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27년 만에 택배비 인상…파급 효과는?
CJ대한통운 27년 만에 택배비 인상…파급 효과는?
  • 우정호 기자
  • 승인 2019.02.2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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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대한통운 제공)
(사진=CJ 대한통운 제공)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다음달부터 기업고객 택배비를 평균 100~200원 인상하는 안을 두고 기업들과 협의 중이다.

기업택배는 쇼핑몰, 홈쇼핑 등을 통해 주문받는 택배로 국내 택배 전체 물량의 95%다. 건당 5000원에 배송하는 개인택배 가격은 동결한다.

27년 만의 택배비 인상에 택배업계 2, 3위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택배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입장이 됐다. 아울러 택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홈쇼핑 등 유통업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택배비 인상인상이 확정되고 나면 열악한 근무환경에 놓였던 택배기사들에게도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 CJ대한통운, 27년 만에 택배비 인상

CJ대한통운이 택배비를 올리기로 한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다.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국내 택배비는 30년 가까이 하락세를 이어왔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가 택배비 인상을 앞두면서 2, 3위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택배도 인상을 고려 중인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홈쇼핑과 쇼핑몰 등 기업고객과 택배비 인상을 협의하고 있다. 다수의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은 소비자에게 택배비로 2500원을 부과하지만 실제로 기업은 택배사에 1800~1900원을 지급해왔다.

CJ대한통운은 “기업택배가 전체의 95%에 달하고 5%에 해당하는 개인물류는 기존 5000원을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당장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일부 물류 중 특수화물에 대해서는 1000원 정도가 더 부과되는 것도 있지만 이는 전체 물류의 1% 미만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번 택배가격 인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바닥을 친 택배비가 드디어 정상화된다”는 평가가 많다.

1990년대 초 등장한 국내 택배산업의 당시 택배비는 건당 5000원이었다. 그간 업체간 과열경쟁으로 약 30년이 지난 지금 택배비는 건당 2500원으로 절반이다.

가격이 점점 하락할 동안에도 택배 물동량은 꾸준히 늘었다. 1992년 연간 1000만 상자에서 지난해 25억 상자로 늘었다. 택배산업 규모도 5조6673억원으로 커졌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1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택배산업 구조는 비정상적인 부분이 많았다. 일부 도서 지역을 제외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택배비와 서울에서 일산까지의 택배비도 동일한 기형적 구조였다.

이 때문에 시장 점유율 48%를 차지하는 CJ대한통운의 지난해 택배부문 매출은 2조3755억원이지만 영업이익률은 1%대에 불과하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부터 ‘제값 받기’ 정책을 시행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실제 물품 크기와 중량에 맞춰 택배비를 다르게 책정하는 체적확인 시스템(ITS)을 물류센터에 도입했다. 쌀, 매트리스 등 무겁고 부피가 큰 택배에는 그에 맞는 추가 비용을 내게 한 것.

개인택배를 CJ대한통운 온라인으로 신청할 경우 1000원을 할인해주던 정책도 다음달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CJ대한통운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다른 업체도 택배비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인건비 인상 등 고정비용이 크게 늘었는데 아무도 가격을 못 올리고 있었다”며 “택배산업은 성장하지만 운임은 점점 내려가는 비현실적 상황이 오래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택배업계는 당장 소비자 부담이 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상위 3개사가 택배비를 인상하면 장기적으로 소비자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바로 택배비를 인상하지는 않겠지만 무료배송 기준 가격을 올리거나 장기적으로 택배비 부담을 높이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업체 (로고=각 사)
홈쇼핑 업체 (로고=각 사)

택배비 인상에 유통업계 '촉각'홈쇼핑 영향 클 듯

물류업계 1위 업체 CJ대한통운이 다음달부터 기업고객 택배비 평균 100~200원 인상을 고려하자 배송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유통업계는 CJ대한통운의 가격인상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기업고객 택배비를 평균 100~200원 인상하고 최근에는 홈쇼핑, 쇼핑몰 등 기업들과 택배비 인상 협의에 들어갔다. 유통업계는 CJ대한통운이 택배업계 1위업체인 만큼 타 업체들도 연이어 택배비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택배비 인상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곳은 배송비를 스스로 부담하면서 무료배송 서비스를 하는 유통업체들이다.

