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미세먼지 없는 실내에서 쾌적하게 쇼핑하자”…대규모 쇼핑몰 방문객 증가
제약업계 ‘미세먼지 특수’…“1년 치 마스크 두 달 만에 팔려”
공기청정기 판매량 급증…전년 대비 최고 7배 늘어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들 (사진=우정호 기자)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들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3월 내내 사상 최악 미세먼지의 공습에 전국이 신음 중인 가운데 미세먼지 효과는 국민들의 생활패턴, 더 나아가 소비자 구매패턴까지 뒤바꿔 놓았다.

미세먼지 탓에 실외 활동을 최대한 줄이려는 소비자들은 공기청정 시설이 설치된 대규모 실내 쇼핑 시설로 발길을 돌리고 있으며 관견 업계의 매출 역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 국민의 ‘필수템’이 돼버린 보건용 마스크는 올 초 1, 2월에만 이미 1년 치 매출을 달성하는 등 때 아닌 호황을 누렸다.

아울러 공기청정기 제조사들 역시 전년 대비 최고 7배에 해당하는 매출을 올리는 등 대목을 맞았다.

소비자들, “미세먼지 없는 실내에서 쾌적하게 쇼핑하자”…대규모 쇼핑몰 방문객 증가
 
미세먼지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미쳤다. 야외 활동을 꺼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실내 공간에 위치한 백화점과 쇼핑몰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때 아닌 미세먼지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미세먼지를 피해 공기청정 시설이 설치된 대규모 실내 쇼핑 시설로 발길을 돌리면서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된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롯데백화점의 전국 58개 점포 구매 고객 수는 전년비 18.8%, 매출은 9.1%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매출이 전년비 14.3% 증가했으며, 현대백화점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8.1%, 방문객은 9.7% 늘었다.

특히, 상점과 식당, 문화시설 등이 갖춰져 여가부터 구매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대형 복합쇼핑몰이 단재미를 보고 있다.

미세먼지가 절정이던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은 하루 평균 방문객이 평소 주말보다 10% 증가한 11만명을 기록했으며, 스타필드 고양은 9만명, 강남 코엑스는 7만명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동 코엑스몰 전경 (사진=우정호 기자)
삼성동 코엑스몰 전경 (사진=우정호 기자)

롯데월드타워몰도 하루 평균 방문객이 전년비 2.2% 늘어난 13만7000여 명을 기록했고, 매출 역시 13.9%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야외활동을 계획하던 나들이객들이 미세먼지 탓에 쇼핑몰, 영화관 등 실내 시설로 몰리고 있다”며 “여기에 봄을 맞아 본격적인 황사 시즌도 시작되며 유통업계의 '미세먼지 특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미세먼지 특수’…“1년 치 마스크 두 달 만에 팔려”

한편 연일 이어지는 미세먼지 공습에 제약사에서 내놓은 보건용 마스크, 진해거담제, 안구세정제 등의 매출 역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의 황사마스크는 올해 1~2월 두 달 동안 판매량이 급증하며 벌써 지난해 연간 매출을 달성했다.

동국제약의 황사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KF94 보건용 마스크 제품이다. 매출 자체는 크지 않지만 미세먼지로 보건용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이 약 20억원으로 집계되는데, 올해는 연초에 판매량이 몰리면서 벌써 지난해 전체 매출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령제약의 진해거담제 '용각산'과 동아제약의 안구 세정제 '아이봉', 유유제약[000220]의 코 세척제 '피지오머' 매출도 증가세다.

보령제약에 따르면 용각산은 올해 1~2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늘어났다. 2016년 60억원, 2017년 66억원에서 지난해 70억원으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 연초부터 미세먼지까지 겹치며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동아제약의 아이봉 역시 올해 1~2월 매출액이 지난해 1~2월 대비 30% 증가했다. 아이봉은 먼지, 땀, 콘택트렌즈, 화장품 사용 등으로 인해 생긴 눈 속 이물질을 제거해 주는 안구 세정제다.

미세먼지 효과에 공기청정기 제조사들은 대목을 맞았다. 판매량이 전년보다 3~7배 늘어 공장 역시 최대로 가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LG전자)
미세먼지 효과에 공기청정기 제조사들은 대목을 맞았다. 판매량이 전년보다 3~7배 늘어 공장 역시 최대로 가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LG전자)

공기청정기 판매량 급증…전년 대비 최고 7배 늘어 

미세먼지 효과에 공기청정기 제조사들은 대목을 맞았다. 판매량이 전년보다 3~7배 늘어 공장 역시 최대로 가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엘지(LG)전자는 3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 늘었다. 일부 인기 모델의 경우 주문에서 배송까지 7일이나 걸린다. 일반 제품의 평균 주문·배송 기간인 2일보다 닷새나 더 걸린다.

삼성전자 역시 7일 이달 들어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1~2월까지 합하면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5배 정도 늘었다. 삼성전자는 공기청정기 생산라인을 모두 가동 중이지만 만드는 족족 동나고 있다.

중저가대 공기청정기로 유명한 위닉스도 공장을 쉬지 않고 가동하고 있다. 1~2월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68% 증가했고, 홈쇼핑에서는 계획의 300~500%가 판매되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이달 1~5일 닷새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85%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주보다 245%나 증가했다. 닷새 중 3일이 휴일이었음에도 유례없는 판매 실적이다.

이런 판매 호조세는 4~5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가장 높았던 기간은 4~5월이었다.

한편 통상 연간 100만대가 팔리면 필수 가전으로 보는데, 공기청정기 역시 이미 필수가전으로 자리 잡게 됐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지난해 250만대에서 올해 35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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