소의 하루 충전 능력을 최대 80여대까지 향상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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