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종민] 서울을 비롯한 오늘날의 대도시는 과밀이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되면서 온갖 사회질서제도나 문화문물이 중앙집권적이 됐기에 사람과 주택 교통 모두가 과밀이다. 언제 어느 구석을 가나 바글바글 와글와글한다.
사람 때문에 밀치고 밀리고 넘치고 모자라고 서로 간에 경쟁하며 올라가려하고 끌어내리려하고 아우성이다. 누구 할 것 없이 살아가는 생(生)이 시끌벅적 야단법석이다. 복잡하고 어지럽고 고단하다. 딛고 일어나 뛰어야 하니 늘 긴장되고 조바심쳐진다.
치열한 삶, 쓰러지면 일어서야하고 주저앉으면 낙오자가 되어 파멸이다. 각자가 살아나가야만 하는 생(生)의 전쟁터다. 생(生)의 전쟁터에서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자는 살아남은 자이다. 살아남기 위해 사력(死力)을 다했기 살아가는 자는 고달픔과 피곤함이 따라다닌다.
간간이 휴식을 취해야 하며 여가를 통해 몸과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지쳤기에 때론 조용히 쉬고 싶고 때때로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어지는 게 오늘을 살아가는 도시민(都市民)의 정서이고 정황이며 현생활상이고 삶의 현주소다.
도시의 근본뿌리는 시골 농촌이다. 시골농촌이 빠른 속도로 도시화를 가중시켰고 도시를 키워내면서 농촌스스로는 서서히 퇴화(退化)의 길을 택해갔다. 마치 우렁이가, 연어가 알을 낳고 제 몸을 소멸시켜가듯. 도시에 인력도 자원도 모두다 빼주고 넘겨주곤 쇠약해져 버린 것이다.
그러고 보면 분명 시골 농촌이 도시의 어머니이다. 과거엔 경제적자원은 없었으나 신산업을 일으켜 세울 인력자원은 넘쳐났다. 산업화도시화 이전의 농촌인구는 나라전체인구의 절반을 훨씬 넘었었던 것이다.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안되던 시절엔 농촌은 그야말로 인구밀집지역으로 가정마다 대가족이었다.
해방둥이와 전후세대의 탄생으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니 마을마다 집집마다 한 집 당 십여 명씩이나 되는 식구들로 우글우글했다. 생산물은 적고 먹고 써야할 식솔들이 많으니 당연히 궁핍할 수밖엔 없는 처절한 농촌 생활이었던 것 아니었나.
도시민들은 이젠 휴식처가 필요하고 진정한 휴식과 휴양이 필요하다. 휴식과 휴양의 힐링쳐가 시골농촌이 된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많은 도시민들이 자기의 모태인 고향을 찾고 있는 것이다.
때가 되면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오듯이 객지로 떠났던 사람들이 고향땅과 고향집을 찾아드는 것이다. 그러나 모처럼 찾아온 고향땅과 고향집은 쓸쓸하기만 하다. 무너져 내린 옛집, 을씨년스런 집터다.
그리워 보고 싶어서 찾아 왔고 휴식과 휴양을 위해 찾아 왔건만 고향무정이다. 낫이 설다. 친구도 친척도 온데 간 데가 없다. 늙고 주름진 시골 농촌이다. 그나마 등 굽고 얼굴주름 깊게 진 늙은 노인들이 무정한 고향을 지켜내고 있는 고향유정일 뿐이다.
문명은 번성발전을 거듭하여 시골농촌에까지 와 닿아 있어 쾌적하고 편리한 문화생활기반이 되어있다. 집집마다 밤을 밝히든 석유등찬 호롱불은 흔적조차 찾을 길 없고 도로도 주택도 개량됐다. 옛 정서는 간곳없다. 낭만도 멋도 감성도 없어졌다. 오직 추억만이 아른거린다.
산천은 변함없이 흐르나 제방 농경지도 구태를 벗어 던졌다. 모든 흔적이 사라졌다. 옛날의 모습과 정취는 자취와 자국이 없다. 도시민들이 찾아와 휴식과 휴양을 해야 할 시골 농촌이 삭막한 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조용하고 적막하고 쓸쓸하기만 한 시골농촌, 고향마을의 정경과 정한이다. 그러나 부모를 그리는 정감과 조상선열들을 추모하는 정겨운 사람의 마음이 있는 한 고향은 무정하던 유정하던 진정한 우리의 고향이 아니겠나!
되도록 고향을 찾아보자. 그러면서 고향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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