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돌보미도 ‘아이를 때리는데’ ·· ‘심각한 불신’
국가 돌보미도 ‘아이를 때리는데’ ·· ‘심각한 불신’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4.04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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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경 의원 등 여가위 의원들 현장 방문
정부 돌보미조차 불신받는 현실
삼진아웃 폐지, 전수조사, 처우 개선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아이돌보미 사업에 구멍이 뚫렸다. 돌보미가 14개월 된 아이의 뺨을 때리고 발로 몸을 걷어찼기 때문이다. 부모는 의심스러워서 CCTV를 설치했고 학대 사실을 확인했다. 그 증거 동영상이 공개되자 파장이 커졌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시 <금천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 방문했다. 

송희경 의원은 긴급 간담회를 주최해서 현장을 점검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송 의원은 “피해 아동의 영상을 보면서 잠을 잘 수 없었다”며 “이 사건은 다른 사건들과 달리 민간 영역에서 일어난 게 아니라 정부가 운영하는 아이돌보미 센터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아이 하나 키우는 것을 정부가 이렇게 허술하게 한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예방해야 한다. 3번의 자격 정지가 있어야 자격 취소가 되는데. 그동안 자격 취소된 58명의 돌보미 중에서 20여명이 폭력에 의한 것이었다. 삼진 아웃제를 적용할 게 따로 있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매맞고 유기되고 학대된 다음에 그것도 3번 이후에 취소된다면 우리 대한민국은 아이를 어떻게 키우겠나”고 성토했다.

여가부의 아이돌보미 자격은 민간 영역의 베이비시터와는 차원을 달리해서 엄격히 선발된다. 예컨대 △범죄 경력이나 아동학대 이력이 조회되면 채용에서 배제하고 △매년 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3차례 이상 교육 이수를 거부하면 자격이 정지된다. 허나 한 번 자격을 얻은 이후 격무에 시달리고 점점 돌보미 업무에 소홀해지더라도 그 지위를 유지하기가 쉽다는 문제점이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번 사건이 발생한 돌보미를 관리 담당하고 있는 금천구 가족센터. (사진=박효영 기자)

무엇보다 송 의원의 지적처럼 아동 학대에 기민하게 대응하기가 어렵다. 

이를테면 돌보미가 학대, 폭행, 치상, 유기로 의심 신고를 받으면 조정위원회에서 맥시멈 6개월 활동 정지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그 기간만 지나면 다시 센터 담당자와 면담한 뒤 교육을 받고 정지가 풀린다. 삼진 아웃에 따라 자격이 완전히 박탈되려면 법원에 기소될 정도는 돼야 한다. 그 지경에 갔다면 피해 아동의 부모는 피눈물을 쏟고난 이후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3일 같은 곳에 방문해서 간담회를 열고 거듭 사과했다. 동시에 △전수조사 실시 예고 △아동학대로 자격 정지된 돌보미의 활동 배제 △돌보미 채용시 인성검사 도입 등 여러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송 의원은 “여가부가 주무 부처인데 가족의 건강한 보육 문제에 너무 앞서가지 못 하고 여러 문제들을 야기시키고 정책 관리가 부실했다”고 꼬집었다. 

아이의 뺨을 때리고 있는 가해 돌보미 김씨. (캡처사진=피해 부모가 올린 유튜브 영상)

당연히 성실한 돌보미도 있겠지만 국가 돌봄 서비스조차 워킹맘과 워킹대디의 불신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당장 관련 커뮤니티를 보면 얼마 전 한유총(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 유치원생을 볼모로 잡을 때처럼 자신들이 없으면 일을 나가지 못 하는 부모의 처지를 이용해 갑처럼 행세한 돌보미의 행태를 꼬집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돌보미에 대한 열악한 처우 문제도 대두됐다.

송 의원은 “아이돌보미들의 처우 개선이 중요하다. 열악한 환경에서 아이를 대신 돌보는 Second parents 역할을 하기 위해 그 어려운 직업을 수행하는 이 분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안 된다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요원해진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송 의원은 ①삼진아웃제 폐지 ②전면 실태조사 ③돌보미 처우 개선을 여가부에 주문했다. 

신보라 의원은 최근에 아이를 낳은 워킹맘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신보라 의원은 최근에 아이를 낳은 워킹맘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신보라 한국당 의원은 “지금 6개월 된 아이가 있다. 나도 돌봄 공백이 좀 있다. 오늘도 오전에 정부 지원 아이돌보미가 왔다 가셨다. 내가 아이돌보미 신청을 직접 해보니까 진짜 엄마한테 정보가 너무 깜깜이다. 성함, 연락처, 연령. 이게 전부였다. 이 정보만 가지고 몇 시간 동안 부모없이 혼자 맡겨도 정말 안심할 수 있을까. 누구나 Question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해자인 돌보미 김씨(59세)는 3일 7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았다. 2월27일~3월13일까지 CCTV 영상에 따라 총 34건의 학대 정황이 발견됐고 경찰은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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