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아침 급식’ 사업 좋지만 ·· 여러 현실적 ‘어려움’
학생 ‘아침 급식’ 사업 좋지만 ·· 여러 현실적 ‘어려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3.21 1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장의 어려움
아침밥으로 결식 방지
우리 쌀 소비보다 교육이 우선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성장하는 청소년들에게 아침밥을 보장하고 우리 쌀도 충분히 소비되는 일석이조의 길이 모색됐다. 하지만 간단치 않다. 대량 아침급식을 학교에서 제공하려면 예산, 인력, 체계가 새로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학생 아침급식 확대 방안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김옥자 서울 대치초등학교 영양사는 “심각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 현장의 인력 충원 등 굉장히 이런 부분이 업무적인 압박으로 분명히 좋은 것은 맞지만 업무적인 압박으로 들리고 있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김옥자 영양사는 궁극적으로 아침 급식 사업에 대해 바람직하다고 인정했지만 여러 우려되는 부분을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우선 사업 내용을 들여다봐야 한다. 발제를 맡은 정해랑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정책위원이 정리한 아침 급식 사업의 얼개는 이런 거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사업을 주관해서 추진단을 구성하고 구체적으로는 각 지자체가 관할 범위에서 사업 대상을 선정한다. 선정된 학교들에 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을 제공할 전국 및 지역 업체들이 결정되면 이들이 통합 공급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과 학교를 선정하는 기준은 △기존 학교급식 지원체계 구축 여부 △조식 결식률 △비만율 △통학거리 △맞벌이가구 비율 △학교의 사업의지 등이 있다. 선정되면 학생 1인당 1식 3000원에 연간 190일 지원 체계를 누릴 수 있다. 참여 학생 100명 기준으로 담당 인력 1명분 인건비를 지원해주고 필요 시설이나 기자재도 지원된다. 식단은 우리 쌀을 이용한 간편식 중심이고 1유형은 단순 가열(전자렌지 및 온수)이고 2유형은 불을 사용한 반조리 가공품이다.

토론회를 주최한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좌장으로서 안 되는 이유보다 잘 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보자고 당부했지만 그러기 위해서라도 현장의 현실을 파악해봐야 한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날 토론회에서는 아침 급식을 확대하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였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영양사는 “계속 말씀드리는 게 물리적인 아침 급식 환경이다. 아침 급식을 실시하려면 아침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직접이냐 외부 운반이냐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인 식단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영양사가 거론한 지점들은 크게 △조리 인력 확보 △영양사에 대한 행정적 지원 △학교 급식에 대한 교육적 개념 △완제품 제공에 대한 우려 △중고등학생의 수면과 휴식 부족 △아침 수업시간 문제 △집밥 감소와 정서적 문제 △현실과 당위의 괴리 등이 있다. 

김 영양사는 “조리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 담당자인 영양 교사에 대한 행정적인 지원이 돼야 한다. 현재까지는 거대 학교에도 지원이 미비한 상태다. 저희 학교도 1일 1700명의 급식을 나 혼자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아침 급식까지 들어온다면 행정적인 업무 분담은 과포화 상태가 된다”고 토로했다.

특히 “급식에 대한 개념이 정립돼야 한다. 아침 간편식을 봤다. 저희 학교에서는 1식 3찬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 급식이다. 건강한 식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식단에 식품 첨가물을 지양하고 직접 공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간편식을 제공한다면 학교 급식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정립돼야 한다”며 “한국 급식은 세계적으로도 우수하다. 자랑스러운 학교 급식의 기본틀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대량으로 관제품으로 제공되는 급식품의 경우 작년 9월 풀무원 식중독 사고를 기억할 것이다. 학교 급식은 굉장히 일반 음식점과 달리 수준 높은 위생 시설로 조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완제품 제공의 형태에서 식중독이 발생해서 건강을 위협한 사례가 발생했다”고 우려했다. 

또한 “완제품 제공의 형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아침 급식으로 간편식에 길들여진다면 그렇지 않아도 학생들이 패스트푸드나 정크푸드 등 외부 음식에 길들여진 입맛이 점점 더 거기에 길들여지지 않을까 우려가 있다. 완제품은 여러 첨가물이 더해지고 학생들의 기호도에 맞게 발전해가는 경향이 있다. 완제품이 외식 선호로 가지 않을까 교육적 차원에서 토론회를 지켜보고 고민했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영양사는 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영양사는 “우리 학교의 아침 결식률은 5% 미만이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는 좀 다르다. 나도 중학생과 고3 학부모다. 결식하는 이유가 저소득이 아니라 수면 부족 때문이다. 전날 밤 12시나 1시까지 공부하고 아침 쉬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 해서 식사를 못 하고 있는데 과연 학교 아침 급식을 위해서 조기 등교를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해봐야 한다. 초등학생은 가능할지 몰라도 중고등학생은 또 다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담임 선생님의 경우 아침 식사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수업 시간 전에 아침 식사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수업을 방해할 우려가 크다. 이런 이유로 아침 급식에 대해 교사들은 95% 반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밥과 가정 교육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 영양사는 “많은 선생님들이 학교 폭력으로 강의을 많이 듣고 있다. 하루 3끼를 급식으로 해결하면 가정 교육의 부재가 있지 않을까. 급식보다 더 중요한 게 가정 식사와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데. 가정 식사를 통한 건강한 인성을 기르는 걸 고민해봐야 한다. 인성 교육이 가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하는데 그런 기회를 우리가 뺏지 않을까 그런 우려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장기에 있는 학생에게 학업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건강과 아침밥이고 그걸 학교 현장에서 중요하다고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의 어려움과 미비된 부분들이 상존하고 있어서 괴리가 있다. 

김 영양사는 “현재까지는 아침밥을 먹고 등교하고 아침 식사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물리적인 환경이나 실태에 대해서는 이해 당사자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학교는 아침 식사를 하고 등교하도록 지속적으로 지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조명연 과장은 아침 급식의 3가지 의미를 짚어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영양사가 나열한 여러 우려 지점을 듣고 조명연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 과장은 “아침 급식은 3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학생 건강, 또래들과 같이 밥을 먹는 교육적 의미, 우리 농산물 소비다. 그래서 어느 쪽에서는 꼭 해야 하고 어느 쪽에서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 영양사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쌀 소비가 교육보다 앞설 수는 없다. 학교 급식은 항상 교육 급식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기본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사업이) 교육 급식의 근간을 흔들면 안 되고 그 안에서 여러 연구가 있어야 하고 현장의 의견을 들어보고 시행하기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현 상태에서부터 같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전제 하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아침 식사는 반드시 필요하고 급식은 건강하게 제공되니까”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정주 농식품부 식량산업과 과장은 “단순히 남는 쌀에 대해 소비를 어떻게 확대하느냐 그런 차원에서만 보는 것은 아니다. 그 말씀을 새기겠다”고 화답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