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조충현’ ·· ‘박짠호’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개그맨 ‘조충현’ ·· ‘박짠호’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5.07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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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30기 공채 개그맨
중학교 때부터 개그맨이 되고 싶어서
24살에 개그맨 시험 합격
랜덤 울화통 속 박짠호 캐릭터
유머 사이트나 SNS 항상 체크
개그를 더 잘 하고 싶은 건강한 욕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스마트폰으로 랜덤 영상 채팅 어플(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데 박찬호 선수가 나와서 이상한 말을 하고 예측하지 못 한 상황에서 스토커처럼 반복해서 등장한다. 

“이 어플을 사용하게 된 계기를 한 번 말씀드릴게요. 제가 미국 LA에 있을 때 한국에 대한 그리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해준 게 이 어플이 아닌가 생각되고요.”

“소리하니까 생각나는 게 문소리와 같이 수유리에서 쏘리 쏘리 쏘리 내가 내가 내가 했던 거예요.”

박짠호 캐릭터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개그맨 조충현씨. (사진=박효영 기자)

요즘 박짠호 캐릭터로 주목받고 있는 개그맨 조충현씨(1992년생)를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사내 카페에서 만났다. 조씨는 2015년 KBS 공채 개그맨 30기 출신으로 24세에 꿈을 이뤘다. 

조씨는 “단독 인터뷰는 처음이다. 소소하게 개콘(개그콘서트) 블로그에서 같이 하는 것은 해봤다”며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개그맨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청소년 페스티벌 이런 곳을 찾아 다녔다. 나는 초등학생 때 사바나의 아침 심현섭 선배를 보고 너무 재밌어서 개그맨이 되고 싶었다. 예원예술대학교 코미디 연기학과를 나왔는데 거기서 갈갈이 패밀리 생활을 했었다. (개그맨 시험에) 두 번 떨어졌다. 대학교 1학년 2학기까지 다니고 군대갔다 와서 개그맨이 됐다”고 말했다. 

워낙 끼가 많다보니 조씨는 드라마나 연극을 보면 뭐든 따라해보고 일종의 성대모사 시리즈를 찍어서 SNS(페이스북·유튜브·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다. 

조씨는 “대사를 조금 조금만 하면 사람들이 안다. 그런데 그 한 줄만 하면 10초 밖에 안 되니까 (스카이캐슬, 신과함께, 범죄도시 등) 작품 하나를 통째로 하게 됐다. 요번에 어벤저스를 한 번 해보려고 한다. 영어를 잘 못 하지만 어투를 잘 살려보려고 한다”면서 스스로 “내가 누구를 따라할 줄이나 알지 (말을 그렇게 잘 하는 게 아니고). (개그맨의 유형이 개인기형·멘트 진행형·성대모사형·콩트형·시사풍자형 이렇게 된다면) 개인기와 콩트 연기 쪽으로 잘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본인의 능력을 잘 알고 있는 것인데 “사실 한양대 연극과를 지원했는데 1000명 지원에 8명을 뽑아서 떨어졌다. 그때 떨어지고 코미디과를 갔는데 물론 원래 코미디과를 가고 싶었는데 연극과를 가면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조씨의 박짠호 캐릭터 복장. (사진=조충현씨 제공)

사실 조씨는 5년차 개그맨으로서 개콘 코너에서 주요 배역을 맡아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비중있는 배역을 맡더라도 그리 오래 가지 못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랜덤 울화통> 코너에서 맡게 된 ‘박짠호’ 캐릭터는 매우 소중하다.

“랜덤 울화통이 5개월 정도 됐다. 6개월 넘어가면 엄청 길다고 보면 된다. 2~3개월 하고 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주목을 좀 받았던) <투잡 공화국>은 선배들과 역할을 나눠서 오래 갔다. <고발 부부>도 사회자 역할로 좀 오래 했다. 봉숭아학당 국자(국문과의 자랑)로 줄임말 개그를 했던 것도 3~4개월 했다. 나는 원래 박찬호 선수의 팬이기도 했고 유머 사이트를 보니까 박찬호 선수의 ~하니까 생각나는 게 이런 말투가 정말 많이 나왔다. 원래 투머치 캐릭터도 있으시구나. 그렇게 해서 차용했다. 내가 정말 존경하고 야구의 신이 아닌가. 옛날에는 나도 억양을 살렸는데 요새는 덜 그러고 있다.” 

본격적으로 <랜덤 울화통>과 관련 ABC를 들어봤다. 

Q: 개그맨 서태훈씨가 영상 채팅을 실제 라이브로 할 수 없으니까. 미리 촬영된 영상을 보고 하는 것 같다. 그러면 타이밍이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촬영하는가?
A:
리허설 할 때 다 맞춰서 하는데 서태훈 선배가 애드리브를 잘 치고 하니까 딱 그 길을 잘 안다. 요건 내가 이 정도 치면 되겠다고 하는 그런 감 같은 거다. 약간 조율을 하는 것도 있겠지만 서 선배의 능력치가 워낙 뛰어나서 재량껏 한다. 제작진들이 장소나 컨셉에 대해서는 조언을 많이 해준다. 영상은 무조건 폰으로 찍는다. 영상 통화 어플을 하면 그렇게 화질이 좋지 않다. 그래서 너무 고화질이 아니도록 하는 게 리얼한 것 같다. 저희 팀이 노트북으로 연결해서 서 선배 멘트에 맞게 딱 넘기고 그렇게 찍는다. 그래서 NG가 거의 안 난다. 서 선배도 내가 여기까지 치면 그때 넘겨주면 될 것 같아 이렇게 말을 해준다. 