대표적으로 홈쇼핑 업계다. 홈쇼핑 업계는 대부분 구매금액에 상관없이 무료배송을 한다. 반품도 무료다. 판매자가 배송비를 부담하는 오픈마켓과 달리 배송비도 홈쇼핑 업체가 부담한다.

홈쇼핑 업계는 100~200원 인상이 택배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경우 연간 최대 수십억원 이상을 더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협상에 따라 연간 계약을 하는 만큼 택배비 인상분이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는다는 게 홈쇼핑 업계 입장에서는 위안이다.

오픈마켓 등을 판로로 이용하는 중소사업사들도 꽤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G마켓 등 오픈마켓의 경우 통상 판매자가 배송비를 부담하기 때문에 배송비 인상과 큰 연관이 없다.

그러나 오픈마켓에서 물건을 파는 중소 사업자의 경우 배송비 인상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다만 대부분 인터넷몰 사업자들이 택배회사에 1건에 1800원 정도를 지급하면서, 소비자들에게는 2500원을 받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또 일부 직매입을 하면서 배송은 위탁운영을 하는 티몬(신선식품), 마켓컬리, 대형마트 등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이들 역시 취급하는 물품의 수량이 대단히 많기 때문에 인상분 100~200원이 모두 적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의 경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모두 무료배송 최소 구매금액이 4만원으로 설정돼 있어 100~200원이 인상되더라고 부담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의 경우 대부분 물량을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 대부분 물건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쿠팡은 일부 품목에 한 해 위탁배송을 한다. 대부분의 물량은 쿠팡맨과 쿠팡플랙스가 담당한다. 따라서 쿠팡은 대한통운의 배송비 인상이 타 업체까지 번지더라도 영향이 가장 적은 업체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대부분 기업은 그래도 협상력이 있기 때문에 인상분을 100% 적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협상력이 없는 중소업체들의 경우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CJ 대한통운 제공)
(사진=CJ 대한통운 제공)

27년 만의 택배비 인상..기사에 혜택 얼마나 돌아갈까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27년 만에 가격 인상에 나섬에 따라 택배기사에게 돌아갈 실질적인 혜택이 얼마나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CJ대한통운 택배 한 상자 배송 시 택배기사가 수수료로 받는 비중은 약 55%다.

구체적으로 구분하면 고객들이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배달 기사가 40.2%, 물류창고에서 물건을 태워 배송을 위한 터미널로 이동하는 집화 기사가 14.6% 정도를 받는다.

각 허브와 지역 터미널로 택배를 이동하는 간선 기사는 10.7%, 상하차·분류 인력은 9.4%를 차지한다. 나머지 중 22%는 임대료와 각종 비용을 비롯한 운영비로, 3.1% 정도는 회사의 이익으로 돌아간다.

현재도 이 비중은 크게 변함이 없다. 다만 회사이익 비중이 1.5% 수준으로 줄었고, 이 비용이 운영비 등으로 나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과연 택배기사가 어느 정도의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느냐다.

배달 택배기사들은 하루 평균 250박스의 택배를 배달하며 한 달 25일 가량을 근무한다. 박스당 평균 100원의 인상이 유력하다는 것에 비춰 개당 40원씩을 더 받게 되면 산술적으로 월평균 25만원 가량의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한 번에 물량을 모아서 소화해 더 많은 배송이 가능한 집화 기사 역시 박스당 14.6원을 더 받게 된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 1000박스를 배송한다고 가정하면 약 37만원을 더 받게 된다.

100원 인상 시 간선 기사는 개당 10.7원, 상하차·분류 인력은 9.4원의 임금 인상이 가능하며, 회사 측의 이익은 개당 1.5원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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