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의 기적㉚] 음주운전 예방에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닌가”
[윤창호의 기적㉚] 음주운전 예방에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닌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4.12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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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호법2는 예방
음주운전자에 대한 방지장치
생계형 운전자 문제
피해자를 먼저 고려해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윤창호법1이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다면 윤창호법2는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크게 보면 ①교육과 인식 개선 ②모든 차량에 시동잠금장치(음주 측정해서 통과해야 시동 가능) 부착 ③음주운전 전력자에 대해 방지장치 부착 차량만을 타도록 강제 등이 있다. 

③을 논의하는 공청회에 참석한 이윤호 본부장(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안전정책본부)은 “대의명분은 교통사고 피해를 줄이고 음주운전자가 (음주) 운전을 못 하게 하는 데에 있다면 좀 더 공격적인 과제와 목표를 설정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 방안 공청회>가 열렸다. 

음주운전 예방을 위한 공청회가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최로 열렸다. (사진=박효영 기자)

발제를 맡은 이동민 교수(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는 도입 방향을 연구해서 발표했고, 최대근 교통운영계장(경찰청 교통운영과)은 어떻게 도입할지 추진 계획을 설명했다. 

핵심은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은 사람이 다시 면허를 받아 운전하려면 일정 기간 방지장치가 설치된 차량만을 운전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하는 것이다. 이미 국회에는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경찰청이나 관계 당국의 준비 부족 또는 현실적인 문제로 절차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그러다보니 이날 발제는 실제 도입을 위한 보완적 관점에서 내용이 꾸려졌다. 

이를테면 이 교수의 결론은 △강제적 방식보다 자발적인 참여 방식이 국내에 현실적 △음주운전 고위험군 대상으로 먼저 시행하고 제도 정착 이후 범위 확대 △기존의 운전면허 재취득 결격기간과 함께 방지장치 부착 차량을 위한 조건부 면허 운영 △생계형 운전자에 대한 배려 △방지장치 제도는 음주운전자에 대한 교육·상담·치료 프로그램과 연계 등이다. 

이동민 교수는 방지장치 도입 방안에 대해 연구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먼저 좌장을 맡은 서보학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술 마시기 전에는 심각성을 본인이 인식할 수 있다. 음주운전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술이 한 잔 들어가면 자동적으로 나중에 자기 열쇠를 꽂고 차를 운전한다. 이런 경우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하는 치료 방법이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 치료라는 게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하는 것은 있어도 술은 마시되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하는 분리해서 하는 치료법이 있는지 조금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토론자들로부터 제기된 우려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음주운전자가 면허 재취득을 할 수 있는 결격기간에 대한 면죄부 문제다.

윤영중 국토교통부 교통안전복지과장은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설치하면 운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아닌가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 제재를 하는 게 아니라 원래는 결격기간 동안 운전을 못 하는데 방지장치를 하면 운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될까봐 그런 부분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중 처벌이나 낙인 문제에 대해서는 토론자들 간에 입장이 엇갈렸다.  

장한별 한국교통연구원 교통법제연구팀장은 “예를 들면 성범죄자의 전자발찌는 목욕탕에 가지 않는 이상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데 음주운전을 했다고 해서 면허를 조건부로 받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거는 것 자체에서 자신의 평판이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 우리가 남의 전과 사실을 조회할 수 없는데 남의 음주운전 사실을 수시로 듣고 전파하는 것 자체에 실질적인 부담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한별 팀장은 음주운전 전력자에 대한 낙인 문제를 제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류준범 도로교통공단 선임연구원는 “이 교수가 말씀한 치료와 상담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에 찬성한다. 외국 사례를 보면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부착하면 오히려 효과가 없었다는 연구들도 있다. 이 부분을 고려했을 때 음주운전 방지장치만이 답이 아니라 상담과 치료가 병행돼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 문화가 체면을 중시하는데 내가 자녀 앞에서 음주운전 장치에 입을 대고 분다? 이게 쉬울까? 지인들과 직장 상사가 보고 있는데 내가 음주운전해서 이걸 불어야 한다? 내가 봤을 때 이건 상당히 곤혹스러운 일이고 오히려 처벌적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 문화에서 이런 것은 절대 혜택이 아니고 이런 부분이 간과돼서 언론에 보도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윤호 본부장은 너무 소극적으로 방지장치 도입 방안을 연구한 것은 아닌지 문제제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윤호 본부장은 너무 소극적으로 방지장치 도입 방안을 연구한 것은 아닌지 문제제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반면 이 본부장은 “헌법에서는 공공 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개인의 기본권을) 법률로 제한할 수 있고 음주운전 가해자는 공공 복리의 혜택을 받는 대상이 돼야 하는지 참 사실 궁금하긴 하다”면서 운을 뗐다. 

