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오락가락한 인식 변화 비판
박왕자씨 피살 사건이 통과의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이번 인사 청문회 시리즈에서 누구보다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주목도가 가장 높다. 김 후보자가 과거 SNS에 올렸던 각종 발언들이 한 두 개가 아니고 모두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26일 오전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다른 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부분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통일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비판과 우려를 접하고 냉정하게 지나온 삶을 되돌아봤다. 앞으로 열린 자세로 보다 겸허한 태도로 부족한 점을 메워나가도록 하겠다”며 사과했다.

김연철 후보자가 엄숙한 표정으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 중에는 대표적으로 △금강산 피격 사건은 통과의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하면 나라 망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군부대 방문에 대해 군복 입고 쇼나 한다 등이 있다. 

여야 가리지 않고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은 김 후보자의 발언이 과도했다는 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역대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여러번 했지만 이번처럼 후보자에 대해 묻고 답변을 들어서 검증할 사항이 많은 것은 처음”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계승하는 민주평화당 소속 천정배 의원조차 김 후보자의 발언을 지적했다.

“2011년 5월 한겨레 인터뷰에서는 천안함 사건이 우발적 사건이라고 했고 2018년 5월 <70년의 대화>에서는 북한의 어뢰 공격이라고 썼다. 후보자가 쓴 것처럼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면 이것은 결코 우발적인 사건일 수 없다. 고의적인 도발이고 천인공노할 그야말로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다. 그런데 이걸 우발적 사건이라고 말씀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 한 경거망동이고 후보자가 북한에 지나치게 편향된 인식을 갖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도 마땅한 것 아닌가?” 

(사진=박효영 기자)
천정배 의원은 김 후보자의 인식과 발언을 지적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나아가 천 의원은 “(천안함 사건 초기 6~7년 동안) 천안함 폭침설에 의문을 제기하고 재조사를 역설해왔는데 공교롭게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북한 폭침설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의 인식이 이렇게 바뀌고 오락가락한 것에 대해 정확히 해명해달라”고 요구했고 김 후보자는 “두 가지 원칙이 있었다. 하나는 외교안보 분야에 있어서 정보망은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는 게 맞다. (그럼에도) 정보분야에 대해서는 정부가 많은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의문을 제기했을 때는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답했다. 

천안함 사건도 그렇지만 2008년 박왕자씨 피살 사건에 대해 김 후보자는 2010년 4월 한겨레21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총격 사건으로 관광객이 사망한 사건 사고들은 일찍 시작했어도 우리가 겪어야 할 통과의례였다. 접촉 초기에는 충돌이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금강산에서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는 사람, 탈북자 얘기를 꺼냈다가 억류된 사람, 교통사고로 북한 군인이 사망하고, 총격 사건으로 관광객이 사망하는 사건 사고들”이라고 주장했는데 국민의 무고한 희생을 당연시한 것으로 강한 질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한편, 김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북미 협상 조속히 재개 △남북 공동선언(판문점·평양) 차질없이 이행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인도적 사안에 대한 근본적 해결 △다양한 협력방안 강구 등 통일부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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