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출점 과하게 내주고 폐점은 위약금 겁박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중재
가맹점주협의회는 CU 본사 협상 불성실
과다 경쟁이 문제
최저수익보장제로 과다 출점 예방
피해 점주들의 생생한 증언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이 숙연해졌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편의점 프랜차이즈 BGF 리테일을 믿었던 CU 점주들의 배신감과 고통이 너무나 절절했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정론관에 홍대선 점주(충북 음성군 금왕광신점)와 한승진 점주(서울 관악구 관악해피점)가 방문해서 하소연을 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를 만들고 사회적 약자들의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우 의원은 이들을 국회로 불렀다. 

홍대선 점주는 CU 점포를 운영하면서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호소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도저히 못 참고 벗어나고 싶더라도 덫으로 작용하는 위약금 때문에 최근 CU 점주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에 민주당이 중점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게 우 의원의 설명이다. 

홍 점주는 “경력 단절 후 맞벌이를 고민하다 CU의 점포 개발 노하우를 신뢰하고 오픈했다. 사실상 임대료가 0원이라도 수익이 나지 않는 점포임에도 개발 직원은 월 250만원 이상의 수익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 매출 50만원 정도다. 1년 2개월을 하루 12시간씩 일했으나 현재까지 4000만원을 손해봤다”고 외쳤다. 

이어 “점포 개발의 중점을 타 브랜드 보다 먼저 출점해 상권을 선점하는 것에만 두어 그에 따른 손해는 고스란히 점주가 부담하고 위약금에 묶여 폐점조차 못 하고 있다. 상권의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는 본사가 직접 해야 함에도 본사의 위험 부담을 모두 점주가 떠안아야 한다. (오죽 스트레스가 심했으면) 오픈 2개월 후 유방암 검사에서 결절 1개가 발견됐다. 최근 검사에서는 5개로 늘어났다”며 울먹였다. 

한승진 점주는 상생을 강하게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한 점주는 저매출의 고통에 시달리다가 작년 11월12일 폐업했다. 

즉 “본사 개발 직원이 일 매출 150만원과 월 250만원 이상 수익을 보장했음에도 고작 하루 매출 60만원이었다. 하루 14시간 이상 근무해도 개점 후 적자 누적으로 매월 150만원을 대출해야 했다. 하루 17시간씩 일하다 쓰러지기도 하고 이명 후유증에 시달렸다. 계약할 때 개발 직원은 위약금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했으나 실제 위약금은 약 1900만원에 재고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는 것이다. 

사실 2012년 동일 브랜드 편의점에 한해서 250m 출점 제한 규정(상생협약과 가맹사업법 개정)이 마련됐는데 2년 후 박근혜 정부 때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이 규제를 해제했다. 이후 5년간 죽음의 경쟁이 지속됐고 개별 점주들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본사는 출점을 내주는 족족 이익으로 남는다. 실제 CU 본사는 2007년에서 10년 동안 전체 점포 수가 3.4배 증가했고(1만2372개) 매출액은 3.6배 영업이익은 7.4배 올랐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날 기자회견을 잡아준 우원식 의원. (사진=박효영 기자)

우 의원은 “점주는 빈곤해지고 본사만 살찌우는 구조”라고 표현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CU가맹점주협의회는 피해 점주들과 함께 본사에 사회적 대화를 요구했고 △폐점 위약금 철폐 및 한시적 희망 폐업 시행 △최저수익보장제 확대로 무분별한 출점 제한 △지원금 명목으로 한 24시간 영업 강제 폐지 △최저임금 인상분 분담 등 4가지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본사가 움직일리 없으니 점주협의회는 국회에 중재를 요청했고 작년 11월부터 을지로위원회가 개입했다. 점주들은 ‘CU 점포 개설 피해자 모임’을 결성하고 서울 강남구 본사 앞 노숙 농성은 11월29일부터 시작됐다. 

