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촉구
당을 능멸하는 발언 참을 수 없어
이언주 의원의 음모론 제기는 말도 안 돼
너무 팔색조
당내 공천 반대 여론 이해하지만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같은 당 소속 이언주 의원에게 공식적으로 탈당을 촉구했다.

임 의원은 1일 오후 경남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기 명분 쌓으려고 당을 공격하는 만행을 당장 멈추고 탈당해 거취를 분명히 하라. 이 의원이 사과와 반성은 커녕 오히려 노골적으로 본심을 드러내는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직후 이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에 대해 “거의 패륜적”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임 의원 입장에서 화가 난 이유는 명확했다. 임 의원은 경남 창원 성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이재환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고 불리한 판세임에도 손학규 대표와 함께 사활을 걸고 선거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임재훈 의원은 이언주 의원의 문제를 최초로 지적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지만 이 의원은 지난달 20일 방송된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해 “(선거운동을 위해) 손 대표가 창원에서 숙식하는 것을 보면 정말 찌질하다”거나 “완전 벽창호”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 보수 단일화 차원으로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있었음에도 당 지도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비판적이다.

임 의원은 “정치인이 소신과 자기 철학을 표현하는 것은 좋다. 민주 정당에서 당의 건강성과 역동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게 없으면 오히려 당이 아니다. 근데 지켜야 될 선이 있고 해야 될 말과 안 해야 될 말이 있다”고 강조했다.

어떤 논거를 가지고 당대표를 비판할 수 있지만 표현이나 수위로 봤을 때 이 의원이 당원으로서 금도를 넘어섰다고 보는 것이다.

임 의원은 “찌질이나 벽창호와 같은 말을 삼가주기를 바랐는데 그 이후에는 (이 의원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미안한 얘기지만 개가 짖는 거라고 생각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당대표와 당을 거의 뭐 능멸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 도대체 이건 뭐 당원인지 모르겠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차라리 그럴려면 탈당하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 의원은 지난달 29일 방송된 연합뉴스TV <뉴스1번지>에 출연해서 “조금 더 세게 좀 더 분명하게 (손 대표 비판을) 했었어야 했나. (당내 징계 움직임에 대해) 당은 아니고 손 대표의 측근인 송태호 윤리위원장께서. 나는 뭐 아주 참 코미디다. 아니 뭐 북한의 최고 존엄도 아니고. 찌질하다는 게 불쾌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건 정치인의 숙명이다. 나도 온갖 얘기 다 듣고 있다. 허위 사실이 아니고 욕설이 아닌 이상 정치인은 어떻게 보면 그것이 숙명”이라며 반발했다.

이언주 의원은 크게 논란이 있고 난 뒤에도 오히려 더 강하게 발언했어야 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캡처사진=연합뉴스TV)

이 의원의 주장은 상식적이고 맞는 이야기다. 정치인이 욕을 먹는 것은 일상이다. 하지만 현직 국회의원이자 당원이 당대표에 대해 인신공격성 표현을 하는 경우는 정치권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더구나 비난을 한 당사자가 대표에게 정치인의 태도론을 훈계하듯이 말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할 수 있다.

물론 작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독단적인 당 운영이나 막말에 대해 당내 중진 의원들이 견제하면서 비난한 사례가 있긴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정치적 공격 행위에 대해 책임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관련해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음모론을 제기했다.

현재 손 대표와 지도부가 선거제도 패스트트랙(지정하고 330일 이후 본회의 표결)을 추진하려면 당내 추인 작업(바른미래당 활동을 하는 25명의 국회의원 중에 3분의 2 이상 동의)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반대하는 이 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를 시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도 그런 의심을 하고 있고 무엇보다 당내외의 탈당 압박에 대해 지금은 패스트트랙을 막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거부하고 있는 입장이다.

임 의원은 “그건 자기 맘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나는 패트에 대해서 고려하고 이 의원에 대해 얘기한 것이 아니다. 내가 (그 문제제기를) 하기 전에 손 대표와 상의도 안 했다. 나는 여기서 상임 선대본부장 자격으로 한 것이니까”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이 의원의 비난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해도 노코멘트하고 있다.

임 의원은 “(손 대표도) 언급할 가치를 못 느꼈을 것이다. 기분이 상한다는 것은 생각을 했을 때 그러는 것이니까 아예 그냥 언급할 가치가 없기 때문에 기분이 상하고 말고도 없을 것이라고 나는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민주당 때부터 당직자 생활만) 24년을 했다. (근데 이 의원은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또 통합을 주도했다가 바른미래당에서 지금은 보수 편향적으로 가고 있는데) 변화의 시기가 너무 빠르다. 너무 팔색조다. 완전히 팔색조. (왜 그런다고 보는지에 대해) 글쎄 내가 그 양반과 최근에 대화를 해본 적이 없어서 아이 돈 케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운데)가 31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대동백화점 주변에서 같은 당 4·3 보궐선거 이재환 후보(오른쪽)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2019.3.31
손학규 대표는 이재환 후보의 판세가 불리함에도 현장에서 숙식을 하면서 선거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더 나아가 임 의원은 “이런 건 있을 것 같다. 본인(이 의원)은 재선이고 나는 국회의원 된지 6개월(오세정 전 의원이 서울대 총장을 하기 위해 사퇴해서 비례대표 뒷번호인 임 의원이 승계) 밖에 안 됐으니까. 나를 상대하기는 가소롭다고 생각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거다. 본인 입장에서는. 그래도 (나도 원외에서 24년 당직 생활을 포함해서 국회에서 보낸) 정치 연륜이 몇 년인데”라고 발언했다.

임 의원도 당내에서 출마 반대 여론이 있었음을 인정했고 존중했다.

그럼에도 “(외부의 적과) 전쟁할 때는 아무리 철천지 원수라도 휴전하지 않는가. 우리 이재환 후보가 공천을 받을 때 당내 반대 여론이 있었다. 그렇지만 공천이 확정되고 사실 계파에 관계없이 헌신적으로 의원들이 오셔서 선거 운동을 하고 계신다. 여기 창원에 있는 당원들도 출신과 관계없이 정말 열렬하게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며 “선거는 후보 되기 전까지 격렬하게 서로 후보내지 말자. 다른 사람을 심으려고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결정되고 나면 최선을 다해서 선거 운동을 해주는 게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면 본인(이 의원)은 가만히 있든가. 사실 내가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 의원이 여러 매체에 나와서 그러한 얘기를) 되는 곳마다 하고 다녔을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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