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과 선거제도 동시에
대통령제는 한심한 제도
의원내각제가 좋은 제도
국민 여론은 의원수 감원
단식 가능성
6.13 지방선거는 특이한 경우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작년 12월15일 5당이 발표한 선거제도 합의문 6항에 보면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 개정과 동시에 곧바로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논의를 시작한다”고 돼 있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권력 분산형 개헌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한다면 얘기가 된다. 예를 들어 국회가 총리를 선출한다 정도까지. 최소한 대통령의 권력 분산을 논의하겠다 정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의와 동시에. 권력 분산도 논의를 하면서 이걸 하면 우리가 스크럼 풀고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23시 국회 본관 220호 앞에서 패스트트랙(지정하고 330일 이후 본회의 표결) 저지 총력 투쟁에 참여하고 있는 이 원내대변인을 만났다.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분권형 개헌이 동시에 논의된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 원내대변인은 “로텐더홀에서 잔다. 따듯한데 공기가 안 좋다. 환기도 안 되고. 여기서 자면 목도 안 좋아진다. 저녁엔 주먹밥 먹었는데 배고프다”면서 한국당의 총력 투쟁에 유일한 해법인 분권형 개헌에 대해 설명했다.   

이를테면 “우리는 진짜로 그 사람들이 권력구조 개편 논의를 우리와 하겠다고 해야 우리가 농성도 풀고 테이블에 앉아서 그러면 두 개를 같이 논의하면 패스트트랙도 필요없다. 다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서 비례성을 강화하자. 뭐 그것도 괜찮은 생각인데 그러면 권력구조와 같이 움직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 아니 우리 당 의원들은 정말 권력구조 개편없이 연동형만 통과시키면 역사의 죄인”이라는 것이다. 

이 원내대변인은 연동형만 통과시킨다면 “(내년 총선에) 우리가 당선될 수 있겠는가. 지지자들 다 돌아설 것이다. 니들이 국회의원이냐. 그런 것도 못 막으면서. 다음 4년은 너네 몸 사린 사람들에게 못 맡기겠다” 이러한 최악의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선후관계는 선 선거제도 후 개헌이 아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거 두 개는 같이 가면 된다. 같이 패스트트랙에 태우면 된다. 동시에 작업해야 된다. 한 쪽이 배신할 수 있기 때문에. (작년 12월 5당 합의문 발표하기 직전)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총에서 사실은 허락을 받고 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나 둘 다 큰 일 나면 어떡하냐. 그래서 했던 거고. 이제 연동형 얘기가 무르익으면 자연스럽게 권력구조 개편 쪽으로 (얘기가) 나왔어야 하는데 그거는 딱 단절하고 이것만 한다고 하니까. 지금 한국형 연동형을 포함해서 여러 안들을 만들어놨지 않는가. 이렇게 될 정도면 당연히 권력구조 개편 논의를 (지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원내대변인은 소신에 따라 의원내각제로의 개헌을 바라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대통령 중심제라고 하는 것이 진행되다 보면 국민들이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된다”며 “청와대에서 굉장히 좋은 제도를 만든다. 야당 입장에서 그렇게 좋은 제도에도 찬성할 수가 없다. 얼마나 한심한 제도인가”라고 대통령제의 비효율을 비판했다. 

이어 “정치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의원내각제주의자다. 왜냐. 이 양당제가 너무 한심하거든. 여당은 무조건 청와대 잘못해도 편들어야 하고. 국민 눈이 있어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 대해 딴소리 좀 했다고 공천 안 주고 그러지 못 하겠지만 그래도 주류는 안 된다. 청와대에 앉아서 사람들이 금태섭 저 또 잘난 척 한다. 그러겠지. 의원들은 그렇게 바라본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소신을 가지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게 좋은 거다. 나와 이념적 지향은 다를 수 있지만 (금 의원의) 태도와 자세는 훌륭한 거다. 청와대 편을 들면 다음번 공천에 유리하다. 물론 의원들이 공천만 보고 그러는 건 아니다. 현재 상황에서 왕따가 된다. 여당인데 청와대 공격하고 그러면 너 왜 방송 나가서 그딴 소리하느냐 적이야?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못 견딘다”고 설명했다. 