박재구 CU 대표이사는 민주당의 중재로 농성장을 찾아 “본사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겠으니 지켜봐 달라. 향후 본사도 국회에 중재해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점주들은 말 뿐이라고 증언했다. 특히 본사는 점주들과 상의 한 마디 없이 일방적으로 상생 방안을 언론에 배포했다. 
     
그 일방적인 상생 방안이 발표되는 과정에서 △일방적이고 △수익배분구조에 대한 실질적 개선이 없었고 △지연과 방관으로 일관하다가 협상을 결렬시켜왔고 △협상 중 점주협의회를 배제하고 개별 점주에게 2017년과 동일한 상생안에 서명할 것을 종용함 등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소들이 많다는 게 점주들의 판단이다. 

본사 측은 점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수 백억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분의 50% 보전 등 점주들의 과도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편의점 빅3 매출 비교 분석 자료를 설명하고 있는 우 의원. (사진=박효영 기자)

다음은 기자회견장 밖에서 기자와 만나 진행한 한 점주와의 일문일답이다. 

Q : 본사가 처음과 끝에 말이 어떻게 다른가?
A : 
처음에 하루 50만원 수익을 보장한다고 했지만 나중에 실제로 매장을 운영할 때는 2년 내내 평균적으로 60만원에서 65만원 적자를 봤다. 폐점하면서 과도한 위약금이 부당하다고 했지만 본사는 담당 직원 개인의 일탈로 사업계획서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거나 잘 몰랐다는 식으로 계속 넘기고 넘긴다. 

Q : 흔히 프랜차이즈 본사가 유통 마진 또는 로열티로 점주들을 괴롭힌다고 하는데 CU는 어떤가?
A :
2년 동안 운영해봤는데 분명 유통 마진으로 많이 해먹고 있으면서 본사는 전혀 그런 게 없다고 말하고 영업 기밀인데 이걸 왜 공개하냐고 이런 식으로 나온다. 

Q : 가맹점주협의회의 노력으로 미스터피자 본사와 가맹점주의 대타협 성공 사례가 있다. CU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A : 
지금도 본사가 있는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농성하고 있고 80일이 되어가고 있다. 미스터피자나 파리바게트 분들이 많이 오셔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미스터피자는 힘든 과정을 거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들었다. 지금 날씨도 추운데 야외 농성하느라 정말 춥고 힘들다. 저희도 좋은 결과를 봤으면 정말 좋겠다. 

Q : 농성하는 분들의 요구사항은 다 같은 건가?
A :
가장 중요한 건 사실 상생하자는 것이다. 카드 수수료가 인하됐고 최저임금이 올랐다. 본사가 수수료 인하분을 나누고 최저임금 인상분을 점주에게 다 떠넘기지 않으면 된다. 지금은 점주에게 다 떠넘기는 구조다. 그러지 말고 예를 들면 50대 50으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상생 요구를 본사가 전혀 귀담아 듣지 않고 있다. 

Q : 본사가 언론 플레이만 하고 실제 점주들에게는 전혀 진정성을 안 보이는 건가?
A : 
협의회에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거기서 협상 결렬을 하네 마네 이런 식으로 본사가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다. 

Q : 편의점은 매출이 안 나오더라도 야간 영업이 강요되지 않는가?
A :
점주들이 야간 영업을 안 하더라도 본사는 손해 하나 없다. 점주들만 힘드니까 어쩔 수 없이 야간 영업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서 24시간 영업이었는데 19시간으로 단축한다면 그 핑계로 로열티에서 더 많이 가져가는 식으로 본사는 전혀 손해를 보지 않는다. 

Q :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등 다양한데 CU만이 보이는 갑질 특성이 있을까?
A :
점주들에게 와닿는 것은 전기료일 거다. GS는 매달 100% 전기료를 지원해주고 있는 걸로 안다. 근데 CU는 아직도 30%만 지원해준다. 이런 전기료를 포함해서 하나하나 작은 것까지 CU는 상생 지원부터가 다르고 점주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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