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대한항공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유독 ‘땅콩’과 인연이 많은 대한항공이 기내식 서비스에서 땅콩과 결별을 선언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이동 중이던 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고, 박창진 사무장을 질책하며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땅콩회항' 사건으로 땅콩 서비스와의 악연이 시작됐다.

최근에는 미국 10대 소년이 심각한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는 이유로 대한항공 항공기 탑승이 거부돼 땅콩 서비스가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올랐다.

지난 17일 마닐라행 대한항공 항공기에 오른 미국 10대 소년은 심각한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대한항공 게이트 관계자에게 알리고 탑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무원들이 땅콩을 제공하겠다고 공지했고, 이어 게이트 담당 직원이 항공기로 들어와 소년을 항공기에서 내리도록 했다. 

이후 소년은 대한항공 담당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비행기 뒤쪽 좌석에 앉아서 가겠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탑승이 거부됐다. 결국 이들 10대 소년은 인천에서 델타항공 항공기를 타고 애틀랜타로 돌아갔다. 

이에 소년의 가족들은 항공사 측에 환불과 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측은 "땅콩 등 음식 알레르기는 항공산업의 이슈 중 하나이고 어떤 항공사도 알레르기 위험이 전혀 없는 환경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안전하고 실현 가능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알레르기를 가진 승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땅콩 서비스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미국 10대 소년의 항공기 탑승 거부 등의 논란의 후속 조치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첫 번째 조치로 지난 3월 25일부로 스낵으로 제공해온 '꿀땅콩' 제품 서비스를 중지하고 크래커 등으로 대체 제공하고 있다.

또 후속 조치로 수주 이내에 땅콩 제품뿐 아니라 알레르기를 유발시킬 수 있는 땅콩 성분이 포함된 모든 식재료를 기내식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대한항공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데는 지난 3월 1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땅콩 알레르기 승객이 KE621(인천~마닐라) 항공편에 탑승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해 승객의 불편을 초래한 바 있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땅콩 제품 및 땅콩 식재료 서비스 중단 결정은 땅콩 알레르기 승객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 조치"라고 설명했다.

땅콩 알레르기는 항공산업의 주요 이슈로 대두하고 있으며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잇따라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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