Q: 박짠호 캐릭터처럼 타 개그맨들이 고정 캐릭터를 맡고 있는 것 같다. 
A:
진호형(박진호 31기)이 나오고 최희령(31기)이 그렇게 한다. 등장 순서는 제작진과 합의해서 배치하긴 하는데 매번 달라진다. 

Q: 박짠호 캐릭터에 대한 호불호가 극심할 것 같고 동시에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클 것 같다.
A:
페이스북에서 이제는 그만 나와라. 이런 사람들도 있는데 그 답글에 그만 나오라니까 생각나는 게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그렇게 하니까 좋아하더라. 물론 나를 다 좋아해줄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메시지로도 오고 댓글도 달아주는데 “안녕하세요. 팬이에요”라고 하면 내가 팬 하니까 생각나는 게 이렇게 보내준다. 내가 라임을 맞추다보니까. 최배달에게 배맞고 배다른 형제가 됐던 거예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걸 하는데 내가 동화를 많이 봐서 어거지로 잘 맞춰낸다. 그러한 말장난은 (제작진이 검사하면서) 한 번도 바꾸라고 한 적이 없다.  

Q: 언제 보니 케이블카를 타고 옆에서 지나가면서 끼어들던데 촬영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
A:
사전에 협의해서 협찬을 받았다. 남이섬 케이블카다. 셀카봉을 써도 된다고 하더라. 롯데월드에 갔을 때도 공문 넣어서 미리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찍었다. 케이블카는 두 번만에 찍었다. 힘들게 찍을 때는 다 더빙으로 한다. 물에 들어갈 때는 방수팩에 넣어서 아날로그 식으로 한다. 

Q: 남자 유저가 남자 상대를 만나면 “에이 남자네”라고 하면서 다음으로 넘겨버리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는가?
A:
랜덤 영상 통화를 실제로 하다 보니까 에이 남자네 그렇게 말은 안 해도 실제 남자가 나오면 무조건 끈다. 한 숨 쉬거나 그러니까. 

Q: 코너 아이디어는 누가 어떻게 냈는가?
A:
아이디어는 희령이가 가장 먼저 냈다. 희령이가 진호형한테 가져가서 보니 괜찮다고 해서 우리 한 번 맞춰보자. 만들어보자. 그래서 그 캐릭터를 누구 넣을까 하다가 원래는 박짠호 캐릭터를 봉숭아학당 캐릭터로 검사를 한 번 맡았었다. 아무래도 나도 힘들었다. 나와서 말밖에 안 하니까. 그래서 <랜덤 울화통>에 들어가게 됐다. 받아주는 선배는 누가 하나 고민하다가 서 선배가 맡게 됐다. 

Q: 박찬호 선수가 실제 깜짝 게스트로 출연해준다면 정말 대단할 것 같다. 
A:
박찬호 선수가 바빠서 미국에 계셔서 어떻게 연락을 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나와주면 정말 영광일 것 같다. 그리고 박찬호 선수가 그리움이란 말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옛날에 LA에 계셨을 때 고향이 그립지 않으셨을까 싶어서 만들어봤다. 

조씨는 박짠호 캐릭터로 생애 처음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캐릭터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추석이나 설날에 (고향인) 부산에 내려간다. 부모님은 아들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해놓고 매우 좋아한다. 나도 성대모사를 하니까 박짠호 캐릭터처럼 신과 함께 속 이정재 배우 캐릭터로 분장을 하고 계속 나온다든지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 일단 생각만 하고 박짠호로 계속 가고 있다. 이걸 발판으로 좀 더 나아가야 한다. 최근 성대모사 영상을 올려도 박짠호 아니냐고 사람들이 알아본다”는 설명이다. 

개그맨에게 아이디어와 창의력은 생명과도 같은데 조씨는 주로 스마트폰을 통해 유머 사이트, SNS, 웹툰을 수시로 체크하고 영감을 받는다.

개그맨 서태훈씨가 랜덤 채팅으로 박짠호와 대화하고 있는 코너의 한 장면. (캡처사진=KBS)

조씨는 요즘 개콘의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요즘은 그런 게(개그계의 엄격한 서열 문화) 없어졌다. 일반 회사와 같은 그런 느낌이 나지 않을까 싶다. 자유롭게 개그 아이디어를 내고 선배들이 짜주기도 하고 상부상조하고 있다. (연차에 따라 출연 비중이나 배역의 중요도 같은 것이 갈리지 않고) 능력치에 따라 간다. 이제는 그렇게 됐다. 진호형 같은 경우 진호봇할 때 그랬지만 자기가 춤 연습을 해서 감독님이 자기 능력에 맞게 안목으로 보고 능력있고 그러면 자연의 섭리대로 가지 않을까 싶다. 내가 들어오기 전에는 (연차에 따라 주요 배역을 맡기고) 그러지 않았을까 싶지만 내가 들어와 보니까 그게 아니었다. 능력대로 가는 것이 더 맞다고 본다.” 

무엇보다 개그를 사랑하고 지치지 않는 열정이 중요한데 조씨는 “뭘 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뭘 좀 더 개발해야 할까에 대한 강박이 있다. 일단 안 끊기고 가려고 한다. 개콘의 기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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