좀 더 쉽게 “축구 해설가는 잘 한 사람 잘 한다고 하고 못 한 사람 못 한다고 하면 되는데 축구선수는 안 그렇다. 못 하는 우리 편이어도 다 잘 한다고 해줘야 한다”고 비유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권력 분산형을 뛰어넘고 바로 내각제가 됐으면 좋겠는데 아직 너무 찬성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권력 분산형으로 갔다 가자. 내 정치적 목표가 그것(개헌)이다. 그것 때문에 하는 거다. 대통령이 생각을 바꾸지 않아서 얘기를 못 해서 그렇지 (민주당 내에도 내각제주의자가 많다). 국회의원은 다들 의원내각제나 권력 분산형이 옳다고 생각한다. 옛날에 박근혜 정부 때는 (민주당에) 의원내각제주의자가 많았다. 왜냐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쪽에서 보기에 제왕적 대통령이니까. (여당 때는 왜 안 했는가) 그때는 국회의원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개헌이 정치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다음은 이 원내대변인과의 일문일답이다. 

Q: 6.13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현행 승자독식 제도로 인해 한국당이 참패했는데?
A:
지난 지방선거는 비정상적인 선거였다. 우리가 탄핵 이후 완전 초토화돼서 전통적으로 양당 구조로서 선거가 이뤄졌는데 완전 우리가 찌그러져서 제대로 된 선거라고 할 수 없다. 지난 선거 결과를 두고서 “연동형을 하면 너네 몇 석 얻을 수 있어”라고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우리를 더 능멸하는 행위다. 정상적인 선거를 가지고 얘기를 해야 된다. 

Q: 김성태 전 원내대표 체제 때는 그나마 연동형에 대해 원론적 동의를 좀 했었는데 나 원내대표 체제로 와서는 정반대로 바뀐 것 같다?
A:
전반적으로 비례성 강화라는 다른 여야의 요구에 우리가 부응하려고 했는데 대신에 권력구조 개편 논의를 같이 하자. 그 차원이었다. 지방선거 결과가 망가지는 걸 보고 나중에 몇 석이라도 더 확보해야지. 그런 건 전혀 아니다.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양당제의 소선거구제로 가는 것은 기본틀이다. 근데 만약에 권력구조 개편과 비례성 강화를 한다고 하면 다 논의할 수 있다. 단순한 얘기다. 

Q: 지금의 투쟁이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이라고 보는가?
A:
한없이 이렇게 해야지. 뭐 이거를 갖다가 그러면 지역에서 이름이 더러워지고 먹칠되는데 연동형을 통과시킨 한심한 한국당 의원으로서 영원히 남을텐데. 내가 뭐 개인 플레이 잘 해서 국회의원 4년 더 하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Q: 선거제도를 비롯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국민 여론은 어느 편에 서 있다고 보는가?
A:
국민 여론은 100% 의원수를 줄이는 것에 찬성한다고 본다. 여기서 100%는 전체가 아니라 그게 더 많다는 의미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100% 의원수를 줄이는 게 연동형보다 많이 나올 거다. 우리도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해봤는데 50대 30 된다. 국민들이 사실 연동형에 대해 잘 모른다. 패스트트랙도 뭔지 잘 모르겠고 단지 민주당은 자기들에게 유리한 법을 강행하려고 하는 것 같고 한국당은 자기들에게 불리한 법을 막으려고 하는 것 같고 그렇게 보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중도적인 정치에 관심없는 일반 대중들은 그런 것 같다. 이 싸움의 끝이 누가 승자냐 패자냐 이런 거는 여론에 묻는 게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어쨌든 우리가 정치하는 입장으로서 이런 제도를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할 수 없는 국회의원을 만드는 이런 법에 찬성하기는 힘든 거다. 

