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의 ‘안간힘’ ·· 프리즌 브레이크
양승태의 ‘안간힘’ ·· 프리즌 브레이크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2.27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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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심에서 검찰 맹비난
없는 걸 만들어냈다
사법농단 연루의 관점
구체적 반박없이 법원 몰이해 주장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어떻게든 구속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끝내 감옥에 갇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구속된 이후 피의자의 권리 수호자가 됐다. 대법원장 재임 시절에는 무관심이었지만 감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 한다.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5부(박남천 부장판사)에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보석 심문이 열렸다. 양 전 대법원장은 한동훈 3차장 검사(서울중앙지방검찰 사법농단 수사팀)가 이끌었던 검찰 수사를 맹비난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수의가 아닌 정장을 입고 출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수의가 아닌 정장을 입고 출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양 전 대법원장은 “흡사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이 (검찰이) 300여 페이지 되는 공소장을 만들어냈다.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무소불위의 검찰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무기는 호미자루 하나도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전에 준비해놓은 원고도 없이 양 전 대법원장은 13분 동안 검찰을 비난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수의가 아닌 정장을 입었다. 

양 전 대법원장에 따르면 본인 수감방을 지나가던 한 수감자가 “대한민국 검찰 참 대단하다. 우리는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어서 법원을 하늘처럼 생각하는데 검찰은 법원을 꼼짝 못하게 하고 전 대법원장을 구속까지 시켰으니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그 사람들 이야기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검찰은 별 형사적 문제가 될 게 없다는 법원의 자체 조사에도 불구하고 영민하고 목표 의식에 불타는 수 십명의 검사를 동원해 법원을 이잡듯이 샅샅히 뒤졌다. 거의 20여만 페이지에 달하는 증거 서류가 내 앞을 장벽처럼 가로막고 있다. 그 20여만 페이지를 책 몇 권을 두기도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 검토한다는 것은 아마 100분의 1도 제대로 검토 못 하는 불가능한 일이다. 형평이나 공평이 없는 재판 절차는 정의가 실현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차 “재임 기간에 있었던 일 때문에 벌어진 사태에 대해서 정말 마음이 아프고 책임을 면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속은 부당하고 구속될만큼 죄를 짓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즉 “사실을 왜곡하는 것까지 전부 용납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이 법원 재판의 프로세스에 관해서 이렇게 이해를 잘 못 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재판 하나 하나마다 결론을 내기 위해 법관이 얼마나 많은 자료를 검토하고 깊은 고뇌와 번뇌를 하는지에 대해 전혀 이해가 없는 듯하다. 더구나 대법원의 재판 과정에 대해서는 너무나 이해력이 없어서 내가 그것을 설명하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검사들이 법정에서 어처구니없고 확인되지도 않은 것을 거침없이 이 법정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재판 개입 및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 검찰의 법원 몰이해로 응수한 것이다. 

작년 11월19일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판사들은 “징계 절차 외에 탄핵소추 절차까지 함께 검토돼야 할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 Ⓐ특정 재판에 대해 정부 관계자와 비공개로 만난 뒤 자문을 해준 행위 Ⓑ일선 재판부에 연락해 특정한 방향으로 판결해달라고 요구하거나 재판 절차와 관련 의견을 제시한 행위 등 2가지인데 여기에 비춰봤을 때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 지연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소송이 해당된다. 

양 전 대법원장은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고위 참모로서 지휘했으며 위와 같은 사법농단 행위의 우두머리로 지목된 상황이다. 그런 행위들에 대한 연루 가능성을 부정하거나 구체적으로 반박하는 것이 아닌 법원의 몰이해로 치부하기에는 옹색해보인다.

어찌됐든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고 △피고인 방어권 행사를 위해 수많은 문건을 검토해야 하고 무엇보다 △법적으로 범죄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보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석 결과는 다음주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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