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투썸플레이스 매각 이어 인천공항 식음료 운영 사업도 철수
열악한 재무구조 타개책으로 ‘효자 브랜드’ 투썸플레이스 매각…부정적 신용평가도
CJ푸드빌, ‘매각설’에는 선 그어…투썸플레이스 되찾아 올 가능성도?

서울시 중구 CJ푸드빌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서울시 중구 CJ푸드빌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CJ푸드빌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운영하던 식음료 운영(컨세션)사업에서 철수한다. 앞서 자회사 투썸플레이스를 사모펀드에 매각한지 불과 2주 정도만 흐른 시점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경영효율화 및 재무구조 타개책’으로 보는 관점과 ‘CJ푸드빌 매각의 포석’으로 보는 관점으로 의견이 분분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외식 경기 악화와 야심차게 진출했던 해외 사업 부진으로 영업손실 434억원을 기록하는 등 열악한 재무상황을 보였다.

한편 투썸플레이스 매각 이후 최근 불거지고 있는 CJ푸드빌의 매각설에 대해 CJ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아울러 투썸플레이스 매각 후 CJ푸드빌이 여전히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추후 투썸플레이스를 되찾아 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CJ푸드빌, 투썸플레이스 매각 이어 인천공항 식음료 운영 사업도 철수
 
14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그동안 인천공항 제1터미널 1층 입국장과 3층 출국장 일반 지역에서 해오던 식음료 운영 사업권 종료 시점이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갱신하지 않았다. 해당 매장은 7월과 10월 영업을 종료한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3층은 주요 항공사 카운터가 있고 체크인을 하는 지역이어서 인천공항에서 제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하나다. 면적 기준으로 1800㎡ 정도 되는 공간이다.

CJ푸드빌은 해당 공간을 임차한 후 뚜레쥬르와 투썸플레이스 등 자체 브랜드와 외부 브랜드를 유치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매출이 높아도 임차료가 높아 수익이 나지 않으면서 철수를 결정하기로 했다. 지하 1층에서 운영하던 CJ푸드월드는 그대로 운영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인천공항 식음료 운영 사업은 85억원 이상의 월 임대료를 내고 있어 수익이 나기 힘든 구조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항 식음료 사업은 수익성보다는 한국을 대표하는 외식 브랜드로 전 세계 고객들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등의 상징성이 컸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CJ푸드빌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알짜 자회사 투썸플레이스를 지난 4월 30일 매각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간 보유하고 있던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60% 중 45%와 경영권을 ‘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매각 가격은 2025억원이다.

홍콩에 본사를 둔 앵커파트너스는 당초 투썸플레이스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회사다. 이번 계약을 통해 지분 85%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가 된 동시에 직접 경영을 맡게 됐다.

CJ푸드빌이 투썸플레이스의 지분을 팔아 거머쥐게 된 돈은 부채비율 6500% 등 열악한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뚜레쥬르·빕스·계절밥상 등 기존 외식 브랜드 경쟁력 강화 및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방침이다.

마포구의 한 투썸플레이스 지점 (사진=우정호 기자)
마포구의 한 투썸플레이스 지점 (사진=우정호 기자)

열악한 재무구조 타개책으로 ‘효자 브랜드’ 투썸플레이스 매각…부정적 신용평가도

투썸플레이스 매각과 인천공항 사업 철수의 배경에는 CJ푸드빌의 열악한 재무상태가 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매출 1조3716억원, 영업손실 434억원을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영업손실은 전년(약 38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외식 경기 악화와 야심차게 진출했던 해외 사업 부진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번 매각한 투썸플레이스는 CJ푸드빌의 경영 악화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 2687억원, 영업이익 326억원을 기록했다. CJ푸드빌 자회사 중 가장 많은 흑자를 기록하며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CJ푸드빌은 이번 매각 등을 통해 확보된 재원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뚜레쥬르 등 나머지 사업 부문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 평가사들은 투썸플레이스 매각의 주요 목적인 CJ푸드빌의 재무구조 개선이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더 요원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신용평가는 CJ푸드빌이 투썸플레이스 처분 금액 전부를 기존 차입금 상환에 활용하면 현재 43.9%에 달하는 차입금 의존도가 21.5%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6000%가 넘는 부채비율 또한 300%대로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즉, 단기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먼 미래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신용평가는 “향후 영업 적자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차입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보고서를 통해 “보유 중인 외식 브랜드의 인지도는 높지만 영업 적자 또는 낮은 수익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썸플레이스의 매각은 회사의 전반적인 사업 기반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평사들이 이 같은 전망 뒤에는 CJ푸드빌의 기존 외식 프랜차이즈 점포 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는 사실도 깔려 있다. 주력 브랜드인 빕스만 해도 2015년 90개가 넘는 매장 수가 올해 3월 기준 58개로 크게 줄었다.

CJ푸드빌의 브랜드 빕스와 더플레이스 지점 (사진=우정호 기자)
CJ푸드빌의 브랜드 빕스와 더플레이스 지점 (사진=우정호 기자)

CJ푸드빌, ‘매각설’에는 선 그어…투썸플레이스 되찾아 올 가능성도?

한편 투썸플레이스 매각 이후 최근 불거지고 있는 CJ푸드빌의 매각설에 대해 CJ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CJ푸드빌 측은 “투썸플레이스 매각은 CJ푸드빌이 더 성장하기 위한 전략이며 향후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선택과 집중’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J푸드빌이 여전히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이런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CJ푸드빌은 1조 원 이상의 매출에도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사적 구조조정을 거치고 있다.

CJ푸드빌은 적자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중국 매장 정리에도 돌입했다. 지난해 7월 203개까지 늘어났던 중국 뚜레쥬르 매장을 지난 2월 165개로 축소했고, 투썸플레이스도 23개의 점포를 1년만에 정리했다. 또 빕스는 지난 3월 1호점의 문을 닫으며 완전 철수했다.

이러한 CJ푸드빌의 최근 움직임을 봤을 때 매각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푸드빌은 주력 사업중 하나가 식품 사업인 CJ그룹의 외식 사업을 담당하는 주요 계열사"라며 "사업 구조조정으로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에 가까우며 매각까지 가리라는 예측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밝혔다.

CJ그룹은 공식적으로 CJ푸드빌 매각 계획은 없으며, 부채 비율 개선을 위한 매각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CJ푸드빌 정성필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일을 통해 “매년 적자폭이 확대되고 부채비율 상승으로 외부조달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투자 여력이 한계 상황을 넘어섰다”며 “신규 사업은 물론이고 기존 사업의 보완 투자조차도 힘겨운 상태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번 경영권 매각이 푸드빌과 투썸플레이스를 모두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정 대표는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푸드빌의 열악한 재무구조 및 지원여력에서 벗어나 투썸플레이스가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과 “투썸플레이스 매각을 통한 푸드빌의 재무구조 개선으로 외식 및 베이커리 사업의 진화 및 성장을 위한 재원 마련”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사활을 걸 뜻을 밝혀 향후 경영권을 되찾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CJ푸드빌 측은 이와 관련해 “아직 정확히 드릴 말씀은 없으나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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