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과 5당 지도부 동행
2차 북미 정상회담 앞둔 중요한 시점
미국 의회 주요 관계자 면담
한국당의 비핵화 5대 원칙 전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당초 국회 정상화가 안 된다면 방미 일정에 합류할 수 없다고 했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분위기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5당 지도부가 모두 미국에 가게 됐다. 작년 7월에도 5당 원내대표가 방미했지만 이번에는 국회의장 주도로 5당 지도부가 가는 것이고 무엇보다 오는 27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4당 지도부(이해찬·김관영·정동영·이정미)는 10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에 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방미에 임하는 입장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후에 별도로 출국했다. 

문희상 의장과 이해찬 대표가 출국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 방미의 형식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이 선임된 이후 정식 초청을 받아 가는 것인데 양당제인 양국 체제에서 제1야당인 미국 민주당과 한국당이 만나 집권 정부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 자체가 큰 관심거리다. 

자연스럽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각 당 위원들(강석호·이수혁·김재경·정병국)도 동행하게 됐다. 

총 일정은 10일~14일 4박5일이지만 이동 시간을 제외하면 3일 정도 되는데 비핵화 관련 회담은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면담 △한반도 문제 전문가 초청 간담회 △펠로시 하원의장 면담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민주당) 면담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면담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공화당) 면담 △제임스 리시 상원 외교위원장(공화당) 면담 등이고, 그 외 행사는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기념비 헌화 △워싱턴 한인 동포 만찬 △뉴욕 한인 동포 간담회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설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홍진 의장 유족들 오찬 △LA 교포 초청 만찬 등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의장과 여야 지도부가 워싱턴에 있는 주미 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본적으로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북한의 비핵화를 유인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의 인센티브 차원에서 부분적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핵 리스트 신고 및 검증을 포함 가시적인 비핵화 로드맵이 확실히 나와야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영변 핵 시설이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제거 등으로는 부족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핵 리스트 신고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대북 제재나 한미 군사적 조치의 태세를 조금도 양보하면 안 된다는 강경한 주장을 하고 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 기자간담회를 따로 개최한 나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 기자간담회를 따로 개최한 나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나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11일부터 14일까지 몇 가지 일정은 국회의장단과 동행해서 진행하게 된다. 몇 가지 일정은 우리 당 방미단만 (단독으로) 활동하게 된다. 그래서 (한국당) 방미 대표단 중에서 일부 의원들이 추가 합류하기로 했다. 한국당 의원들만 하는 방미 활동에는 의회 지도자 그리고 정부 관료 등 주요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미리 모든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가 미국 조야에 전달할 한국당 비핵화 협상의 원칙 5가지는 △핵 리스트 신고와 검증을 전제한 실효성 있는 비핵화 △주한 미군 및 한미 군사훈련은 한미 동맹 문제이므로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가 아님 △종전 선언은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을 전제로 해야 함 △현존하는 북핵 위협에 대한 대북 억제력과 대응 태세가 해이해져서는 안 됨 △제대로 북핵 폐기시 전폭적으로 대북 지원할 것 등이다.

이런 원칙을 전달하게 될 한국당을 비롯 우리 정치권의 목소리가 미국에서 어떻게 전달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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