Q: 한국당 지도부 인사가 단식할 가능성이 있는가?
A:
솔직히 말해서 예전에 우리가 상대 당이 단식하면 신경을 굉장히 썼다. 민주당은 신경을 안 쓴다. 밥 굶어도. 이정현 전 대표 때(2016년 9월)도 그랬다. 그 다음에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겨우 해서 드루킹 얻어낸 것 아닌가. 그거 (홍 원내대표가) 해주고 (당내에서) 욕 엄청 먹었다. 저쪽은 (한국당이) 단식을 하든 뭘 하든 별로 신경 안 쓰더라. 우리가 저쪽 사람들처럼 좀 독해져야 하는데. 근데 지금은 시한을 다투는 거라. 당장 단식을 시작하면 하루 이틀 삼일 그때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한 일주일 넘어야 하는데 그 사이에 통과시켜버릴 수가 있기 때문에 지금 굶을 때가 아니고 밥먹고 나서 힘내서 싸울 때다. 만약 지정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Q: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시도를 막을 수 있다고 보는가?
A:
근데 (패스트트랙 통과는) 안 시킬 것이다. 아주 치졸한 방법으로 패스트트랙 지정을 할 수는 있겠지. 지금 우리가 이런 식으로 못 하게 하면 치사한 방법을 쓸 것이다. (장소를 옮겨서) 화장실에서 하거나 골방에서 할 수도 있다. 의장이 회의실이 아닌 데를 아무 곳이나 지정하면 된다. (국회법적으로) 의장이 아무 데나 회의실을 지정하면 된다. 나는 저 사람들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보임(사임과 보임)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국회법 48조 찾아가지고 사보임 못 한다. 법에 있는데 어떻게 하겠어. 이러고 있었는데. 그런데 못 하긴 뭘 못 해. 관례상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해버렸다. 물론 사보임은 다 양해를 해줬지. 당내 사정이니까. 옛날에 김홍신 사건이 있었던 다음에 그런 규정(사보임 남발을 막는)이 만들어졌다. 그걸 갖다가 한 번에 무력화시켜버리고 하지 않는가. 뭐든지 할 수 있는데 골방을 회의실로 지정해놓고 회의 못 하겠는가? 뭐든지 다 하겠지. 

Q: 이번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당내 추인이나 사보임을 밀어붙였는데 어떻게 보고 있는가?
A:
사람이 자기 이익이 걸리면 그렇게 하는 거다. 민주당에 가서 공천받으려고 이번에 엄청 협조해주는 거다. 김 원내대표가 완전히 에어컨 실외기 된 거다. 저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앞으로 김 원내대표가 정치적으로 어떤 협상력이나 위상을 가질 수 있겠나. 이번에 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 사람들한테는 저거 완전히 뭐 받고 해줬다고 비난할 수 있는데 정치적으로 뭘 어떻게 하겠는가. 내가 볼 땐 민주당에서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거다. 내년 4월 총선이라 전부 다 그런 쪽으로만 계산법이 밝아가지고 그런데 김 원내대표는 안 그러면 저렇게 할 수가 없는 거다. 

Q: 바른미래당 당내 사정이 복잡해졌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고 보는가?
A:
유승민계와 손학규계는 갈라서는 거라고 봐야 한다. 서로 나가라고 하겠지. 당에 돈이 있으니까. 어쨌든 한 지붕 두 가족을 할 수는 없으니까. 한동안 서로 나가라고 싸우겠지만 한 지붕 두 가족을 계속 할 수는 없으니까. 같은 당을 하기에는 서로 너무 다르다. 너무 교섭단체 만드려고 뭉쳐가지고. (이번에) 제대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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