이어 “저소득층이나 생계형 운전자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 그 장치를 부착하게 할지 고민이 많은 것 같다”며 “생계형이기 때문에 더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해야 된다. 음주운전은 재범률이 요새 버닝썬 문제 나오고 있는데 마약 재범률보다 더 심각하다. 그렇게 위험한데 생계형이라고 해서 자동차라는 흉기를 가지고 우리의 도로 환경에 다시 나오게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이 본부장은 “대만에서는 2017년부터 음주운전자에 대해서 번호판을 형광색으로 바꾸는 걸 시행하고 있다. 그로부터 1년 동안 음주운전을 하지 않으면 번호판을 복귀시켜준다. 대만은 우리보다 법률 소양이 높은가?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이걸 시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렌트가 등에 대해) 의무적으로 음주 시동잠금장치를 장착하는 것도 한 번 고민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도 도입 이전에 당국은 여러 현실적인 고민을 많이 하는데 이 본부장은 “우리가 하고 있는 고민 중에 90%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정말 필요없는 일에 대해 고민을 하고 살아간다. 마찬가지”라며 “끝으로 내가 문자 하나를 받았다. 최근에 내가 계속 같이 연락을 하고 있는데 윤창호 친구들과 이런 게 열리고 있다고 얘기를 했는데 꼭 통과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전한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류준범 연구원은 방지장치와 교육 상담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사실 류 연구원도 음주운전의 상습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음주운전자는 대부분 반복적으로 상습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두 번 세 번 했다고 하지만 스무 번 서른 번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분들이 술을 마시면 음주운전으로 이어지는 자동적인 패턴이 있다고 본다. 그런 부분들을 교정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 어떤 분은 블랙아웃이라고 하는데 필름이 끊긴 상태에서 운전을 해서 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분에게 상담이나 교육이 불가능하고 지금처럼 물리적으로 시동을 걸지 못 하게 해서 차를 사용하지 못 하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가해자 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피해자의 고통과 회복불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한다. 

서형석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는 “대형 차량이나 여객 자동차로 음주운전이 터진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 안에 타고 있는 40여명의 승객은 물론이거니와 그 대형 차량이 치이는 피해 운전자의 피해는 어마어마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여기 나와 있는 검토 결과를 보면 이런 내용이 없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서형석 기자는 교통 문제를 전문적으로 취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은 음주운전 예방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무엇보다 서 기자는 발제에 대한 감상평으로 “하나의 작은 사고일지라도 큰 파급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그런 것에 대한 미연의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소극적으로 한다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다”면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어 “버스는 어떻게 할 거냐? 트럭은 어떻게 할 거냐? 생계형 운전자 말씀을 해주셨는데 이번 기회에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생계형으로 할 거면 술을 먹지 말아야 한다! 아니 생계형은 내가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왜 술을 먹고 내가 죽을 짓을 하는가. 이런 분들을 왜 구제를 하는가. 나는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자 참석한 시민들은 박수를 치면서 “옳소”를 외쳤다. 

그럼에도 이 교수는 “우리 헌법의 기본권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보장하게 돼 있어서 가해자라 하더라도 그 사람의 기본권을 완전하게 무시하면서 제도를 시행할 수 없다. 그런 부득이한 고민을 한 끝에 나온 결과”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최 계장은 “국비 지원 문제는 조금 더 한 발 들어가서 보면 그 지원이라는 것이 음주운전자를 지원해주겠다는 게 아니라 음주운전자로 인한 피해 발생을 방지하자는 차원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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