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의 기적㉗] ‘6년’ 선고 ·· 보복까지 암시한 ‘박상준’에 적절한가? 
[윤창호의 기적㉗] ‘6년’ 선고 ·· 보복까지 암시한 ‘박상준’에 적절한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2.13 2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법원 양형위 기준 넘어서 엄한 선고 맞아
허나 사회적 파장과 박상준의 죄질 불량
똑같은 죄목에 7년 선고 판례 있어
보복, 부인, 노골적인 형량 낮추기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故 윤창호씨의 목숨을 앗아갔고 배준범씨(24세)를 상해한 음주운전 범죄자 박상준씨(28세)에 대해 1심 선고가 내려졌다. 징역 6년이었다. 당초 검찰이 징역 8년에서 10년으로 수정했을 정도로 박씨에 대한 죄질 불량은 심각했기 때문에 국민 여론은 너무 가볍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윤창호씨의 부친 윤기현씨(55세)는 항소 의사를 밝혔고 담당 검사도 뜻을 받아서 항소하기로 했다. 

김동욱 판사(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형사4단독)는 13일 11시20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로 구속 기소된 박씨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했고 “많은 양의 술을 마신 후 일행까지 태우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운전을 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 정도가 매우 중하고 그 결과도 중대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난 1월11일 두 번째 공판이 끝난 뒤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 하고 눈물을 흘린 윤창호씨 모친 최은희씨(52세)와 윤기현씨(55세)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박씨의 변호를 맡은 이민 변호사(법무법인 창과방패)가 그토록 주장해왔던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적용(형량 감소를 위해 음주운전이 아닌 운전 중 동승자와 한 애정행각이 참변의 원인이라 강조)에 대해 김 판사는 “받아들이지 못 한다”고 일축했다.

판단 근거로는 “사고 전 블랙박스 영상 등을 보면 술에 취해 말투가 꼬이고 차선 이탈도 이뤄졌다. 음주로 인해 운동 능력 저하 등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로 보이기 때문에 기존 혐의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당연히 이날 법정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윤창호씨의 친구들과 가족들은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판사가 양형을 입 밖에 꺼낼 때 울음 소리도 들려왔다. 한 마디로 “국민 법 감정”에 미치지 못 하는 판결이라는 것이다. 

윤기현씨는 재판이 끝나고 기자들에게 “윤창호법은 (소급) 적용되지 않지만 이 사건 판례가 국민적 관심이 많은 상황에서 6년이 선고된 것은 사법부가 국민 정서를 모르고 판결한 것이 아닌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 부분은 검찰에서 조치한다고 하니 앞으로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인 경각심을 일깨우는 판결이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거기에는 미흡했다. 우리 창호가 눈을 감지 못 하고 떠나 안대를 씌워 보냈는데 엄중한 판결이 나왔으면 면목이 있었을 것”이라고 풀어냈다.

(사진=박효영 기자)
윤창호씨의 친구들은 모교였던 고려대학교에서도 윤창호법 제정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사실 법률의 형량 범위는 1년~30년 이상이지만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 기준은 1년~4년6개월이라 박씨에 대한 선고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난 1월8일 이성율 판사(수원지법 형사2단독)는 음주 상태로 고속도로 역주행을 해 택시기사(중상해)와 승객(사망) 총 2명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끼친 범죄자 노씨(28)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바 있다. 박씨와 똑같은 죄목이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노씨는 △고속도로 역주행·1명 사망 1명 중상해 박씨는 △신호대기 중이다가 90도 가까이 급 좌회전·1명 사망 1명 상해 등의 중대한 피해를 야기했다. 

박씨에 대한 엄벌 요소는 이런 게 있다. 

박씨는 △구속될 때까지 단 한 번도 유족을 찾아가 사과한 적이 없고 △병원 입원 중에 보험금을 타서 무슨 쇼핑을 할지 사용 계획을 이야기하거나 △유족 측의 경찰 조사 소식을 듣고 사회적 관심이 잦아들고 재판이 종료되면 문제를 삼겠다(검사 표현으로 보복)는 내용으로 지인들과 문자 상의를 했다.  

2018년 10월12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박상준씨는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서 디지털 포렌식 결과가 나오자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캡처사진=SBS)

하지만 결과적으로 노씨보다 경한 형이 선고됐다.

김 판사는 “양형 기준을 벗어나서 형벌을 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지만 양형 기준이 하나의 사고로 여러 명이 다친 경우를 반영하지 못 하고 있고 음주운전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성숙해 엄중한 형벌은 불가피했다”고 했음에도 재판 과정에서 이 변호사가 노골적으로 교특법 적용을 주장한 점이나 박씨가 검찰 디지털 포렌식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기억이 안 난다는 식으로 부인 일변도였던 이러한 괘씸했던 대목들은 제대로 참작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윤창호씨 친구들은 국회를 찾아 다니면서 직접 윤창호법 발의를 주도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윤창호씨 친구들은 국회를 찾아 다니면서 직접 윤창호법 발의를 주도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한편, 윤창호법을 대표 발의했던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많이 아쉽다. 윤창호법의 영향으로 과거보다 형량이 강화됐지만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오기에는 부족하다”며 “윤창호법 제정 이후 검찰과 법원의 간부, 연예인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음주운전이 계속 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앞으로 윤창호법이 적용되는 가해자는 보다 엄격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평균적으로 볼 때 좀 강화된 것 같긴 한데. 아쉬운 점이 있다. 좀 더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 예방을 위한 윤창호법 2를 준비 중인데 제대로 해서 음주운전 근절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