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한 문정선 대변인
지역구 축소를 넘어 대의
선거제도 개혁은 대의 차원
김학의와 장자연은 진상규명해야
정의당에 많이 배워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요즘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핫하다. 두 번이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저격한 논평으로 자주 회자됐기 때문이다.

문 대변인은 지난 2월12일과 3월15일 나 원내대표에게 이런 논평을 날렸다. 

“얼마 전 종영한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추천드린다. 드라마의 최고 어록은 배우 염정아씨가 연기한 한서진 혹은 곽미향의 대사였다.”

“토착왜구 나경원을 역사의 법정에 세워야 한다.”

최근 나 원내대표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망언을 역사의 다양한 해석이라 칭했고,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으로 국민 분열이 초래됐다고 발언했다. 

문 대변인은 19일 오후 국회 평화당 회의실에서 기자와 만나 “국민들이 늘 쓰고 SNS에 돌아다니는 말을 인용했을 뿐”이라며 “나는 이제 뜨거운 것 이런 걸 욕받이를 각오하고 쓴다. 원래 성향이 경상도식이라서 말투에 그런 게 남아 있다”고 밝혔다.

문정선 대변인은 최근 나경원 원내대표를 저격하는 논평으로 주목을 받았다. (사진=박효영 기자)

단순히 강하게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평소 그때 그때 이슈들에 적합하게 대응하는 훈련을 한 상태에서 나 원내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가장 시원하게 반박하려다 보니 그런 아이디어가 나왔다. 

문 대변인은 “시의적절하게 그때 그때 이슈들을 안 놓치려고 노력한다. 평화당 대변인들이 여러분 계시니까. 어떤 분들은 정책적인 것들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지역 사정을 이야기하고  딱히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고 그때 그때 터지는 것에 (논평을) 하고 있다. (김정현·홍성문 대변인 등) 본인들은 우아한 성격이고 나는 수준이 좀 경상도 사람 특유의 말투가 있다”고 말했다.

논평을 쓰는 기준에 대해 문 대변인은 “1번은 형평성에 맞느냐 안 맞느냐다. 그 다음에 도덕적인 판단을 한다. 물론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1차적인 당의 입장으로 본다. 대변인이니까. 우리 당의 정체성을 벗어나지 않는 논평이라면 (자유롭게 써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문 대변인과의 일문일답이다. 

Q: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평화당이 희생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당장 호남 지역구가 사라질 우려가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평화당에 이익이 아니지 않은가?
A:
당장 우리는 전북만 해도 3석인데. (지역구가 축소된다는) 위기감이 있다. 근데 당의 강령에 보면 다당제를 기치로 내세웠고 선거제도 개혁만큼은 역사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가자는 게 주된 당론이다. 많은 희생이 있더라도 누군가는 첫 걸음을 가야 한다. 보시다시피 우리 당 지지율로 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50~100년을 내다본다면 한국 정치의 획기적인 발전이 진행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의원들이 많이 양보하고 스스로 또 분발하려고 하고 있다. 거대 양당이 어떤 결정을 하면 나머지는 들러리를 서야 하는 그런 형태로 가는 것처럼. 연동형이 되면 2석, 5석 정당도 생긴다. 그러면 그 적은 정당들도 존중받는 민주적 정당 질서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1년 동안 평화당이 의석을 더 가져가려고 했다는 그런 왜곡된 보도가 사라지긴 할텐데 당장 (지역구 축소로) 걱정이긴 하다. 그래도 진정성이 느껴지면 통할 거라고 본다. 지난번에 패스트트랙 회의할 때 박주현 의원이 우리 당이 지역구를 잃는 한이 있어도 역사적으로 이걸 하지 않으면 역사 속에 나쁘게 남을 것이다. 원망을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정말 멋있더라.   

Q: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정동영 대표의 역할이 어땠다고 보는가?
A:
정 대표는 정쟁만 하는 정치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당대표의 올곧은 생각이 오늘의 이 시점까지 오게 만들었다. 다들 멀리보는 안을 냈고 천정배 의원이나 박주현 의원도 그렇고 나머지 분들도 가야 되는 길이라고 해서 지난번 천막에서도 그렇게 고생을 했다. 어쨌거나 (우리가) 밥상을 차린 것 같다. 그러나 언론 주목을 많이 못 받았다. 그니까 그거 하나조차도 당의 이익이 우선이 아니었다. 뭐냐면 처음 당내에서도 비난이 많았다. 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나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같이 단식을 안 하냐고. 만약 단식하고 가만히 있었으면 이게 알려지는 것에 도움이 덜 됐을 것이다. 워낙 국민 정서가 의석수 늘리는 것에 대한 거부 반응이 있기 때문인데 정확히 알고 나면 언젠가 의석수가 더 필요하고 비례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게 될 거다. 

