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택배비 인상한 택배업계…'업계 1위' CJ대한통운, 택배비 추가 인상 가능성도
GS25, 물류 인프라 활용 '반값 택배' 출시
GS25 이어 CU까지 '반값 택배'…물류업계 택배비 인상 부담 틈새시장 파고들어

마포구의 어느 GS25, CU 지점 (사진=우정호 기자)
마포구의 어느 GS25, CU 지점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지난달 CJ대한통운은 1992년 이후 27년 만에 택배비 인상을 발표했다.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국내 택배비는 30년 가까이 하락세를 이어왔다.

시장 점유율 1위 CJ대한통운이 택배비 인상을 발표하자 2, 3위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택배도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의 택배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기존의 편의점 물류 배송 인프라를 활용한 반값택배를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소비자들이 택배비 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을 감안해 ‘틈새시장 전략’을 노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GS25가 편의점 업계 최초로 ‘반값 택배’를 발표하자 CU도 유사한 서비스를 통해 ‘반값 택배’ 시장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성동구의 한 CJ대한통운 지점 (사진=우정호 기자)
성동구의 한 CJ대한통운 지점 (사진=우정호 기자)

27년 만에 택배비 인상한 택배업계…'업계 1위' CJ대한통운, 택배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지난달, CJ대한통운은 ‘택배업계의 숙원과제이기도 한 요금 현실화를 단행한다’는 취지로 서비스 출시 이후 27년 만에 택배비 인상을 발표했다.

택배비 인상에 가장 먼저 불을 당긴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 1위 CJ대한통운은 화주기업들과 협의해 이달부터 요금부터 평균 5% 인상분을 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화주기업과의 계약갱신에 있어 추진된 사안이기에 B2B·B2C 기업택배에 한해 적용되며 개인 대 개인 C2C 택배요금은 종전과 동일하다. 모바일 앱을 통해 주문 결제된 의뢰건에 대해 적용됐던 요금 할인은 잠정 중단된다.

앞서 CJ대한통운 측은 인상폭은 평균 100원이며, 이형화물 등 일부 품목은 1000원 이상 상향 조정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CJ대한통운의 연간 처리량 14억 박스에 건당 100원의 인상분을 적용, 해당 수입의 절반가량을 계약사인 대리점과 택배기사 등에 배분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700억원의 수익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회사에 따르면 요금 인상분이 일괄 적용되는 게 아니라, 신규계약 또는 계약갱신을 앞두고 있는 업체들을 상대로 새 운임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단가 조정이 이뤄지게 된다.

CJ대한통운은 “기업택배가 전체의 95%에 달하고 5%에 해당하는 개인물류는 기존 5000원을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당장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일부 물류 중 특수화물에 대해서는 1000원 정도가 더 부과되는 것도 있지만 이는 전체 물류의 1% 미만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아울러 요금인상을 단행한 CJ대한통운 이외에도 로젠택배는 내부적으로 10% 요금인상 방침을 정했고, 롯데·한진 역시 지금 당장 요금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나, 현재 택배비가 현실적이지 않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이번 택배가격 인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바닥을 친 택배비가 드디어 정상화된다”는 평가가 많았다.
  
한편 CJ대한통운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9년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근희 부회장과 박근태 사장을 사내이사로 각각 신규선임,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날 박근태 사장은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택배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언급했다. 박 사장은 "계속 시장상황을 보고 저희가 택배비 인상을 계속해서 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GS리테일 제공)
(사진=GS리테일 제공)

GS25, 물류 인프라 활용 '반값 택배' 출시

물류업계가 택배비 인상을 고려 중인 가운데 전국 최저가인 1600원짜리 편의점 택배가 등장해 귀추가 주목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기존의 편의점 물류 배송 인프라를 활용한 반값택배를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반값택배는 고객이 GS25 점포에서 택배 발송을 접수하고 택배를 받는 상대방도 GS25 점포에서 찾아가는 구조의 택배 상품이다.

