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탁구, 플라잉디스크, 미니골프 등 뉴스포츠 13개 종목
직장인 밀집지역 11곳, 오전 11시∼오후 1시

덕수궁 돌담길의 '찾아가는 체육관'에 이 부근의 직장인들이 운동을 즐기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운동은 선택인가? 필수인가? 당연히 필수라는 걸 안다. 그런데도 현대인들은 운동을 생활화하기는 쉽지가 않다. 과다한 업무와 시간부족 등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도 부족한 시간에 운동은 마음뿐이다.

직장인 A(남. 45)씨는 매년 연초이면 운동계획을 세우지만 작심 3일.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 만성 성인병을 겪고 있는 그에게 주치의는 채식위주의 식습관과 최소 하루 30분 이상 거친 호흡을 요구하는 운동을 권장했다. 

하지만 당장 일이 먼저인 그에게 운동은 그저 희망사항이다. 업무에 시달리다보면 자연스럽게 술자리로 이어지고 쌓이는 피로와 스트레스에 계획만 세운 운동은 또 다시 해를 넘기기 일수다. 여기에 몸무게까지 늘었으니 출퇴근시간의 계단 오르내리기에도 자신의 거친 숨에 주위가 다 민망할 정도다. 

학원 강사 B(남. 51)씨도 마찬가지다. 시간을 다투는 강의에 맞추다 보니 식사 시간도 놓쳐 운동은 여유 있는 사람이나 하는 사치품처럼 느껴진지 오래다. 이처럼 운동과 담을 쌓은 B씨는 얼마 전부터 팔을 들어올리기도 힘든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병원 진단 결과 잘못된 자세와 운동부족 등에서 오는 오십견이었다.   

찾아가는 체육관의 보조원이 뉴스포츠 이용을 돕고 있다 (사진=신현ㅇ지 기자)

최근 한 인터넷 언론에서 국내 직장인 856명을 대상으로 운동 실태에 대한 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국내 직장인의 36.8%는 운동을 아예 하지 않고 일주일에 1회 운동하는 직장인은 20.6%, 2회는 16.4%로 직장인들 평균 운동 횟수는 주당 1.6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직장인 10명 중 7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권고하는 유산소 운동 30분 이상 5회, 혹은 무산소 운동 20분 이상 3회의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태로 전체 직장인의 73.7%가 운동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35.7%가 과다한 업무로 인한 시간 부족을 꼽았고, 귀찮아서 못한다가 23.6%를 차지했다. 2015년,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직장인 5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 전체의 80%가 운동을 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술자리 모임을 꼽았다.

(사진=신현지 기자)

이처럼 현대인의 운동 부족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보건 기구 WHO의 연구자팀이 168개국 358개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190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세계 각국 성인들의 1/4이 운동부족 상태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의 운동 부족이 두드러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심혈관질환, 비만 등 만성 질환으로 연간 530만 명이 운동부족으로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세계 보건 기구 (WHO)는 주당 권장 운동량으로 최소 150분 또는 격렬한 운동 최소 75분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심장질환이나 당뇨, 치매, 혹은 일부 암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는 서울시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2019 찾아가는 체육관’을 지난 4월 1일부터 오는 11월까지 운영하고 있다. 찾아가는 체육관은 이동식 차량에 스포츠 장비를 싣고 점심시간에 직장인 밀집지역을 찾아가 전문지도자가 현장에서 지도하는 사업이다. 운동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는 물론 운동을 생활화하는데 마중물로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8일 12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와 서울시립미술관이 위치한 덕수궁 돌담길에는 서울시의 ‘찾아가는 체육관’의 운동을 즐기는 직장인들로 왁자했다. “정신을 집중하고 다시 한 번 으차차, 아이고, 아이고 이게 맘처럼 안 되네.”몸을 힘껏 들어 올려 공을 상대편에 차 넘기다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는 참가자 모습에 구경하던 이들까지도 커다란 웃음으로 함께 즐기는 모습이었다. 

서울시의 '찾아가는 체육관' 운영시간 (자료=서울시 제공)
서울시의 '찾아가는 체육관' 운영 안내 (자료=서울시 제공)

매주 수요일 11시부터 1시까지 이곳 덕수궁 돌담길에 찾아오는 ‘찾아가는 체육관’의 운동을 지도하는 한 봉사자는 “처음엔 운동을 어떻게 하는지 호기심에서 물어보시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참여하신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짧은 운동시간이지만 활발한 신진대사에 운동 효과는 매우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니탁구, 강속구왕, 미니골프, 플라잉디스크 등 14개 종목이기 때문에 개인의 운동능력에 맞게 이용할 수 있어 어렵거나 힘들지 않다. 특히 여성들의 반응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날 한 무리의 여성 직장인들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인기를 끈 컬링종목과 비슷한‘플로어컬’에 즐기며 커피내기에 열띤 경기를 펼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지켜보는 직장인들도  “영미,영미~”를 외치며 생활체육이 직장인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시청 부근의 직장인들은 디스크를 큐로 미는 ‘셔플보드’를 비롯해 표적에 공을 던져 숫자에 따라 승패를 결정하는 ‘후크볼’, 티 위에 놓인 야구공을 치는 ‘티볼’, 원형의 표적을 향해 바람총을 쏘아 맞추는 ‘후끼야’ 등 ‘찾아가는 체육관’의 다양한 운동종목에 빠져  짧은 점심시간이 더욱 짧게만 보였다.  

한편 서울시의 찾아가는 체육관의 올해 운영 지역은 서북권(상암DMS, 세아타워, 마곡지구), 서남권(대륭포스트, 에이스하이테크시티), 도심권(한빛광장, 덕수궁길, 세종로), 외동남권(잠실 실내체육관 광장, 올림픽공원, 한국종합기술 앞) 등 4개권역 11개소에서 오늘 11월까지 진행된다.  

서울시체육회 정창수 사무처장은 이처럼 “찾아가는 체육관을 통해 직장인들이 운동을 생활화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