Q: 지금 한국당 빼고 4당이 합의한 선거제도 모델에 따르면 지역구가 28석 줄게 된다. 지역구 재획정을 위한 원칙이 있다고 보는가? 또한 연동형은 지역구 의석을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는 것인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A:
지방의 시군 4개~5개를 합쳐서 하나의 선거구를 만든다는 것은 그냥 선거하지 말자는 것과 마찬가지고 지역 대변을 하지 말자는 것과 마찬가지다. 밀양은 (면적이) 수원의 19배다. 수원에는 국회의원이 5명이다. 그렇게 치면 특정 지역에 3~4명씩 있고 4개 시군에 1명이면 어떻게 되겠는가. 예산 집행에 있어서 형평성에도 안 맞는다. 국민들이 똑같이 세금내는데. 그래서 인구 대비로만 하는 게 아니라 결국 국가가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해주기를 지형, 인프라 등 다양한 것을 합쳐서 선거구를 만든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토 대한민국 전체를 상대로 하는 게 국회 입법기관이다. 그러면 특정 지역에서 어떤 현안이 있으면 지원이 돼야 하는 예산이 있다. 그곳에 살거나 적을 두지 않으면 잘 모르게 돼 있다. 현실을 잘 모르고 탁상행정을 하게 된다. 그래서 지역구가 필요하다. 지금 현재도 축소돼서 불합리한 지역이 많은데 그걸 더 확대한다? 앞으로 시골 내려가서 살지 말라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런 상태에서 누가 시골로 내려가겠는가. 아무런 제도적 뒷받침이 되지 않았는데 그냥 내려간다? 그건 아니다. 150명 이상의 수도권에 있는 국회의원들이 계속 그와 관련된 입법 활동들을 하는 것이다. 그린벨트나 고도 제한을 완화하면 계속 수도권으로 밀집할 수밖에 없다. 90%의 국토는 버려지게 되면 그건 누가 감당할 것인가. 그래서 입법기관이기 때문에 국가 전체의 농민을 대변하고, 임산인을 대변하고, 어민을 대변하는 이런 사람들이 생기고 정당이 생겨야 한다. 그러면 그쪽에 비례가 늘어난다. 이번 계기로 시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지역구 의석만 계속 고집하면 특정 정당의 낙하산만 꽂히는 거다. 4개 시군은 얼굴 몰라도 찍는다. 호남도 영남도 그냥 공천만 받으면 된다. 그래서 공천만 받으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비례는 안 그런다. 지역구가 없다 보니까 입법 활동도 자유롭다. 국토 전체를 고민하면서 입법 활동을 하게 하려면 비례를 확대하는 것이 앞으로 훨씬 더 국민을 위해서 좋다. 

문 대변인은 평화당이 대의를 위해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Q: 정 대표가 취임 이후 선거제도 개혁, 백년가게법, 분양 3법 등 아젠다를 던지고 열심히 노력을 많이 했지만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A: 
언론이 참 중요하다. 하다 못해 패널들이 나와서 토론하고 그런 어떤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오로지 거대 양당의 정쟁 부분만 얘기되고 그런다. (KBS ‘심야토론’에서 정의당 패널은 나왔는데 평화당 패널만 출연하지 않은 회차가 종종 있었는데) 우리가 어디에서 미운털이 박혔는지. 그 부분을 고민해볼 생각이다. 매번 그렇게 연락을 못 받는 건지. 저희들이 준비를 못 하는 건지. 나도 이해를 못 하겠다. 또 최근 어느정도 언론이 신경을 안 써줬는지 체감했던 게 있다. 박지원 대표가 그렇게 언론에 많이 나오지 않는가. 거의 매일 출연하는 분인데. 연합에서 방송에 나오는데 국민의당 때 사진이 아직도 나왔다. 그래서 내가 기자한테 직접 연락해서 바로 바꿨다. 그 정도로 그게 언제적인데. 평화당이 1년 됐는데 아직도 그걸 쓰고 있다. 

