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식음료업계 오너 2세‧3세 경영 본격화…부작용 우려도
제약‧식음료업계 오너 2세‧3세 경영 본격화…부작용 우려도
  • 우정호 기자
  • 승인 2019.03.1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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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보령제약 등 대형제약사 2세 경영 전면 배치…지분 확대 통한 ‘지배력 높이기’도
식음료업계, 오너 3세 경영 승계 작업 표면화
주요 대기업에서 시작된 젊은 오너 등장의 명과 암
셀트리온 본사, CJ 본사(사진=각사 제공)
셀트리온 본사, CJ 본사(사진=각사 제공)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재계 전반에 젊은 바람이 불면서 식품·제약업계 역시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창업주 손자‧손녀인 2~3세들의 연령은 30~40대에 불과하지만 오너 3세에 대한 경영 승계 작업이 최근 해당 업계의 주요한 흐름 가운데 하나로 나타나고 있다. 

유연하고 역동적인 사고를 가진 경영자의 필요성에 창업주의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오너일가의 '젊은 피'가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계속돼온 재벌의 갑질과 탈세, 부(富)의 세습 등으로 따가운 시선도 여전하다. 이와 더불어 오너 3세 경영을 본격화하며 나타나는 부작용 사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보령제약 등 대형제약사 2세 경영 전면 배치…지분 확대 통한 ‘지배력 높이기’도

최근 1조원 매출을 앞둔 대형 제약사로 성장한 셀트리온은 오너 2세 경영 전면 배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셀트리온 창업주인 서정진 회장의 두 아들이 그룹 안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35) 씨는 2017년 10월부터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서 대표이사는 2014년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소에 입사한 후 2016년 7월 화장품 자회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 부사장에 선임됐고, 1년 후 대표직에 오른 것이다.

특히 최근 셀트리온은 임원 인사를 단행, 창업주 서정진 회장의 차남인 서준석(32)을 운영지원담당 이사로 선임했다. 1987년생인 서 신임 이사는 2017년 운영지원담당부서 과장으로 입사, 2년 만에 임원을 달며 초고속 승진했다.

동화약품은 윤도준 회장의 딸과 아들인 윤현경(39) 상무와 윤인호(35) 상무가 경영에 참여 중이다.

GC녹십자는 2016년부터 창업주 3세인 허은철 사장이 단독경영을 시작했고,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대표는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의 장남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동아쏘시오홀딩스도 창업주 손자인 강정석 회장이 몇 년 전까지 경영 전반을 총괄해왔고, 광동제약도 최수부 회장의 아들 최성원 대표가 경영 일선에 위치해 있다.

아울러 보령제약은 오너 3세인 김정균(34) 보령홀딩스 상무가 기획전략실을 이끌고 있는 한편 오너 일가의 지분 확대도 계속되고 있다.

보령홀딩스 김정균 상무는 보령홀딩스의 주식 10만 850주를 보유,25%의 지분율로 김은선 회장(18만 1530주, 45%)에 이어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산업은 장기투자가 필요한 만큼 오너일가의 리더십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책임경영을 하기 위해 지배력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식음료업계, 오너 3세 경영 승계 작업 표면화

식음료업계 역시 오너 3세에 대한 경영 승계 작업이 표면화하고 있어 내외의 주목을 끌고 있다.

우선 CJ그룹이 눈에 띈다.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경후(34) 씨는 지난해부터 CJ ENM의 브랜드전략 상무를 맡고 있다.

이 회장의 장남인 선호(29) 씨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금융경제학을 전공하고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 바이오사업팀장을 거쳐 현재 마케팅 담당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농심도 오너 3세의 경영 승계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창업주 신춘호 회장의 손자이자 신동원 부회장의 장남인 상열(26) 씨가 이달부터 본사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후 외국계 회사 인턴 과정을 거친 신 씨는 앞으로 사내에서 단계를 거쳐가며 경영수업을 받는 가운데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와 농심의 경영을 맡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농심홀딩스 지분 1.41%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경영 승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대상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임대홍 선대 회장의 손녀이자 임창욱 명예회장의 두 딸인 임세령(42) 전무와 임상민(39) 전무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임세령 전무는 연세대에서 경영학, 미국 뉴욕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후 2010년 그룹 내 외식프랜차이즈 계열사인 대상HS 대표로 재직했다. 이어 2012년 그룹 식품사업 총괄부문 상무를 거쳤다.

동생인 임상민 전무는 이화여대에서 사학을 전공하고 미국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후 2009년 차장으로 입사해 마케팅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회사를 휴직하고 영국으로 유학, 런던 비즈니스스쿨에서 MBA 학위를 받은 후 2013년 복귀해 그룹 기획관리본부 부본부장(상무)을 거쳤다. 두 사람 모두 2016년 전무로 승진, 현재 각각 식품BU와 소재BU 전략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창업주인 고(故) 박경복 선대 회장의 손자이자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41) 부사장과 차남 박재홍(37) 전무가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다.

박 부사장은 2008년 영국 메트로폴리탄대에서 경영경제학을 전공한 후 한 경영컨설팅업체에서 인수․합병(M&A)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2년 경영관리실장(상무)으로 입사했다.

그해 전무로 승진한 후 2015년 부사장에 올랐다. 이와 함께 박 전무는 2009년 일본에서 어학연수를 받은 후 하이트진로 현지 법인에 사원으로 입사했으며, 마케팅부서 상품개발팀 근무 중 2015년 상무로 승진한 바 있다.

크라운해태는 창업주인 고(故) 윤태현 선대 회장의 손자이자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의 장남인 윤석빈(48)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윤 대표는 홍익대 대학원 디자인학 박사과정을 밟은 후 2000년 크라운베이커리 디자인 실장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디자인부문 상무를 거쳐 2010년 크라운제과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재 크라운해태홀딩스와 크라운제과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현대차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 각사 제공)
현대차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 각사 제공)

주요 대기업에서 시작된 젊은 오너 등장의 명과 암

제약‧식음료 업계의 2‧3세 경영 흐름은 최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3·4세로 바뀐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LG그룹은 작년에 구본무 회장이 타계하면서 40세의 구광모 회장이 총수 자리에 올랐고,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효성은 작년부터 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 체제로 전환했으며, GS그룹은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오너가 4세인 허세홍 사장을 GS칼텍스 대표이사로, 3세인 허용수 사장을 GS에너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그룹의 핵심으로 부상했으며, 코오롱그룹은 23년 동안 그룹 경영을 이끌어온 이웅렬 회장이 최근 퇴임하고 이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그룹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들의 나이는 대부분 30~40대로 제약·식품업계의 세대교체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이처럼 재계 전반에 젊은 물결이 넘치면서 권위적인 기업문화가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지만 한편으로는 갑질 등 총수 일가의 전횡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30~40대 젊은 오너 3세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탈권위주의적 기업문화 확산, 내부 체질 개선 및 신규 사업 투자 등의 행보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반면 부의 ‘세습’ 및 오너 일가의 전횡 등에 대한 안팎의 지적도 함께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일감몰아주기 등 오너 3세 경영을 본격화하며 나타나는 부작용 사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검증되지 않은 오너일가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위험요소가 많다”며 “특히 그동안 오너 3세들에게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어온 만큼 이를 감시하는 역할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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