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지난해 12월 복원 공사를 착공 할 예정이었지만 기약이 없는 실정이다.

[중앙뉴스=박미화 기자] 경북 경주시가 추진 중인 630억원 규모의 동궁과 월지 복원 사업이 유네스코(UNESCO)의 반대로 중단된 것이 밝혀졌다. 

(사진=베타뉴스 제공)
동궁과 월지 복원 사업이 유네스코(UNESCO)의 반대로 중단된 현장(사진=베타뉴스 제공)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산지구 내의 완전한 기록이 없는 문화재 복원을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때문에 동궁과 월지 복원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지난해 11월 동궁과 월지의 복원이 ‘세계유산 협약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86조)에 어긋난다며 복원에 대한 반대 의견을 경주시와 문화재청에 각각 통보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운영지침 86조는 “복원은 완전하고 상세한 기록에 근거할 때만 수용될 수 있으며, 절대 추측에 근거해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곳 동궁과 월지는 신라시대 왕자들이 이용하던 건물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신라시대 목조 건축물 뿐만 아니라 당시 건축물의 형상을 담은 그림이 남아 있지 않다. 

이를 감안하면 정확한 고증을 통한 완벽한 복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유네스코는 지난 2000년 11월 월성지구(동궁과 월지 포함) 등으로 구성된 경주역사유적지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유네스코에서) 세계유산지구 안에서 복원이라는 자체가 맞지 않다. 복원이 정당하지 않다는 식으로 통보가 왔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네스코의 복원 반대 의견이 지난해 11월 경주시에 통보된 후 동궁과 월지 관련 입찰(책임감리 용역, 재현공사 2건)이 전격 취소됐다. 경주시는 당초 지난해 12월 복원 공사를 착공 할 예정이었지만 기약이 없는 실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동료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가 동궁과 월지 복원에 대해 고증자료가 미약하다고 하여 반대를 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또 “문화재청이 동궁과 월지의 복원을 승인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아니다”며 “세계유산지구에 있기 때문에 유네스코 협의에 따라야 한다는 조건을 붙여 조건부로 승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고증자료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경주시는 동궁과 월지를 복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경주시는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오는 2025년까지 국비 441억원과 시비 132억원, 도비 57억원 등 630억원이 투입되는 동궁과 월지 복원을 포함 시켰다.  

한편, 경주시는 지난해 11월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조달청)에 입찰 공고명을 복원이 아닌 ‘동궁과 월지 재현 공사’라고 적시했다.  사전상 △복원은 ‘원래대로 회복한다’ △재현은 ‘다시 나타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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