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화웨이 폴더블폰 대결…완성도는 갤럭시폴드, 사용성은 메이트엑스?
안으로 접을까 밖으로 접을까…인폴딩 vs 아웃폴딩
폴더븐폰 1세대 초기 모델 한계…풀어야 할 과제 여전

삼성 갤럭시 폴드 (왼쪽), 화웨이 메이트X (오른쪽) (사진=각 사 제공)
삼성 갤럭시 폴드 (왼쪽), 화웨이 메이트X (오른쪽) (사진=각 사 제공)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올해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누가 주도권을 쥐고 수요를 창출해낼지 주목된다.

세계 최초 인폴딩 형태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은 삼성전자와 아웃 폴딩 형태 스마트폰을 내놓은 화웨이가 출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애플과 구글도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해 경쟁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폴더블폰이 정체성이나 구매가치를 설득하는 데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다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는 반응도 등장했다. 

삼성 vs 화웨이 폴더블폰 대결…완성도는 갤럭시폴드, 사용성은 메이트엑스?

4일 IT업계에 따르면 올해가 스마트폰 업체들의 폴더블폰 출시 경쟁이 본격화된 첫해로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중국업체 화웨이, 로욜, TCL 등이 폴더블폰 시제품을 공개하고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이 올해 140만대에서 내년에는 520만대로 급성장하고, 오는 2020년 1천750만대, 2021년 2천310만대에 달하고 오는 2025년에는 5천50만대로 폭발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불과 5년 남짓 사이에 시장 규모가 10배 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화면을 안쪽으로 접는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를 공개했다. 화웨이도 지난달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바깥쪽으로 화면을 접는 폴더블폰 메이트엑스를 공개했다.

스마트폰 세계 1, 2위인 두 회사가 정반대 방식으로 화면을 여닫는 폴더블폰을 내놓자, 어느 제품이 더 나은가를 놓고 설왕설래가 뜨겁다. 제품의 완성도는 갤럭시폴드가 앞서고, 제품 사용성은 메이트엑스가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는 미국에서 오는 4월26일 4G LTE 모델로 출시되며 국내는 5G용 모델로 이르면 5월초 출시예정으로 알려졌다.

반면 화웨이 '메이트X'는 빨라야 오는 6월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이를 모두 고려하면 오는 6월쯤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격경쟁력에서는 삼성이 약간 앞섰다. 삼성전자는 4G '갤럭시 폴드'를 1980달러(약 223만원)에 출시한다. 국내 출시되는 5G 제품은 약 250만원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메이트 X'는 2299유로(약 293만원)로 매우 비싸게 책정됐다.

한편 지난달 25~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엠더블유시(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를 주관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28일(현지시각)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GLOMOs)’를 발표하며 최고의 새 모바일기기(Best New Connected Mobile Device)로 화웨이 메이트엑스를 뽑았다.

협회는 “화웨이 메이트엑스가 더 많은 혁신으로 스마트폰의 범주를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Bill Graham Civic Auditorium)에서 지난 달 20일 진행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Bill Graham Civic Auditorium)에서 지난 달 20일 진행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안으로 접을까 밖으로 접을까…인폴딩 vs 아웃폴딩 

삼성과 화웨이의 폴더블폰 대결은 각각 ‘안으로 접냐 밖으로 접냐’의 대결로도 번졌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 폴드’는 접으면 4.3인치 디스플레이의 폰이 되고, 펼치면 7.3인치 디스플레이의 폰이 된다. 커버 디스플레이 1개, 펼치면 나타나는 디스플레이 2개가 탑재돼 있다.

갤럭시 폴드의 디스플레이는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infolding)방식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인폴딩 방식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지갑처럼 펼치면 안쪽에서 디스플레이가 등장하는 방식이다.

인폴딩 방식은 난이도가 높은 수준의 곡률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아웃폴딩 방식보다 난이도가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곡률을 구부러지는 정도를 나타내는데 1R의 경우 반지름 1mm인 원이 굽은 정도를 뜻한다.

거의 종이를 접은 것처럼 구부러진 부분이 뜨지 않고 밀착된 것으로 보면 된다. 곡률이 낮을수록 스마트폰의 두께도 얇아진다. 이런 점 때문에 인폴딩 방식을 폴더블폰에 채택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곡률을 낮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인폴딩 방식의 장점은 디스플레이가 내부에 있기 때문에 외부 충격으로부터 화면이 보호된다는 점이다. 단점으로는 스마트폰을 펼쳐야만 큰 화면이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 꼽힌다.

아웃폴딩 방식의 화웨이 메이트X (사진=화웨이 제공)
아웃폴딩 방식의 화웨이 메이트X (사진=화웨이 제공)

아웃폴딩(outfolding) 방식은 외부에 노출된 2개의 디스플레이를 밖으로 펼쳐 크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화웨이가 MWC 2019에서 공개한 ‘메이트X’에 적용됐다.

메이트X도 화웨이 최초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폰으로 접으면 6.6인치, 펼치면 8인치의 디스플레이의 폰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접거나 펼쳤을 때 모두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보다 큰 화면이 구현됐다.

아웃폴딩 방식의 장점은 접혀 있는 상태에서도 2개의 디스플레이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단점으로는 디스플레이가 외부로 노출돼 있어 떨어뜨리거나 충격을 받을 경우 손상이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폰보다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폴더븐폰 1세대 초기 모델 한계…풀어야 할 과제 여전

한편 폴더블폰은 차세대 휴대폰으로 시장에 소개됐으나 정체성이나 구매가치를 설득하는데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은 여전히 1세대 초기 모델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특히 화웨이 메이트X는 공개 후 접었다 펴는 경계선 부분에 주름이 잡힌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이는 추후 업그레이드를 통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시장분석가들은 폴더블폰의 정체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아직 스마트폰을 태블릿처럼 큰 화면으로 펼쳐 콘텐츠를 소비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며, 폴더블폰의 존재 이유를 이 두 회사가 소비자나 통신사들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다는 견해도 있다.

또한 폴더블폰은 일반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커진대신 더욱 두꺼워졌다. 화면만 커진 스마트폰은 태블릿 시장을 넘보다가 결국 제자리에 주저앉았던 대화면폰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폴더블폰은 아이폰처럼 디지털 라이프를 바꿔 기기의 구매까지 고려해야 하며 각종 킬러앱이나 콘텐츠 소비방식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유도해야 제대로 생태계가 만들어져 자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말기 제조사는 멀티테스킹 기능이 폴더블폰의 구매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현 시점은 태블릿을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해보일 수 있다.

또한 폴더블폰이 기존 스마트폰보다 100만원가량 비싼 것도 문제다. 갤럭시 폴드가 1천980달러, 메이트X는 2천600달러이다.

최근 애플이 고가 전략을 고수해 4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부진으로 고전했다. 폴더블폰의 정체성이 모호하고 구매력도 낮은 상황에서 가격까지 비싸면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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