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타고 떠난 ‘김정은’ ·· 협상은 끝까지
열차타고 떠난 ‘김정은’ ·· 협상은 끝까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2.25 0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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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안 타고 오래 열차타는 이유
중국을 거쳐 베트남으로
실무 협상팀은 막판까지
실무진들의 면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미리 베트남으로 향했다. 이동수단은 특별 열차였다. 

북한 당국은 24일 18시 김 위원장의 출발 소식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정확히는 23일 17시에 떠났다. 비행기가 아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아직도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23일 21시반 북중 접경 지역인 단둥을 넘어 24일 13시에 톈진에 다다랐다.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는 아직 이틀 넘게(27일)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들려서 갈지 바로 베트남 하노이로 갈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했다는 기사를 사진과 함께 1면에 게재했다. 사진은 평양을 출발하기 위해 전용열차에 올라타 손을 흔드는 김 위원장의 모습.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했다는 기사를 사진과 함께 1면에 게재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본적으로 김 위원장은 북미 접촉을 앞두고 협상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중국을 활용해왔는데 이번에도 미국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경유해서 최종 조율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비행기로 5시간이면 될 것인데 60시간 열차행을 택한 정치적 노림수가 무엇일까. 그것은 △선대 지도자(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가 열차를 타고 베트남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는 점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중국 비행기를 빌려 타지 않아도 된다는 점 △열차로 이동하는 동선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하노이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부터 트럼프 대통령까지 제재 완화를 직접 거론하고 있는 상황에서 막판 실무 협상팀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하노이에서 20일부터 나흘째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하노이 선언문에 들어갈 문구를 조율 중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으로 이동한 경로. (자료=연합뉴스 제공)

양측 협상단의 면면을 살펴보면. 

김 특별대표는 영어에 능통한 핵 전문가로서 실무 협상을 총괄 책임지고 있다.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은 비핵화 협상 초반부터 중책을 맡아왔고 현재 김 위원장에 주요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박철 아시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유엔에 주재하는 외교관으로 미국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에 전문성이 있다.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 직무대행도 마찬가지다.

비건 특별대표는 포드사 부회장 출신으로 협상의 귀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기업인 출신으로 비핵화 협상에 전문성이 별로 없다고 여겨졌는데 스탠포드 대학 특강을 통해 핵 리스트와 로드맵을 상세하게 설명해서 얼마나 깊게 이해하고 있는지 증명해냈다. 알렉스 웡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부차관보는 법조인 출신으로 종전 선언이나 평화협정 등을 담당하고 있다.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보좌관은 미국 실무진 중에서 남북 문제를 가장 오래 다뤄왔다.

북미 협상단은 이미 폐기 절차에 돌입한 풍계리 핵 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에 대한 검증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만큼 북한의 비핵화 조치는 건건마다 사찰이 전제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22일(현지시간)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이 베트남 하노이 정부게스트하우스에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숙소인 파르크 호텔로 가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22일 김혁철 대미특별대표와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이 베트남 하노이 정부게스트하우스에서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의 숙소인 파르크 호텔로 가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현재까지 미국의 상응조치로 △인도적 지원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종전 선언 △평화협정 협의체 구성 등이 거론되고 있고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카드로는 △영변 핵 시설 폐기 △핵 동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일부 폐기 등이 제기되고 있다. 

정설로 굳어진 영변 폐기와 더불어 미국이 뭔가 플러스 알파를 원하기 때문에 제재 완화에 군불을 지피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1단계 핵 리스트 신고 △리스트 검증 및 폐기 등일 가능성이 있다. 제재 완화와 핵 리스트가 부분적으로라도 언급된다면 그야말로 빅딜 중의 빅딜이다. 물론 북미가 상호 교환해야 할 것들을 언제 어떻게 이행할지에 대한 로드맵 역시 합의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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