화물을 보내는 고객이 GS25의 택배 키오스크(터치 스크린 방식의 택배 접수 단말기)에서 접수할 때 택배를 받을 고객이 물품을 픽업할 수 있는 GS25 점포를 지도에서 선택하면 배송지가 접수된다. 택배 화물이 상대방의 GS25 점포에 도착하면 받을 고객에게 택배를 찾아갈 수 있도록 메시지가 전송된다.

반값택배의 배송은 GS25에 상품을 공급하는 물류 배송 차량과 물류 센터가 이용된다. 전국 500여대의 GS25 상품 배송 차량이 접수된 택배를 1차 거점인 GS25 30여개의 센터로 운송해 GS허브센터로 집하된 후, 다시 GS25 배송 차량을 통해 수취 점포로 이동된다.

반값택배는 접수부터 수령까지의 소요 기간이 약 4일로 일반 편의점 택배보다 다소 길지만 요금은 최대 65%까지 저렴한 서비스다. 중량이 10kg이면서 물품 가액이 50만원인 화물을 택배로 접수 할 경우, 일반 편의점 택배의 가격은 6000원인데 반값택배의 경우 2100원이다.

반값택배의 가격은 최소 1600원부터 2100원까지 무게에 따라 달리 책정되는데 물품의 무게가 500g미만의 경우 최소 요금인 1600원이 적용된다. 500g~1kg 사이의 물품은 1800원이고 1kg~10kg까지는 2100원이다.

다만 중량이 10kg을 초과하거나 가로·세로·높이의 합이 1미터가 넘는 부피의 상품, 물품가액 50만원을 초과하는 상품, 변질 우려가 있는 식품류 등의 화물은 접수할 수 없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소매점의 역할을 뛰어 넘는 생활 편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이번 반값택배를 기획하게 됐다. 택배 서비스의 전과정이 GS리테일의 기존 인프라를 통해 이뤄지는 시너지 제고의 대표적 사례"라며 "배송 일정이 급하지는 않지만 택배비를 최소화 하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GS25의 무인택배 서비스 '스마일박스' (사진=우정호 기자)
GS25의 무인택배 서비스 '스마일박스' (사진=우정호 기자)

한편 GS리테일은 1~2인 가구 고객들의 안심택배에 대한 니즈 증가에 따라 이미 편의점 GS25를 통한 택배픽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25의 픽업서비스 실적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77.7% 증가한 바 있다.

GS25에서 운영되고 있는 ‘GS포스트박스’의 경우 제휴쇼핑몰에서 구입한 물품을 거주지가 아닌 전국 GS25에서 택배로 수령할 수 있는 픽업서비스를 제공해 1인 가구들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GS25는 이외에도 오픈마켓 G마켓·G9·옥션에서 주문 시에 사용할 수 있는 무인택배함인 ‘스마일박스’, 택배와 퀵서비스의 장점을 모은 ‘당일택배’ 등을 이미 선보였다.

GS25 이어 CU까지 '반값 택배'…물류업계 택배비 인상 부담 틈새시장 파고들어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가 최저가 1600원의 반값 택배 실시를 25일 발표하자 CU도 유사한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CU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가 차별화를 위한 생활서비스를 확대하는 흐름에 발맞춰 반값 택배 서비스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CU와 GS25는 각각 점포 수가 1만3000여개를 넘어서는 편의점 업계 1ㆍ2위 업체다. 이들이 반값 택배를 실시할 경우, 전국 2만6000여개 점포에서 기존 택배사의 반값으로 택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일반 택배가 1~2일 안에 배송되는 것과 달리 편의점 물류 망을 이용한 반값 택배는 4일이나 걸린다. 집으로 바로 오는 것이 아니라 집 앞 편의점으로 나가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중고 거래 등 비용 부담을 줄이고 싶어하는 이들의 수요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1위 택배사인 CJ대한통운이 택배비를 올리면서 소비자들이 택배비 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GS25와 CU의 행보는 이같은 틈새 시장을 파고들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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