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철조망과 감시초소... 문화역 284에서 만나다
DMZ 철조망과 감시초소... 문화역 284에서 만나다
  • 신현지 기자
  • 승인 2019.04.2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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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 중앙홀의 평화의 종은  DMZ에서 철거된 철조망의 잔해를 녹여서 만들었다
문화역 중앙홀의 평화의 종은 DMZ에서 철거된 철조망의 잔해를 녹여서 만들었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남북한의 비무장지대(DMZ)는 1953년 정전 협정을 맺은 남과북 휴전선을 중심으로 각각 2km의 떨어진 곳에 철책을 설치하면서 시작되었다.  4km폭의 비무장지대에는 군인이나 군사시설이 없는 지역이지만 휴전 기간이 길어지면서 무장 군인이나 군사시설이 점점 더 늘어나 남측에만 70~90여 개, 북측에는 200여 개의 군사시설인 GP(감시초소)가 DMZ에 세워졌다.

이 지역에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양 경계를 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양 정상의 이 같은 DMZ에서 만나는 모습은 1953년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그동안 긴박한 상황들을 단박에 평화로 향하는 시도이기도 했다. 

그날 이후 12월, 남과 북은 GP 11개소씩을 없애기로 합의하고 남북 각각 11개 중 10개가 해체되었다. DMZ를 진정한 비무장지대로 만들고 남과 북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양측의 중요한 결정이었다. 그날 이후 다시 1년이 흘렀다. 기대만큼 진전을 이루지 못했지만 남과 북의 관계형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는 여전히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특히 예술가들은 이 같은 상승기류에 옛 서울역사를 개조한 복합문화공간 서울역 284에서 비무장지대(DMZ)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의 DMZ 활용 방안을 제안하는 과정을 작품으로 형상화 했다.

여기에 비디오아트를 창시한 거장 백남준를 비롯해 안규철, 이불, 정연두, 백승우, 김준, 노순택, 오형근, 전준호·문경원, 임민욱, 조민석, 승효상, 최재은, 민정기, 김선두, 강운 등 50여 명이 참여했고, 작가들은  ‘DMZ’을 두 개의 축으로 나누어 제안을 작품으로 담아냈다.   

(사진=신현지 기자)
(사진=신현지 기자)

하나는 DMZ‘에 도달하기까지 경험하는 민간인 통제선과 민간인 통제구역, 통문, DMZ 영역과 감시초소 등의 공간적 구성이고 다른 하나는 DMZ가 형성된 과거의 시점부터 분계선이 없어질 미래의 시점까지. 즉 평화의 DMZ를 상상하는 미래의 시간적 구성으로 표현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 학자들과 함께 비무장지대와 접경 지역을 정치‧사회적, 문화‧예술적, 일상적인 측면에서 총 다섯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전시장 중앙홀에 설치 된  ‘DMZ 평화의 종’은 안규철 작가의 작품으로  DMZ에서 철거된 철조망의 잔해를 녹여서 종(鐘)을 만들고, 벙커의 감시탑의 형태를 가져와 종탑으로 만들었다.

그 이유에 작가는 “평화가 오면 전쟁 시 사용하던 무기를 녹여 쟁기와 보습으로 바꾸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냈다”며 “소리는 철조망을 넘나들 수 있다. 물리적 구조물이 소리로 바뀌어 퍼져 나가 사람들을 하나로 모은다” 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쟁의 아픔을 담은 DMZ라는 실체를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피하지 말고 넘어서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비디오아트를 창시한 거장 백남준은 비무장지대에 호랑이 농장을 지을 것을 작품으로 제안했다. 그는 프린트된 티브이 스크린의 빈 윤곽 위에 색색의 크레용으로 손글씨를 휘갈기며 디엠지가 호랑이 농장이 되어야할 세가지 이유를 이렇게 적었다.

‘첫째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둘째 생태 낙원을 유지하기 위해, 세째 침입자를 먹어치우기 위해.’ 세째 침입자를 먹어치우기 위해서다.’ 라고

1.2등 대합실에 전시된 17명의 작가들의 DMZ에 대한 회화 풍경은 가장 상징적인 군인과 감시초소의 모습이다. 작가들은 사진과 영상 아카이브 등으로 담아냈다. 산꼭대기에 위치해 마치 중세의 웅장한 성탑과 같은 형태인 남한의 GP에 반해 북한의 GP는 간단한 건축물만 남아있고 지하 벙커에 모든 시설을 감춘 모습에서 첨예한 긴장 상태를 재현했다.

(사진=신현지 기자)

작가들은 DMZ와 접경지역의 삶 군인, 마을주민’은 군인으로서의 삶과 민간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 속에  미래를 제안했다. 특히 박종우 작가는 인사이드 DMZ-정찰에서는 DMZ 내의 삶은 긴장과 평화가 공존하는 모습으로 과거, 오늘, 미래를 얘기하고 있다.

이밖에 작가들은 3등 대합실에 미래의 공간으로써의 DMZ를 담았다 1988년 뉴욕의 스토어 프런트갤러리에서 열린 ‘프로젝트 DMZ’부터 현재까지, 각계 각층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와 건축가, 디자이너, 철학자들이 제안해온 ‘DMZ의 미래’에 대한 저마다의 의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사진=신현지 기자)

서측복도와 TMO에서는 DMZ의 생명환경도 빼놓을 수 없는 축으로  DMZ의 길이 248㎞, 경기 파주부터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한반도의 생태계 보고라는 점을 들었다.  작가들은 DMZ 식물성을 축소하여 탐색하며 전쟁의 상흔과 아름다운 풍광이 교차되는 지역에 민통선마을의 삶은 쌀이라는 소재로 이끌어냈다.

이렇게 작가들은 DMZ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돌아보고 제안함으로써 예술의 역할에 대한 고찰은 물론 DMZ가 무장해제 되고 남과 북이 교류할 수 있는 평화의 날에 DMZ 역할을 다각도로 기대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되고 있는 이번 문화역 284 ‘DMZ’전은 오는 5월 6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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