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두 정상은 이제 본격적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시간으로 28일 10시56분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다시 마주했다. 

전날(27일) 저녁 같은 곳에서 간단하게 대화를 나눴고 친교 만찬(Social Dinner)을 가졌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만찬이 즐거웠다. 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훌륭한 일들이 많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관계만 유지한다면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는 취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 속도라는 것은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교환하는 프로세스에 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뿐만이 아니라 단기적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훌륭한 성공을 이룰 것이라 생각한다. 관계를 유지하면 훌륭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며 “서두를 필요 없다. 어제 만찬에서도 얘기했지만 향후에도 이러한 일이 계속되길 기대한다. 그리고 관계가 아주 특별해졌다”고 밝혔다.

좋은 관계 속에서 서두르지 않으면 북한의 경제성장이 일어날 수 있다는 패턴이 다시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도 그렇고 또 김정은도 경제 강국으로 번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핵 로켓이라던가 다른 실험을 하고 있지 않다. 김 위원장과 어제 저녁에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 김 위원장에게 감사드린다. 이제는 더 이상 이러한 실험이 필요없다. 김 위원장과 북한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다른 국가들보다 우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에 와서 훌륭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오늘도 최종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바로 앞에서 자신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예단하지는 않겠다. 나의 직감으로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길 거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이렇게 단독 회담은 30분만에 종료됐고 확대 회담이 시작됐다.

사실 미국보다 북한이 더 진지하다. 패권 국가 미국에게 북한은 원 오브 뎀(여럿 중 하나)일 수 있지만 북한은 이번 협상에 모든 것을 베팅하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위원장은 전날 모두발언을 통해 “그동안 사방에서 불신과 오해의 목소리가 많았다. 적대적인 갈등을 부각하며 우리가 가는 길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마주 걸어서 260일 만에 여기까지 왔다. 생각해보면 어느 때보다도 많은 고민과 노력,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었다”고 표현했다.

이 대목에 대해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28일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정은은 굉장히 절박해 보였다. 이게 8개월 동안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친서를 보냈다. 기본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은 그렇게 우리(북미 정상)가 분위기가 좋았었는데 실무로 넘어가면서 계속 방해를 받았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 그러니까 미국 쪽에서는 실무진들이 김정은과 북한은 정상회담 중독증에 걸렸다. 이렇게 내가 직접 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정은은 협상 전략에 앞서서 뭔가 두 사람 사이에서 일을 맺어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하다 보니까 그런 얘기를 어제 다 표현한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이) 지금 영이 안 서는 것이 자기 입장에서는 옆에 여러 사람들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선제 조치들을 했다. 그런데 그게 다 지금 아까 얘기한 Sucker(퍼주는 사람)처럼 보였던 거다. 그러니까 내부적으로 호구처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두 정상은 11시45분부터 확대 회담에 돌입했고 이후 △13시55분 오찬 △16시5분 하노이 선언 서명식 및 발표 △17시50분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이 동석한 공동 기자회견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미국으로 돌아간다. 김 위원장은 3월2일까지 현지에서 머무르면서 삼성전자 공장을 비롯 경제 시찰 일정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