Q: 바로 오늘 한국당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故 장자연씨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가 또 적폐청산에 매몰되고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A:
사과상자에 사과가 썩었으면 확 뒤집어서 일단 다 쏟아내야 한다. 썩은 걸 놔두면 점점 더 옆에 있는 것을 썩게 만든다. 복숭아도 마찬가지다. 그냥 종이상자에 놔두면 하나가 썩으면 주변을 다 썩게 만든다. 비리는 덮으면 덮을수록 적폐가 더 쌓인다. 그래서 단죄하는 시점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잘못을 했다고 시인하고 두 번 다시 그러지 않도록 오픈할 때에 세상은 투명해진다. 근데 그 오픈하고 단죄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라서 오픈만 시켜도 된다. 근데 그동안은 다 덮으려고 했다. 그래서 장자연이나 김학의는 부끄러운 일이지만 고위층의 그런 민낯이 드러나야 한다. 우리 역사를 보면 그냥 덮고 가자 덮고 가자 하면서 아픔은 남아 있게 된다. 하지만 상처를 입은 사람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도 장자연 유가족들은 ING다. 지금도 기일이 되면 생각이 날 것이다. 내가 그때 지켜주지 못 해서 죽었다고 하는 죄책감을 갖고 있다. 무조건 덮고 없었던 일로 한다? 또 다른 적폐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김태우·신재민·손혜원 등 여권에 타격을 주는 이슈에만 수사를 철저히 하자고 하는 한국당의 행태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Q: 선거제도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지정하고 330일 이후 본회의 표결)에 올리는 문제를 갖고 바른미래당 내분을 겪는 것 같다. 그런데 바른미래당 내에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 특별재판부 설치, 이번 패스트트랙까지 사안마다 도저히 합의가 안 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A: 
그러니까 원래 끼리끼리 간다. 나쁘게 표현하면 패거리 정치라고 하지만. 물과 기름이 섞이는 것은 안 된다. 유화제라는 게 있어야 한다. 유화제없이 무조건 화학적으로 결합을 시도하는 건 불협화음을 낳는다. 손학규 대표가 최악이 아닌 차악이라고 표현했다. 차악을 선택해서라도 (패스트트랙으로) 가야된다는 의견인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한데. 그래도 이해당사자들이 각각 살아온 길이 다르니까 (바른정당 출신의 보수 인사들에게) 한국당의 모습이 남아 있고 그런 것 같다. 어쩔 수 없다. 역시 처음 우리가 당을 합치면 안 된다고 했고 평화당이 창당했는데 그 이유가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깝다. 한 식구들이었는데 함께 있었다면 (지금)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었을텐데. 지금도 옛날 생각난다. 우리가 이름을 바꿀 수는 없다. 처음 시작이 김대중 정신이자 평화롭게 가자는 것이었다. 그대로 간다면 우리가 저쪽으로 갈 수는 없다. 그래서 저분들이 집나갔던 분들이 돌아올 수 있으면 함께 할 수 있는 코드가 있고 공통분모가 있다. 그분들이 정리되지 않으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Q: 4.3 재보궐 선거가 얼마 안 남았다. 특히 정의당에서 당선되면 다시 공동 교섭단체가 될 수 있는데 어떻게 보고 있는가?
A: 
뭐 보궐 선거를 통해 살아남으셔서 함께 교섭단체가 되면 금상첨화겠지만 국민 정서에 반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보수에게 줄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바라보는 입장에서 경남에 살다보니 보수에게 그냥 어부지리로 건져갈 수 있다고 생각돼서 경남인으로서 걱정이다. 지금 구도로 봤을 때는 보수가 훨씬 유리할 수 있다. 진보 쪽은 후보가 여러 명이라서 N분의 1이 되면 표가 분산되니까. (정의당과 진보 단일화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민중당 입장에서) 소수 정당들은 당연히 정당 이름을 알려야 하고 다음 총선을 위해서 교두보를 마련해야 하니까 출마할 수도 있지만 대의를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진보 쪽에서 마지막에 후보 단일화를 하든 고민을 해서. 지금 뭐 보수가 저렇게 몽니 부리고 굳이 거기에 한 석 더 얻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진보는 분열해서 망한다고 그걸 답습해서는 안 된다. 

Q: 짧지만 정의당과 공동 교섭단체를 했을 때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 아쉽게 됐다. 
A: 
힘이 약할수록 뭉쳐서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잘 하는 것을 좀 배워야 한다. 정당을 떠나서 정의당의 진보적이고 합리적인 부분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에서 참 좋은 게 많다. 저희들도 배운다. 의석이 많고 적고가 아니라. 나이 많다고 다 어른이 아닌 것처럼 아이들의 말을 새겨듣는 것처럼 우리가 다선 의원들이 많다고 거만한 게 아니라 훨씬 더 합리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부분에서는 수용을 하고 그런다. 정의당은 진보적으로 돌격 앞으로 이렇게 잘 하니까 저희들이 그걸 배우고 함께 하는 호흡 코드가 좋았다. 

Q: 정당 생활을 오래했는데 다음 출마를 고민하고 있지는 않은가?
A:
항상 선거철 되면 고민하는데 어떤 식으로든 명분이 주어져서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오면 각오를 하겠다. 내가 87년부터 시작해서 32년 동안 정당 생활을 하고 있다. 평화민주당부터 했다. 그때는 아무 것도 모를 때였는데 91년부터 남편이 기초의원 출마했으니까 나는 30년 정치를 했다고 보고 있다. 늘 출마했다. 남편과 함께 영남에서 떨어질줄 알면서 출마해왔다. 빨갱이 소리 들어가면서.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갖고 했다. 보수 속에서도 종자씨는 삶아먹지 않는다. 다음 선거에는 어떤 식으로든 뭐든 어떤 자리로든 도전을 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고민을 하고 있다. 누구라도 해야 한다. 당락을 떠나서 박주현 의원이 떨어져도 우리 나가야 된다고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저 분 진짜 멋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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