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 혁신없는 한국당 “덩치만 키우는 통합” 지탄받을 것
유승민 ·· 혁신없는 한국당 “덩치만 키우는 통합” 지탄받을 것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4.10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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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특강에서 발언
선거제도 패스트트랙 막을 것
한국당 혁신 가능성 없어
바른미래당 안에서도 답답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4.3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격화되면서 결국 바른정당계가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할 명분을 찾는 것 아니냐는 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그럴 리가 없다면서 명확히 선을 그었다.

유 전 대표는 9일 저녁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나누면서 커간다:성장과 복지> 특강 중간에 “한국당이 보수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덩치만 키우는 통합은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강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서는 “새누리당 탈당 후 지금까지 지켜본 한국당은 변한 게 없고 변화나 혁신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나를 포함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한국당에 간다는 이야기를 한 걸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대표는 작년 하반기부터 대학 특강을 통해 활동을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 전 대표는 무엇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 보수가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개혁 보수를 내건 상황에서 그때로 다시 돌아가는 정치는 절대 안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2017년 조기 대선 당시 바른정당 경선에서 유 전 대표는 남경필 전 경기지사와 달리 한국당과의 보수 통합론을 견지했지만 현재의 한국당 상태를 봤을 때 그러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9일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극우로 치닫는) 이언주 의원은 바른미래호를 버리고 나가려고 하는 것이고 우리(바른정당계)는 바른미래호를 살리려고 하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1차적으로 이언주 의원은 아예 바른미래당 후보도 내면 안 된다는 것이고 우리는 후보를 내고 선거 연대는 할 수 있다. 어쨌든 우리 당의 존립을 기초로 우리는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바른정당계 8인 정병국·지상욱·하태경·오신환·유의동·유승민·이혜훈·정운천은) 개인 플레이를 안 한다. 우리는 탄핵 이후로 굉장히 시련과 고난의 시간을 같이 거쳐왔기 때문에 굉장히 단합이 잘 된다”고 덧붙였다.

소위 포용적이고 따듯한 보수와 관련 유 전 대표는 “헌법 가치에는 자유, 평등, 성장, 복지가 다 있다. 보수가 외눈박이처럼 시장경제나 자유만 쏙 뽑아서 보고 싶은 것만 보면 새 시대의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3월12일 교섭단체 연설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싶으면 기업을 자유롭게하고 국민의 지갑을 두텁게 해주고 싶다면 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제발 우리 헌법대로 헌법에 적힌대로만 하라.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은 위헌이다.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헌정농단 경제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헌법 121조 1항에는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바로 2항에는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 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고 경제 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면서 정부의 시장 규제권을 명시해놨다.

일주일 뒤 이낙연 국무총리는 대정부질문을 통해 헌법 121조 2항을 들어 나 원내대표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유 전 대표는 한국당식 보수가 분명 맘에 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바른미래당의 상황이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다. 우선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 사이에서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중도 노선’이냐 아니면 ‘개혁 보수 단일 노선’이냐를 두고 근본적인 정체성 논쟁이 있다. 또한 지난 4.3 재보궐 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가 참패한 것을 놓고 손학규 대표에 대한 책임론과 방어론이 부딪치고 있다.

이전에도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 △특별재판부 설치법 △선거제도 패스트트랙(지정하고 330일 이후 본회의 표결) 등 두 진영이 도저히 당론으로 합의하기 어려운 사안들이 꽤 있어서 근본적인 가치관 격차가 상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 전 대표는 선거제도 패스트트랙을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 전 대표는 “다만 지금은 당을 이끄는 분들이 따로 계시기 때문에 지켜보고 말조심하는 차원”이라면서도 선거제도 패스트트랙에 명운을 걸고 있는 지도부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즉 “선거법,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법 특히 선거법 패스트트랙은 반드시 가서 막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국회가 이를 다수의 횡포로 밀어붙이는 것도 맞지 않고 당 안에서 이를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맞지 않다고 본다. 선거법이라는 것은 국회의원을 어떻게 뽑을지 그 룰에 대한 국회 운영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다 합의로 처리했다. 패스트트랙 관련 의원총회는 참석할 것이고 나머지 의원총회는 안건을 보면서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선거제도 개혁없이 개혁 보수의 앞 길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유 전 대표에게 자주 조언을 했다.

심 위원장은 5일 방송된 노무현재단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공수처법의 정책 내용가지고 이견이 있는 것 같지만 핵심은 바른미래당의 이름으로 내년 총선을 치를 생각인가에 대해 관심을 갖는 대목”이라며 “내가 유승민 의원을 만나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20년간 비주류로 정치를 해보니까 우리가 실력도 부족했지만 결국 선거제도 개혁없이 불가능하다. 유 의원께서 바른미래당을 세워서 개혁 보수를 하겠다는 생각인데 선거제도 개혁없이 안 되지 않겠느냐고 이야기를 나눠봤다. 내 생각에는 (소위 유승민계가)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인 것은 이후 진로에 대한 다른 고민이 있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유 전 대표가 선거제도 개혁에는 동의하지만 패스트트랙 방식을 반대하는 것인지 아니면 심 위원장의 관측대로 추후 바른미래당을 뛰어넘는 보수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유 전 대표는 분명 한국당 복당설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손에 잡히는 시나리오가 없어 보이는데 유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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