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극렬 반발 잠재울 유일 카드
패스트트랙 이후 바로 논의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패스트트랙(지정하고 330일 이후 본회의 표결) 지정으로 폭풍전야는 마무리됐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극렬 투쟁 모드다. 결국 분권형 개헌으로 한국당을 유인하는 것 외에는 해법이 보이지 않는데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이를 공식화했다. 

김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손학규 대표와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인적으로 대통령께서 제안한 개헌안을 받을 용의가 있다. 다만 거기에 한국당이 요구하는 총리추천제를 가미하는 것으로 아주 간단하게 개헌안을 마련해서 빠리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선거제도와 같이 논의해서 매듭을 짓자고 얘기했다. 그 얘기를 나경원 원내대표(한국당)에게도 했다”고 밝혔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총리추천제 개헌 카드를 공식화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작년 6.13 지방선거 직전 개헌 정국이 펼쳐졌을 때 김 원내대표는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개헌 공조에 참여한 바 있다. 그때 3당의 절충안이 총리추천제였고 어느정도 양당의 입장차를 좁히는 데에 성과가 있었지만 타결에는 이르지 못 했다. 당시 민주당과 한국당은 각각 권력구조 모델로 4년 연임 대통령제와 이원집정부제(분권 대통령과 책임총리제)를 고수했다. 

우원식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의 입장이 반영되는 국무총리와 대통령의 공동 국정 운영보다는 결선투표제로 인해 연합 정권을 구성할 수 있다면서 1997년 DJP 연합(김대중·김종필·박태준) 사례를 강조했다. 야당의 분권형 요구에 대해 결선투표제로 맞대응 한 것이다. 조국 민정수석도 작년 3월22일 청와대에서 대통령 개헌안을 발표했을 때 국민 여론이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총리추천제와 분권형 개헌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일종의 “이중권력상태”까지 거론했다.  

그만큼 여권이 쉽사리 받기 어려운 총리추천제이지만 장외투쟁을 불사하고 있는 한국당과 국회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는 협상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는 과정 중에 눈물을 보였고 손학규 대표가 달래줬다. 김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바른정당계 의원들과의 갈등으로 속앓이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는 과정 중에 눈물을 보였고 손학규 대표가 달래줬다. 김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바른정당계 의원들과의 갈등으로 속앓이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패스트트랙 이후의 정국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개혁 과제들이 협상과 타협을 통해 최종 합의에 이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회에는 산적한 일들이 많다. 국가 경제가 걱정이다. 머리를 맞대고 그동안 미뤄왔던 추경(추가경정예산) 심사, 탄력근로제(허용 기간 확대) 등 여러 법안을 즉시 논의하자. 어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던 법안들(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2건·검경수사권조정법 2개·공직선거법)도 즉시 테이블을 만들어 논의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선거제도를 패스트트랙 절차에 회부하는 것에 대해서 (한국당이) 이렇게까지 저항하고 폭력을 고안하는 것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건 진영 싸움이고 자기 지지자들에 대한 그냥 쇼라고 생각한다. 국회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홍보하고, 협상하고, 이어나가면 되는 거다. 국회는 토론과 논의가 살아있는 민의의 전당이다. 이곳에서 충분히 논의해서 모든 것들을 해결해낼 수 있다”면서 한국당의 행태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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